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기에 2차 성징이 시작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 하는데, 여자아이는 만 8세 이전에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거나 살짝 만져도 아프다고 말하는 경우,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고 색도 검게 변하는 경우 이 증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2차 성징이 빨리 시작되면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기 때문에 최종 신장이 줄어들게 된다.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증상의 아이의 최종키가 여자아이는 최고 10cm, 남자아이는 최고 5cm까지 평균보다 작아지게 된다고 나타났다.

우아성한의원 대표원장 정은아 박사는 “이 증상은 나무가 자라기도 전에 열매를 먼저 맺어 나무가 더 이상 크지 못하는 원리와 같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로 빨리 시작한 만큼 빨리 멈추고, 몸이 미흡한 상태에서 어른의 준비만 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증상의 대표적인 원인은 비만과 환경호르몬으로 꼽힌다. 살이 쪄서 비만이 되면 성호르몬이 자극되어 2차 성징이 빨리 시작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로션이나 치약 속 화학성분에도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성질이 있어 몸에 축적되면 호르몬에 문제가 생겨 증상을 촉진시킨다.

정은아 원장은 “성조숙증에 대한 자각증상이 없다 보니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성장이 둔화되고, 여아는 이른 초경으로 폐경도 빨리 오게돼 자궁암과 유방암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등 위험성이 노인이 될 때까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이 증상은 몸과 정신이 일치하지 않는 혼란적인 성 의식을 가지고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므로 조기부터 부모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필요하다”라며 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엄마가 놀라고 허둥지둥하면 아이는 자기가 큰 병에 걸린 줄 알고 당황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안심을 시켜줘야 한다”라며, “아이가 자신을 뽐내며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10시부터는 꼭 잠자리에 들도록 하고, 영양과다로 비만이나 성조숙증이 촉진되지 않도록 식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신체적인 변화와 함께 아이에게 심리적인 불안감도 동반하게 된다. 친구들과 다르게 성장하는 신체 때문에 놀림을 당하기도 하고, 자신의 몸에 대해 충격과 불안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엄마와의 스킨십을 통해 정서를 안정시키고, 가족들이 모두 함께 따뜻한 배려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진영 기자 (ljs@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