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생의 중요한 모든 일들을 만화에서 배웠어요.” 닛산 큐브의 디자이너, 히로타다 쿠와하라 씨(41세)는 스스로를 만화광, `망가 오타쿠`라고 밝혔다. 18세 때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전까지는 자동차에 아예 관심이 없었고, 닛산 자동차에 디자이너로 입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디자이너가 아니라 만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수업 중에도 열심히 만화를 그린 덕분에 그림 실력이 늘었다는 것이 그의 익살맞은 설명이다.
자동차 디자이너로 실력을 인정받은 지금도, 그의 디자인 제안은 지나치게 만화적인 탓에 종종 퇴짜를 맞는다. 유난히 그래픽하고 상징화된 그의 그림체는 분명 만화의 영향이다. 그림 뿐 아니라 발상도 만화스럽다. 쿠와하라 씨는 일본 롯뽄기에서 크로와상을 파는 이동식 큐브 카페테리아 차량을 디자인 할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딜러에 있는 큐브 모형을 톱으로 잘라서 뒷부분끼리 서로 맞붙여 보여줬어요. 그랬더니 그 자리에서 OK가 떨어지더라구요.”
그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해외여행을 자주 다닌다. 신혼여행은 사하라 사막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일본의 닛산을 외부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더욱 자유롭고 폭 넓은 발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자동차는 우리의 추억이나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파트너가 되었어요. 소중한 인생에서 기억되는 명품을 만들고 싶었고, 그것이 큐브입니다.”
쿠와하라씨는 닛산에서 2세대 큐브의 외관 디자인과 3세대 큐브의 컨셉 디자인 외에도 EV큐브 프로토타입, 덴키 큐브 컨셉트카, 큐브 이동 카페테리아, 주행 로봇인 에뽀로 등을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