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의 머스탱은 이해가 잘 안 되는 차였다. 명색이 스포츠카라면서 엔진은 고회전에 불리한 SOHC 방식이고, 후륜 서스펜션에다가 요즘 승용차에서 잘 찾아보기 힘든 일체식 차축 구조를 고집한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V6 모델은 배기량이 4000㏄급인데 최고출력은 210마력에 불과했다. 3800㏄급 국산 스포츠쿠페가 300마력을 넘기고 있는 요즘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차로 생각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2011년형 머스탱은 어떤가? 배기량은 3700㏄로 낮아졌는데 출력은 되려 100마력 정도 상승, 309마력의 힘을 갖게 됐다. 우리나라에 포드, 링컨 브랜드가 들어온 이래 처음으로 300마력을 넘어선 모델이라는 포드코리아의 설명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미국에서 팔리는 머스탱의 상급버전 `머스탱GT` 2010년형이 5000㏄급 V8 엔진으로 겨우 300마력을 넘겼던 점을 생각해보면 2011년형 머스탱은 과장을 조금 보태서 천지개벽할 변화를 겪은 셈이다. 최신 기술 트랜드에 맞춘 새 엔진을 얹으면서 출력뿐 아니라 토크와 배기가스, 연비까지 모두가 좋아졌다. 5단이었던 자동변속기도 6단으로 업그레이드 됐는데, 종합적인 결과로 2010년형보다 25%의 연비향상이 있었다.
서스펜션의 구조 자체는 종전과 같지만 높아진 성능에 맞게 강화됐다. 브레이크 계통도 마찬가지. 쉽게 말하자면 이전의 머스탱GT와 같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스포츠카처럼 승차감이 나쁘지 않다. 차라리 푹신하고 편안한 쪽이다. 다분히 미국적인 특성이기도 하지만 주고객층의 연령대가 의외로 높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을지 모르겠다.
시트마저도 넉넉하다. 어차피 더 높은 성능을 원하는 이들은 포드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무궁무진한 애프터마켓용 파트들을 이용해 본인의 개성에 맞게 꾸며나가는 것이 머스탱에게는 자연스러운 문화다. 46년 전 데뷔한 아메리칸 머슬카의 대명사로서 지금까지 900만대 이상이 팔린 머스탱의 저력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2011년 형은 언뜻 보기에 기존 모델과 외관상 차이가 없지만, 하나뿐이었던 배기파이프를 좌우 양쪽으로 뽑아낸 점이 은근히 만족감을 높인다. 사실 우리나라 도로에서는 머스탱이(적어도 시승차처럼 빨간 차체에 노란 불꽃 스티커를 붙였다면)어지간한 슈퍼카에도 지지 않을 존재감을 뽐낸다. 그만큼 시선을 많이 끌기도 하지만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기분도 색다르다. 길고 높게 솟은 보닛의 파워돔은 좁은 길에서의 운전을 까다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특별한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빼놓을 수 없는 매력 또 한 가지는 엔진소리와 배기음이다. 낮은 출력에도 불구하고 기세등등하기만 했던 맛깔 나는 소리가 2011년형에서는 오히려 한풀 꺾였지만, 그래도 다른 차들과 구분되는 음색만큼은 유효하다. 고회전에서는 한층 까랑까랑해진 소리도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회전 상승은 매끄럽다. 2011년형 머스탱은 훨씬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상품성으로 무장하고 나타났다. 직접적인 경쟁모델인 시보레 카마로의 국내 출시가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