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정비센터가 여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어두컴컴하거나 무섭고, 불편한 곳이 아니라 거실이나 카페처럼 따뜻하고 친근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익숙한 패션/명품 잡지들과 다양한 차(茶)도 마련됐다. 퀴퀴한 기름 냄새 대신 부드러운 라벤더 향이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업계 최초로 시도된 현대자동차의 여성전용 서비스공간 `블루미(Blueme-美)`얘기다.
최근 현대차는 수입차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철저히 분석해왔다. 수입차 브랜드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선 `투박함`을 버리고 `세련됨과 따뜻함`을 갖춰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감성에 예민한 여성들이 실제 자동차 구매에 관여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새로운 시도의 배경이 됐다.
현대차를 운전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공간 `블루미`는 무엇보다 점검과 정비를 분리 운영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기본적인 점검만 할 뿐 일체 수리는 하지 않는다. 부품 교체 등 정비가 필요하면 직원이 가까운 서비스센터에 작업을 맡기고, 시간이 오래 걸릴 땐 렌터카를 빌려준다. 게다가 정비를 마친 차는 원하는 곳으로 가져다주기까지 한다. 실제 수리에 들어간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료가 원칙이다.
지난 15일, 도곡동 블루미 센터에서 만난 조용진 블루미 운영팀장은 “여성들이 차 고장과 정비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고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곳이 `블루미`다. 고객들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해주면서,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곳은 여성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꼼꼼한 시설이 자랑거리라고 한다. 전용라운지에서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으며, 대규모 공연장과 소극장에서 여러 문화행사를 즐길 수도 있다. 아이를 함께 데려온 여성을 위한 `키즈존`도 있다. 또한 회의실 등 별도의 방이 마련돼 있어서 강연회 등 다채로운 고객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블루미`를 찾는 여성들을 위해네일아트와 문화강좌 등 다양한 케어&힐링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아울러 여성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라 밝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여성들의 안전운행을 위한 이론교육과 실습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