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가 드지르 컨셉트를 선보였다. 드지르는 르노 디자인의 새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디자인 총괄에 로렌스 반 덴 액커(전 마쓰다)가 새로 오면서 나온 첫 모델이다. 패트릭 르퀘망의 뒤를 잇는 반 덴 액커의 실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공식 데뷔 무대는 올 가을에 열리는 파리 모터쇼다.
디자이너가 바뀐 만큼 드지르 역시 기존의 르노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길게 늘어선 그릴이나 부풀어 오른 펜더는 상당히 과감한 모습.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루프 라인은 드지르 디자인의 백미이다. 불타는 듯한 빨간색은 정열을 의미한다. 여기에 적용된 디자인 요소는 앞으로 나올 르노 신차에 반영된다.
반 덴 액커는 드지르를 통해 단순함과 오감, 열정 3가지 키워드를 표현하고 있다. 물결치듯 흐르는 보디 라인은 지금까지의 르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특히 사이드의 입체적인 모습이 두드러진다. 그러고 보면 데지르의 일부 요소는 마쓰다 나가레와도 비슷해 보인다. 돌출된 펜더에는 21인치의 광폭 휠을 끼웠다.
데지르(DeZir)의 Z는 르노 전기차 Z.E.(zero-emission)에서 비롯됐다. 즉 데지르 역시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얹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도 전기차를 위한 기능적인 면이 고려됐다. 전면의 커다란 인테이크와 리니어한 스타일링은 배터리 냉각을 위한 찬 공기를 효과적으로 운반한다. 공기저항계수는 0.25에 불과하다.
실내의 스타일링은 전투기의 콕핏 또는 내구 레이스에서 뛰는 프로토타입에서 영감을 얻었다. 센터페시아와 계기판은 모두 LCD 패널로 처리해 뛰어난 시야와 조작감을 제공한다. 리어 윈도우가 없지만 2대의 카메라로 완벽한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실내의 색상은 화이트 바탕에 차체와 동일한 열정적인 레드를 사용했다.
전기 모터는 무게 배분을 고려해 리어 중간에 배치되고 24 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시트 뒤에 수직으로 탑재된다. 한 번 충전으로 가능한 최대 항속 거리는 160km이다. 데지르에 탑재된 전기 모터의 출력은 150마력, 최대 토크는 23.0kg.m으로 르노의 양산 전기차와 동일한 것이다. 항속 거리와 성능 모두를 만족하기 위해 보디는 케블라로 제작해 무게 증가를 막았다. 튜불라 스틸 프레임은 메간 트로피 레이스카와 비슷하다. 서스펜션도 메간 트로피와 공유한다. 0→100km/h 가속에는 5초면 충분하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반 가정용 플러그로 완전 충전에 8시간, 400V 3파장 급속 충전을 사용하면 2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르노의 퀵 드롭 교환 시스템을 이용하면 몇 분 만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그리고 F1 머신과 동일한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까지 탑재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KERS는 제동 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하는 기술로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의 파워 버튼을 눌러 추가적인 힘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