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삼성그룹은 5개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자동차용 전지를 선정했다. 사업주체는 삼성SDI. 소형2차전지의 세계 1위 기업이다.
삼성SDI는 2008년 9월 보쉬와 합작해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사인 SB리모티브를 설립했다. SB리모티브는 2009년 9월에 공장 기공식을 가졌고 올해 5월에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11월10일)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설립 2년만의 일이다.
하지만 양산 라인이 갖춰지기도 전에 주문은 시작됐다. BMW가 대도시용 전기차(메가시티 비클)의 배터리셀 전량을 SB리모티브로부터 구입하기로 했고 델파이와 크라이슬러가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자동차 업체들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SDI 최치훈 사장에 따르면 이는 고무적인 일이다. 통상 3년이 걸리는 공장설립에서 제품 수주까지의 기간을 2년으로 단축했기 때문이다. 최치훈 사장은 그 비결로 삼성SDI와 보쉬의 합작에 따른 경쟁력을 꼽았다.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최고의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전지 생산 분야 선두업체인 삼성SDI가 힘을 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강력한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
소형전지 사업 10년 만에 세계 1위에 오른 삼성은 자동차 배터리에 있어서도 그런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최치훈 사장의 대답은 ‘예스’다. 하지만 1위가 목표인 것이 아니라 좋은 제품으로 고객과 파트너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하다 보면 10년 후 1등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최치훈 사장은 오늘 준공식 연설에서 “삼성SDI는 IT용 전지사업에서 얻은 경험과 삼성그룹내의 시너지를 아낌없이 투자해 전지사업의 성과를 자동차 분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B리모티브의 첫 양산라인이 들어선 울산 울주군 삼성SDI 울산사업장은 과거 삼성 SDI의 브라운관 사업이 처음 시작되어 큰 성공을 이루었던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