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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GLK 22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발행일 : 2009-09-22 08:22:10

GLK클래스는 한창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컴팩트 SUV 분야에 가장 늦게 진입한 신참이지만 메르세데스-벤츠라는 명성을 등에 업고 터프한 이미지와 매력적인 효율성으로 조심스레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블루이피션시’ 타이틀이 붙으면서, 새로운 4기통 디젤 엔진은 출력과 토크는 같지만 이전 엔진에 비해 훨씬 더 조용하고 반응이 빠르며, 뛰어난 연비도 실현했다. 글, 사진 : 박기돈 (RPM9 팀장)

컴팩트 SUV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과 한국 메이커들이 선점하고 있던 컴팩트 SUV 시장에 유럽 메이커 중 가장 먼저 진입한 것은 BMW의 X3였다. 하지만 한 동안 타 브랜드들의 추격 진입이 없다가, 그로부터 한 참이 지나서야 폭스바겐 티구안과 아우디 Q5가 가세했고, 뒤이어 볼보도 시티 세이프티를 앞세운 XC60을 투입했다. 그 뒤를 이어 메르세데스가 GLK를 선보임으로써 점입가경이 되고 있다. 발 빠른 행보를 보였던 BMW는 다시 X1이라는 비장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롭게 선보인 컴팩트 SUV GLK는 럭셔리 대형 SUV GL 클래스의 컴팩트 버전이긴 하지만 그 사이에 M클래스가 자리하고 있어 어찌 보면 M클래스의 컴팩트 버전이라 볼 수도 있다. 개발 초기 이 차가 MLK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GLK가 모습을 드러낸 지금, 이 차가 MLK가 아니라 GLK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졌다. M클래스보다는 GL클래스를 더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SUV들이 거의 그렇듯이 GLK 역시 모노코크 바디에 온로드 주행성능을 강조한 도심형 SUV로 분류되지만, 스타일로만 본다면 거의 모든 선들을 직선으로 꾸민 덕에 오프로더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해 보인다. 전통적인 2박스 형태의 SUV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점은, SUV 조차도 크로스오버이거나 쿠페를 닮은 형태를 선호하는 것이 최신 유행임을 감안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엣지를 많이 살린 스타일은 최근 등장한 E 클래스, 그 이전의 C 클래스 등과 맥을 같이 한다. C클래스를 베이스로 개발된 GLK의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530×1,840×1,685mm, 휠베이스가 2,755mm다. 대표적 경쟁모델인 BMW X3가 4,569×1,853×1,674mm, 2,795mm이고, 아우디 Q5가 4,629 ×1,880×1,653mm, 2,807mm인 것과 비교해 보면 길이와 너비가 조금씩 작고, 키는 조금 더 크다. 하지만 노즈가 길고 각진 2박스 형태를 취하고 있다 보니 외관에서 보기에는 오히려 키가 작아 보인다. 특히 높은 벨트 라인에 비해 윈도우가 낮은 편이어서 더욱 지붕이 낮아 보이고 또한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SUV의 선구자격이었던 최초의 지프 체로키 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반면, 대표적으로 각진 2박스 형태를 가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3의 경우에는 랜드로버 모델들 중에서 가장 터프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벨트라인과 거의 같은 높이의 윈도우 라인을 가지고 있으면서 노즈가 길지 않은 특성 등으로 인해 키가 껑충 커 보여 시각적으로 불안정해 보이는 역효과가 있다. 그런 점에서 GLK는 강인하면서도 안정된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어 디스커버리 3와는 상당히 비교된다. 한편, 최저 지상고가 SUV로서는 낮은 편인 185mm여서 시트 포지션과 주행 성능에서 조금 더 승용차에 가까운 특성을 발휘할 수 있다. 다르게 생각하면 생긴 것은 터프한 오프러더처럼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지상고 때문에 험로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 속의 벤츠 엠블렘, 눈 밑 부분에 계단을 준 각진 헤드램프와 동그란 안개등 등으로 이루어진 GLK의 앞모습은 구성요소들로만 따지고 보면 GL클래스 혹은 M클래스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전혀 다르다. 군살을 쏙 빼 근육의 선들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느낌이다. 헤드램프에는 액티브 라이트 시스템이 적용돼 야간 주행 시 회전하는 방향으로의 조명으로 시야 확보를 돕는다.

측면의 두터운 벨트 라인 속에 움푹 파낸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안정감에다 강인한 인상을 더하고 있다. 조금은 심심할 수도 있었던 측면을 훨씬 멋스럽게 꾸미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거기다 낮은 위치의 헤드램프에서 높은 위치의 리어램프까지 연결하면서 비스듬하게 솟아 오르는 선으로 인해 역동성도 잘 살리고 있다. 투 박스 형태라 밋밋할 수 있었던 GLK 디자인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뒷 모습에서는 좌우에 배기구를 뽑아낸 것 말고는 딱히 눈에 띄는 뭔가를 발견하기 어렵다. 지붕에는 루프 캐리어를 달았고, 메르세데스가 자랑하는 파노라마 루프로 지붕 전면을 덮어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가장 먼저 ‘키리스 고’ 시스템을 개발했음에도 국내에서는 전파 사용의 제약 때문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S클래스 등에 도입이 되고 있다. GLK는 여전히 키의 버튼을 눌러서 도어를 열고 키를 꽂아서 시동을 걸어야만 한다.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아보면 SUV로서는 비교적 낮은 시트 포지션으로 인해 타고 내리기도 적당하고 시야도 승용차와 비교해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단순히 시트 포지션만 낮은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낮은 만큼 주행에서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GLK의 실내로 들어서면 방금 전 외관에서 보았던 이미지가 그대로 옮겨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실내 디자인에도 직선이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승용차 라인인 C클래스와 E클래스에도 이어 지고 있어 당분간 메르세데스-벤츠의 아이덴티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장치들은 여러 클래스에서 공통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스티어링 휠은 전동으로 틸팅과 텔레스코픽이 조절된다. 메르세데스가 늘 그렇듯이 텔레스코픽 이동 거리가 충분해 자세를 잡기에 유리하다. 3 스포크의 스포티한 스타일도 돋보인다. 은색 바탕의 계기판도 E 클래스 이후 계속 보아 온 것으로, 속도계의 가운데에는 트립컴퓨터가 자리하고, 바늘은 가운데 부분이 없고 바깥 원을 따라서 도는 방식이다.

커맨드 시스템은 기어 레버 아래 있는 컨트롤러를 이용해 메뉴를 조작할 수 있어 사용하기에 편리하지만 국내에서 장착된 네비게이션은 메르세데스의 명성에 누가 될 정도로 수준이 떨어진다. 고해상도 지원이 안되고, 터치 스크린도 지원되지 않아 리모컨으로 작동시키는 것이 불편하다. 그래도 후진 시 후방카메라 영상은 지원된다. 커맨드 시스템에는 내장된 4GB의 메모리에 MP3 파일 등을 저장해 쉽게 재생할 수도 있다.

시트는 메르세데스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도어 패널에 있는 조작 장치로 조절한다. 시트 옆면에는 요추받침 조절 버튼만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다.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절은 안 되지만 비교적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각도로 세팅되어 있고, 공간도 여유롭다. 원터치로 2열 시트를 폴딩하면 평평하고 반듯한 공간을 만들 수 있어 큰 짐을 싣기 편하다.

테일 게이트는 개폐가 모두 전동식으로 작동되며, 운전석에서도 도어 패널의 버튼으로 열고 닫는 것을 모두 할 수 있다. 언덕에서 출발할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3초 동안 브레이크 상태를 유지해 주는 힐 어시스트 기능도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다. GLK 220 CDI 4매틱 블루 이피션시는 이름에서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배기량 2.2 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을 얹었는데, 항상 네 바퀴를 굴리고, 기존 220 CDI와는 달리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하는 블루 이피션시 기술이 적용되었다. 블루 이피션시라는 이름을 빼면 기존 클래스에서 사용하던 이름과 같아 똑 같은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블루 이피션시라는 이름을 달면서 엔진 자체도 완전히 달라졌다. 배기량도 조금 다르다. 터보 유닛의 세팅도 다르다. 이를 통해서 더욱 깨끗한 디젤 엔진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연비가 높아지고 CO2 배출량을 줄였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수치가 동일하다. 최고출력은 170마력/3,000~4,200rpm, 최대토크는 40.8kg.m/1,400~2,800rpm이다.

국내에는 GLK를 통해서 처음으로 선보인 블루 이피션시 엔진인데, 출력과 토크가 갖고, 연비가 좋아졌다고 하는데, 실제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 그렇다. 상당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우선 가장 먼저 다가오는 부분은 실내 진동과 소음의 감소다. 이것은 엔진 자체의 향상과, 진동과 소음 차단을 강화한 것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실내에서 느끼는 진동과 소음은 동급 최고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정숙하다.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V6 디젤의 경우 거의 완벽하게 진동과 소음이 억제되지만 4기통 디젤은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해 왔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메르세데스-벤츠의 4기통 디젤엔진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이 엔진은 훌륭하게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고 있다.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그리고 발진 초기 응답성이 기존 C220 CDI, E220 CDI 모델들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 기존 220 CDI 모델들은 엑셀을 꾹 밟고 있으면 조금 뒤에 토크가 밀려오는 듯한 느낌으로 출발했었는데, GLK의 이 블루 이피션시 엔진은 엑셀을 가볍게 밟아도 부드럽게 출발한다. 전혀 그 동안의 메르세데스 같지 않다. 스트레스가 거의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후에 소개된 E220 CDI와 C220 CDI 블루 이피션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게 되었다. 변속기는 7G-트로닉 자동 7단이다. 100km/h 주행 시 7단에서의 회전수는 1,800pm이다. 급 가속 시 각 의 최고 속도는 35, 60, 95, 125km/h다. 최고 회전수가 높지 않은 디젤 엔진의 특성에, 단 수가 많은 7단 변속기의 조합인 만큼 각 단을 잘게 쪼개 변속이 잦다. 0~100km/h 가속은 8.8초로 SUV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빠른 가속을 자랑한다. 특히 앞서 말한 것처럼 엑셀을 밟음과 동시에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예전 메르세데스-벤츠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5단으로 변속한 후에도 180km/h까지는 꾸준하게 가속해 준다. 물론 180km/h 근처에 가면 현저히 가속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크게 무리가 가는 정도의 속도는 아니다. 최근 시승한 현대 싼타페의 R 2.0과 비교했을 때 중속 이상까지의 가속력에서는 GLK가 앞서고, 최고속 면에서는 R 2.0이 조금 더 올라가는 듯하다. 물론 R 2.2와 비교한다면 싼타페가 더 앞설 것이 분명하다. 반면 가속 시와 고속에서의 안정감 면에서는 GLK쪽이 탁월하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방식이 적용되었는데, 가변 댐퍼가 더해진 ‘어질리티 컨트롤’이 적용되어 있어 승차감에서 부드러움과 안정감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상적인 주행 조건에서는 상당히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고속 주행에서나 코너링에서의 안정감 또한 탁월하다. 이러한 주행 안정감은 SUV로서는 낮은 무게 중심과 즉각적인 엔진 반응까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승용차 감각의 주행 느낌을 제공한다.

브레이크에는 어뎁티브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되어 안정적이고 강력한 브레이킹을 돕는다. 타이어는 앞 235/50R19, 뒤255/45R19 사이즈를 장착했다. 19인치 경합금 휠과 타이어는 프리미엄 그레이드에 적용된다.

터프한 내 외관 스타일에 비해 안락하고 안정적인 주행 감각은 이 차의 정체성을 약간 의심하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온로드 주행에서 탁월한 안정감을 제공하는 점은 분명 장점이다. 반면 아주 험한 오프로드에 들어가는 것은 자제를 해야겠지만 이번 시승에서 찾은 정도의 오프로드에서라면 참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블루 이피션시의 핵심이 연비 향상인 만큼 GLK 22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는 1.8톤이 넘는 차체에 4륜 구동을 장착하고도 14.2km/L의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차체가 더 가볍고 2륜 구동인 C220 CDI의 기존 연비가 12.9km/L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능임에 틀림없다. 거기다 메르세데스-벤츠로서는 파격적인 가격정책 또한 놀랍다.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 GLK22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가 5,790만원, 크롬패키지, 19인치 경합금 휠, 알루미늄 루프레일 등의 스포츠 패키지와 네비게이션이 더해진 프리미엄이 6,6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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