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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SUV라 불러다오, 현대 뉴 싼타페

발행일 : 2012-05-01 10:01:17
럭셔리 SUV라 불러다오, 현대 뉴 싼타페

비가 내린 다음날 맑은 하늘이 눈부신 해운대에서 현대 3세대 싼타페 시승회가 열렸다. 해운대를 출발해 부산-울산 고속도로를 달려 울산의 정자항 인근 정자해변까지 다녀 오는 코스였다.

시승에 대한 브리핑이 있은 후 2인 1조로 개별 출발하게 되었는데, 보통의 시승회 출발과 다른 점이 있었다. 배정된 자동차 열쇠와 함께 스마트폰을 지급받은 것이다. 이미 광고와 언론 기사를 통해 많이 알려진 것처럼 뉴 싼타페에는 스마트폰으로 다양하게 차량을 관리할 수 있는 블루링크 서비스가 국내 최초로 적용되었다. 그래서 블루링크를 시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함께 지급된 것이다.

럭셔리 SUV라 불러다오, 현대 뉴 싼타페

우선 열쇠와 스마트폰를 지급 받은 후 스마트폰의 블루링크 어플리케이션으로 원격 시동과 에어컨 가동을 해 보았다. ‘시동+온도조절’ 메뉴를 선택한 후 정해진 비밀 번호를 넣고 약 10초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원격 시동이 작동되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떴다. 에어컨 온도는 최하로 설정했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자 약 30여대의 뉴 싼타페가 도열해 있었고 많은 싼타페들이 블루링크에 의해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였다. 블루링크 서비스 중에는 ‘비상등+경적’을 작동시켜 내 차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이 있다. 그 기능을 작동시키자 역시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어디선가 ‘빵빵’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한 두 대가 아니다. 많은 기자들이 다들 자기 차를 찾겠다고 어플을 작동시킨 것이다. 쩝…… 그래서 별 수 없이 앞 유리에 부착된 일련 번호로 찾아야만 했다. 시동이 걸려 있는 싼타페의 문을 열자 차 안은 시원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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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링크의 서비스들은 KT의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서비스다. 따라서 휴대 전화가 터지는 지역이면 아무리 먼 곳에 차가 있더라도 원격으로 시동을 걸고, 문을 열고 잠그고, 차의 위치를 찾고, 차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기능을 조작했을 때 자동차에서 직접 동작이 일어나기까지는 약 10초에서 길면 30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스마트폰에서 전화를 걸고 자동차가 전화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통신 연결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스마트폰이 자동차 바로 옆에 있더라도 작동 시간은똑 같이 걸린다. 따라서 문을 열고 잠그는 기능 등은 차 옆에 있을 땐 키를 사용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며, 스마트폰을 통한 ‘문열림’, ‘문잠금’ 기능은 광고에서처럼 먼 곳에서 특별히 조작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하는 기능이다. 그리고 한가지 기능을 실행하면 통신망을 통해서 실행이 완료 될 때까지는 다른 기능을 사용하고 싶어도 앞선 기능 실행이 완료될 때가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불편하다.

블루링크는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는 만큼 통신비를 KT 측에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초기 2년간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월 1만원 가량의 통신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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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싼타페는 외관 디자인이 남성적으로 변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2세대 싼타페와 유사하지만 곡선이 많이 사용됐던 2세대와는 달리 거의 모든 라인들을 직선에 가깝게 바꾸면서 강인함이 강조됐다. 현대는 이를 ‘플루이딕 스클프쳐’에 ‘스톰 엣지’가 가미됐다고 한다. 그릴이 커지고 직선으로 바뀐 부분이 차체 크기도 더 커 보이게 하지만 실제 차체 크기는 길이가 5mm 늘어나고, 폭은 10mm, 높이는 45mm 줄어들어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휠베이스는 2,700mm로 이전과 동일하며 이는 아반떼 HD와 동일한 수치다. 숄더 라인이 뒤로 가다가 뒤 유리창 부분에서 어깨를 살짝 치켜 올리는 라인은 그랜저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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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넓고 단정하다. 가장 많은 눈길이 가게 되는 센터페시아가 너무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어 쏘나타와 아반떼, i30, i40등 세단 라인의 입체적인 센터페시아와 비교되면서 오히려 심심하다는 점은 단점이다. 나쁘게 말하면 식상한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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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안전 장비로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오토 홀드,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8인치 디스플레이, 냉방시트, 히팅 스티어링 휠, 파노라마 썬루프, 7 에어백, 하체상해 저감장치 등을 갖췄다. ACTUNE이라고 이름붙여진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도 갖췄는데, 음질은 기대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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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포지션은 동급 대비 다소 높은 편인 반면, 시트는 몸을 잘 잡아 주도록 옆구리를 강조한 것이 마음에 든다. 뒷 좌석은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을 지원해 상당히 넓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2열 시트는 뒤 화물칸에서 버튼을 이용해 접을 수도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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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싼타페는 R2.2 4WD 버전으로 싼타페 중 가장 비싼 모델이다. 엔진은 기존의 R2.2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200마력/3,800rpm과 최대토크 44.5kg.m/1,800rpm을 발휘하며,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4WD는 전자식으로 평소엔 앞바퀴 굴림이다가 필요할 때 자동적으로 뒷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험로를 주행할 땐 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는 버튼으로 4WD ‘LOCK’을 설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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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성능은 그대로지만 정숙성이 매우 좋아졌다. 초반 가속할 때 그르릉 거리는 느낌이 많이 줄어 들었고, 회전 상승하는 질감도 많이 매끄러워졌다. 매끄러워진 엔진 때문인지, 변속기에서의 전달감이 부드러워서인지 가속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실제 가속은 뛰어난 편이다.

변속은 40, 70, 100, 130km/h에서 각각 이루어지고, 5단에서 173km/h 정도를 기록하고 6단으로 변속한 후에도 가속은 꾸준하게 이어져 190km/h 직전에서 속도 제한에 걸린다. 속도제한이 없으면 평지에서도 200km/h를 충분히 넘길 수 있는 파워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가속은 부드러운 듯하지만 최고속 영역까지 꾸준하고 쉽게 가속되는 느낌에서 파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연비는 기존 측정 방식으로 2.0 2WD가 17km/L를 달성해 13%가 향상됐다. 신 연비 기준으로는 2.0이14.4km/L, 2.2가 13.8k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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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이전 세대에 비해 좀 더 단단해졌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속도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조금씩 낮아지긴 하지만 차체가 높은 SUV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했을 때 고속영역에서도 직진 안정성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반면 단점은 이번에도 역시 스티어링에서 발견된다. 애써 플렉스 스티어를 개발해서 장착했고, 조절 버튼도 i30와는 달리 스티어링 휠로 옮겨 쉽게 스티어링 강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지만 본질적인 면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플렉스 스티어는 컴포트를 선택하면 스티어링 답력이 가벼워져서 골목길이나 주차장에서 쉽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수 있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핸들이 무거워져 정교한 조작을 유도한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도 유격이 그대로 남아 있어 정교하게 조작해야 하는 스티어링 모션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스티어링 휠이 센터에 위치한 직진 상황에서 약간의 조향을 할 경우 일정 수준의 유격을 거쳐야만 조향이 이루어진다는 말인데, 고속에서는 이 유격을 최소화하고 스티어링 답력이 무거워야만 정교하게 조향을 할 수 있다. 스티어링 조작 없이 고속으로 직진하는 경우에는 안정감이 충분하지만 살짝이라도 스티어링을 하게 되면 안정감이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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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그 정도를 이야기하자면 과거 현대차의 세단이나 SUV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속에서 탄탄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기대하게 되는 고속 안정성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는 말이며, 세계적인 주행감각을 자랑하는 유럽산 모델들에 비해서 여전히 부족하다는 뜻이다. i30, 제네시스 쿠페 등 최근 등장한 모델들에서 지속적으로 스티어링 안정성에 아쉬움을 표현하게 되는데,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뉴 싼타페는 남성다운 강인한 이미지의 외관과 넓고 고급스러우면서 더욱 조용해진 실내가 돋보인다. 국내최초로 적용된 블루링크를 비롯한 다양한 편의, 안전 장비가 강화되면서 상품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획기적인 변화라기 보다는 점진적인 개선의 느낌이 강하다.

럭셔리 SUV라 불러다오, 현대 뉴 싼타페

신차발표회에서 예상 가격대를 발표한 후, 언론 시승회 때까지도 정확한 가격을 발표되지 못하다가 5월 1일에서야 가격이 발표됐다. 최근의 국내 자동차 시장이 가격에 무척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객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천명한 현대차의 고심이 엿보인다.

자동변속기 기준 각 트림별 가격은 각 트림별로 2.0 2WD 2천8백2만원~3천3백94만원, 2.0 4WD 3천62만원~3천6백4만원, 2.2 2WD 2천9백96만원~3천5백58만원, 2.2 4WD 3천2백14만원~3천7백76만원이다. 주력 모델인 2.0 2WD 프리미엄 기준으로 볼 때 인상폭이 24만원으로 그 동안의 신차들에 비해 크지 않아 사실상의 가격 인하라는 주장이어서 고객 반응이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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