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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발행일 : 2012-07-30 13:34:41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와우! 빨간색 세단이다. 흔치 않다. 하지만 포르쉐니까 기왕이면 다홍 포르쉐?

포르쉐가 만든 첫 세단 파나메라에 S, 터보, 터보 S, 디젤, S 하이브리드에 이어 새로운 그레이드가 생겼다. GTS다. 선택의 폭이 또 더 넓어졌다. GTS는 Gran Turismo Sport의 약자로 1963년 등장한 904 카레라 GTS 이후 고성능 모델의 또 다른 한 포지션을 담당하게 되었고, 현재 모델들 중에서는 SUV인 카이엔을 좀더 포르쉐답게 즐길 수 있도록 카이엔 GTS가 처음 도입된 이후, 911에 이어 파나메라에까지 더해졌다.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파나메라는 포르쉐가 만든 세단답게 지금까지 스포츠세단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던 어떤 차들보다 더 스포츠카다운 면이 강한 차다. 특히 파나메라 터보(S)는 강력한 엔진과 4륜 구동, 에어 서스펜션으로 무장해서 부드러울 때는 완전한 럭셔리 세단의 모습을 갖고 있으면서, 순간적으로 완벽한 수퍼카로 돌변할 수 있는 지구상 최고의 차였다. 세단이면서 수퍼카만큼 빠른 차는 여럿 있지만, 진짜 스포츠카처럼 달릴 수 있는 차로는 파나메라 터보(S)가 최고라는 말이다. 완벽한 세단이면서 동시에 완벽한 스포츠카인 파나메라 터보가 500마력의 강력한 터보 엔진 덕분에 더 스포츠카다웠다면 파나메라 GTS는 포르쉐다운 본질적인 변화로 스포츠카의 성격을 더 강화한 모델이다.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외관에서는 스모키 눈 화장과 앞 범퍼 하단 블랙 스커트, 트렁크 리드의 블랙 가로 핀 등 고광택 블랙 외장 패키지가 GTS의 강인함을 표현해 준다. 작은 변화지만 스포티한 인상이 더해졌다. 시승차는 사이드 스커트와 리어 범퍼 하단 테일 엔드를 차체 컬러로 교체했다. 그리고 10mm 낮아진 차체가 더 긴장감 있는 자세를 유지해 준다. 휠은 파나메라 GTS에 기본으로 장착되는 19인치 대신 옵션인 20인치 RS 스파이더 휠을 장착했다. 휠 안쪽으로 터보를 상징하는 빨간색 캘리퍼가 눈길을 끈다. 리어 스포일러도 터보처럼 올라와서 좌우로 펼쳐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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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그야말로 알칸타라의 향연이다. 스티어링 휠, 기어 레버, 센터 콘솔 상단, 가죽시트 중앙, 천정, A, B 필러 등 포인트가 될 만한 곳은 모두 알칸타라로 꾸몄다. 그 외 데시보드 가운데, 센터 터널, 도어 트림 등의 패널류는 카본이다. 알칸타라와 카본의 조합으로 실내는 레이싱카의 냄새가 물씬하다. 특히 스트어링 휠에 적용된 알칸타라 덕분에 911 GT3나 GT3 RS를 타고 있는 느낌이 드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가운데 부분에 알칸타라를 적용한 시트는 몸을 더 밀착시켜 주는 효과도 탁월하다. 그리고 시트는 옆구리와 허벅지 부분의 사이드 볼스터를 각각 부풀려 체형에 따라 몸을 꽉 잡아주는 기능도 마련했다.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계기판은 가운데 원의 배경을 밝은 회색으로 바꾸고 GTS 로고를 넣었다. 그 오른쪽 FTF 모니터에는 신형 911에서 선보였던 G포스 디스플레이가 추가되었다. 파나메라 터보 대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냉방시트카 빠진 점은 아쉽다. 물론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장착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도어는 열어 놓은 각도 그대로 고정해 주는 홀드 장치를 제공하고, 오디오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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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으로 장식된 화려한 버튼들이 좌우에 도열해 있는 센터터널에는 우측에 듀얼 머플러 그림이 그려진 버튼이 추가됐다. 엔진 사운드를 더 스포티하게 바꿔주는 사운드 심포저 버튼이다. 기존 모델들에서는 스포츠, 혹은 스포츠 플러스 버튼을 누를 때 자동으로 활성화 됐지만, 이제는 스포츠 모드가 아니어도 별도로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함께 활성화된다.

포르쉐가 만든 V8 엔진의 사운드는 전통적인 박서 6기통 엔진과 사운드의 질감은 다르지만 포르쉐 엔진이 주는 특별한 울림은 비슷하다. 다만 그 울림이 뒤에서 나지 않고 앞에서 난다는 것이 차이다. 시동은 다른 모델들처럼 과거 르망 경주차의 방식을 따라 스티어링 휠 왼쪽에 키를 꽂아 돌려서 시동을 건다. 이 때 경주차의 느낌을 좀 더 살리고 싶다면 차에 탄 다음 문을 닫기 전에 시동을 먼저 걸어 보라. 시동이 걸리는 순간에 터져 나오는 엔진의 배기 사운드가 이 차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해 준다. 특히 사운드 심포저가 작동하면 8기통 엔진의 풍부하고 낮은 음색과 고회전으로 갈 때의 날카로운 사운드가 가슴 떨리는 울림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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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파나메라 S의 4.8리터 V8 400마력 엔진과 배기량이 같지만 출력은 30마력이 더 높아진 430마력/6,700rpm을 발휘한다. 최고회전수가 7,100rpm으로 약 400rpm 높아졌고, 흡배기와 밸브트로닉을 개선했으며, 캠샤프트의 스트로크를 1mm 늘여 공기 흡입량을 늘리는 등 다양한 개선을 통한 결과다. 최대토크는 53.0kg.m/3,500rpm이다. 0~100km/h 가속에는 4.5초(론치 컨트롤 사용 시)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288km/h다.

듀얼 클러치 방식의 7단 PDK 변속기는 가히 최고라 해도 될 만큼 완벽한 성능을 자랑한다. 부드럽고 빠르게 시프트업을 할 뿐 아니라 다운시프트 시 정교한 회전수 매칭으로 뛰어난 밸런스를 제공한다. 자동변속이 되는 스포츠모드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속도가 줄어들면서 변속해야 할 포인트에서 힐앤토처럼 회전수를 높여서 다운 변속해 주는 회전수 매칭이 일어나는데, 단지 브레이크만 밟았을 뿐인데 빵빵 터지는 엔진상승 사운드와 함께 기어를 내려주는 반응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특히 일반 자동모드에서도 스포츠모드만큼 강하게 걸리진 않지만 감속할 때 회전수 매칭을 해 준다. 레드존은 7,100rpm이며, 변속은 45, 80, 135, 190, 260km/h에서 각각 이루어진다. 7단 100km/h로 주행할 때 회전수는 1,600rpm이다.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올 봄에 자연흡기 6기통 엔진의 신형 911 카레라 S가 선보였던 0~100km/h 가속 4.1초의 짜릿했던 기억이 선명한 터라 덩치 크고 부드러운 대형 세단의 4.5초는 다소 무디게 느껴졌다. 몸이 느끼는 가속감은 다분히 경험에 의존한 간사한 느낌이다. 4.1초 혹은 3초 대의 가속력에 이미 여러 번 노출되어 버렸기 때문에 4.5초의 가속력이 그만큼 자극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거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4.5초의 가속력은 어마어마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특히 론치 컨트롤을 사용하면 폭발하는 배기사운드와 함께 튕겨져 나가는 대형 세단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시프트 패들을 사용하기 위해 기어 레버를 수동모드로 전환하면, 스포츠 모드가 아니어도 레드존에서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되지 않는다. 고회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코너를 달릴 때는 시프트 패들이 진가를 발휘한다.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최고속까지 이르는 여정에도 머뭇거림이 없다. 과거 자연흡기 포르쉐들이 최고속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긴 호흡이 필요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의 자연흡기 포르쉐들은 직분사 시스템 덕분에 무척이나 경쾌하게 최고속까지 도달한다. 파나메라 GTS도 탁월한 주행 안정감과 함께 최고속 영역의 주행을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반면 차체 강성은 동급 대형 세단에 다소 못 미치는 느낌이다. 요철을 통과할 때 아주 미세하게 비틀리는 느낌이 몸에 전달된다.

오토 스타트 스톱 기능도 적용돼 있어 잠시 정차할 때 자동으로 시동을 꺼 주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자동으로 시동을 걸어서 출발한다. 8기통 엔진답게 시동이 꺼지고, 다시 걸릴 때 반응이 무척 부드럽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조작 장치가 스티어링 칼럼 좌측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센터 터널로 옮겨 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낫겠다.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파나메라 GTS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어 차고 조절이 가능하고 서스펜션을 부드럽거나 단단하게 설정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파나메라들보다 더 단단해 911의 느낌이 더 많이 난다. 3단계로 조절되는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는 에어 서스펜션 그림이 그려진 버튼을 눌러서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로 댐핑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스포츠 모드에서는 자동으로 활성화돼 단단한 서스펜션을 제공한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불이 한 개, 스포츠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불이 두 개 들어온다. 스포츠 플러스라면 바로 서킷에 들어가도 탁월한 안정감을 만끽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 진다.

또한 새롭게 적용된 포르쉐 토크 백터링 플러스 (PTV Plus)는 후륜 좌우 바퀴에 전달되는 토크를 전자 제어식 리어 디퍼렌션 록으로 제어해 코너 탈출 시 강하게 가속할 때 등 높은 횡가속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더욱 뛰어난 접지력을 제공해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탈출할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접지력이 낮아지는 악천후에 대비하기 위함이 아니라 좀 더 공격적으로 서킷이나 산길의 코너를 공략하기 위한 장치가 분명하다.

911에 더 가깝다, 포르쉐 파나메라 GTS

파나메라 GTS는 외관의 블랙 포인트와 실내의 알칸타라 장식, 사운드 심포저로 시각과 촉각, 청각에서 레이싱카의 모습을 완성했고, 낮고 단단한 서스펜션과 파나메라 S보다 더 강력한 엔진이 제공하는 빠르고 안정감 있는 달리기 실력으로 레이싱카의 본질에 더 가까워졌다. 크고 부드러운 포르쉐에 아주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었던 이들에게는 좀 더 포르쉐다운 예리함이 더해진 파나메라 GTS가 적절한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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