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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 김사부가 누군지 우리도 궁금하다

발행일 : 2016-12-11 02:36:30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제3회에서 윤서정(서현진 분)의 손목 수술에 들어간 김사부(한석규 분)와 강동주(유연석 분)는 본격적으로 대립의 각을 세운다. 김사부의 정체가 궁금한 시청자를 위해 동주는 김사부에게 따지듯 정체에 대한 질문을 한다. 질문인지 위대한에 대한 확인인지 헛갈리는 질문에, 김사부에 대한 호기심과 판타지는 더욱 커져간다.

◇ 이번엔 시대가 아닌 법칙이다

제3회에는 시대를 정의하는 멘트가 아닌, 법칙이 나온다. 1만 시간의 법칙. 하루 세 시간씩 십 년을 꾸준히 노력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법칙. 드라마는 유연석의 내레이션을 통해 1만 시간의 법칙, 8만 시간 이상의 법칙을 조롱하듯 풍자하는 것으로 들린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는 여느 드라마처럼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면서도, 제작진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빼놓지 않는다. 단순히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있고 철학이 있고 그걸 시청자가 생각하게 만든다. 과도한 목적성을 가지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들을 사람은 알아들으라는 방법으로 툭 던져 놓는 것이 꽤 수준 높게 생각된다.

◇ 시청자를 대신해 김사부에 대한 궁금함을 질문하다

유연석은 시청자를 대신해 김사부에 대한 궁금함을 질문한다. 설명이 필요하다고, 선생님 진짜 정체가 뭐냐고 동주는 김사부에게 따지듯이 묻는다. 김사부가 누군지, 김사부의 정체 중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동주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무척 궁금할 것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그런데, 따지고 덤비듯 동주의 질문 내용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역설적으로 흥미롭다. 숨겨진 정체를 캐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것인지, 김사부의 위대함을 열거하는 것인지 모를 질문들은 재미있다.

자신의 진짜 정체는 ‘닥터 김사부’라고 하는 김사부의 대답은 호칭 및 이름에 대한 궁금함을 더욱 증폭한다. 동주의 질문은 김사부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을 대변함과 동시에 김사부의 다른 정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던 시청자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이는 시청자와 유연석의 공통점을 만들어, 관객들이 유연석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만든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우리는 유연석처럼 한석규의 정체가 알고 싶은데, 한석규의 위대함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그냥 편하게 지나갈 수 있는 장면들도 하나씩 생각해보면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탄탄한 시나리오는 한 번에 하나만 넣지 않는다. 여러 가지를 넣어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게 만든다. 더 훌륭한 점은 여러 가지 해석을 모든 시청자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던져는 주되 선택은 시청자가 하는 셈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김홍파, 임원희와 진경, 그리고 장혁진

‘낭만닥터 김사부’는 조연들이 연기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돌담병원 원장 여운영 역 김홍파는 그냥 편한 시골 병원의 원장님 같으면서도 만만하지는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간호부장 오명심 역 진경과 행정실장 장기태 역 임원희의 케미도 돋보이는데, 진지하면서도 미소 짓게 만드는 두 사람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김사부, 동주, 서정이 모두 진지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명심과 기태가 진지함의 완급을 조절해줄 것이라고 예상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동주의 전 상관이자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하는 거대병원 외과 과장 송현철 역의 권혁진은 진지한 역할에 무게를 줄여 표현한다. 캐릭터를 너무 무겁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때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나치게 망가지지도 않는다. 드라마에서 현철의 비중이 더 커진다면 시청자들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서현진은 표정과 대사를 통해 절박한 내면 연기를 선보였고, 유연석은 내레이션을 통해 강한 것 같지만 강하지 않은 자신의 내면을 표현했다. 서현진이 신경 안정제를 먹은 이유는 시청자는 다 알고 유연석만 모르는 이야기인데, 진짜 자신은 모르고 있다는 것을 표현해 시청자들을 안타까움으로 집중시킨 점도 돋보인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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