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이 가격경쟁에 돌입했다.
상반기 미국 순수 전기차 시장은 닛산, GM, 테슬라 등이 내놓은 모델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426% 증가했다. 급격한 성장의 배경은 제조사들이 일제히 가격을 낮추며 보급 확대에 나선 덕분이다.
올해 초 닛산은 전기차 `리프` 가격을 6400달러나 낮추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감행했다. 연방소득세 감면 혜택인 7500달러를 감안하면 실제 구입 가격은 2만 달러(약 2230만원)에 불과하다. 닛산 전기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30% 늘어났다.
북미 자동차 점유율 1위인 GM도 시판 중인 전기차 `볼트`의 가격을 5000달러 이상 내렸다. 지난 6월 판매량은 67.9% 증가했다. 볼트의 현재 가격은 약 3만5000달러(약 3900만원)다. 이 회사는 앞으로 출시할 2015년과 2016년형 볼트 가격을 지금보다 1만 달러 이상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혼다와 포드 역시 전기차 가격을 10% 이상 낮춰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국제유가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낮추고 연비를 끌어올리면서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닛산 리프는 일반 중형 승용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갔다”며 “이는 전기차 장벽인 가격이 완전히 허물어졌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로 전용 리튬 배터리나 충전 시설 등의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부터 BMW, 크라이슬러 등이 만든 고성능 고가 차종도 시판될 예정이어서 전기차 시장의 저변을 확대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르노, 아우디, 포르쉐 등도 전기차 출시를 준비한다.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미국 정부의 의지 역시 강력하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15년까지 도로 위에서 달리는 전기차 수가 100만대 이상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 연방 정부는 전기차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구매자에게 연방 소득세를 7500달러 한도로 감면해 준다.
미국 내 각 주정부 역시 주소득세를 감면해주고 있으며 전기차 전용 주차공간과 무료 충전시설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또 2025년까지 친환경 자동차 비율을 전체 15%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순수 전기차는 2500달러,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1500달러까지 세금 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미나 기자 mina@etnews.com
美 전기차 시장 가격 인하 경쟁 돌입
아우디, 포르쉐도 전기차 출시 준비
발행일 : 2013-08-24 11:2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