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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4) 돌직구 날리는 유연석

발행일 : 2016-12-12 11:21:15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제4회는 돌직구를 날리는 유연석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열정이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 역의 유연석은 첫 회부터 할 말은 했지만, 이제는 성격에 머무르지 않고, 입장에 대한 돌직구, 감정에 대한 돌직구를 던지며 동주 캐릭터를 발전시킨다.

◇ 시대와 법칙의 흐름, 스토리텔링에 붙여놓은 이름표

제3회에서 법칙으로 잠깐 갔다가, 제4회에서 시대로 다시 돌아왔다. “돈의 시대, 돈질이 곧 갑질이 되는 그런 시대. 세상은 돈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으니...” 유연석의 내레이션에 시청자는 한 단어라도 놓치지 않게 긴장할 수 있는 시간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카지노 시퀀스에서 카지노로 대표되는 돈의 세계가 연결된다. 서울에서 옮겨온 장소가 장소를 특정하지 않은 가상 지역의 시골 병원이 아닌 정선이었는지 일정 부분 추측할 수 있게 된다.

제1회는 불의(不義)의 시대, 불평등(不平等)의 시대, 불만(不滿)과 불신(不信)으로 가득 찬 시대였고, 제2회는 차별의 시대, 실력보다는 연줄과 배경이 지배하는 시대. 생명에 대한 도전과 극복의 미덕이 있어야 할 병원에서조차 여전히 21세기 판 성골, 진골이 존재하는 시대였다.

제3회의 1만 시간의 법칙을 거쳐 이제는 돈의 시대, 돈질이 곧 갑질이 되는 그런 시대이다. 유심히 살펴보면 이야기에 흐름이 있다. 시대와 법칙의 흐름은 스토리텔링에 이름표를 붙여놓은 것으로 생각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영화에서 첫 장면을 고수하는 사람은 첫 장면이 전체 이야기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는 사람이다. 실제로 작가나 감독은 첫 장면에 공을 들인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첫 장면을 잘 세팅하면 이야기의 반은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제작자도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시대에 대한 정의와 고찰은 비슷한 측면에서 중요하게 생각된다. 물론 이 부분을 흘려 지나가도 시청하는데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영화가 시작한 후에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한 관객에게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처럼.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돌직구를 날리는 유연석, 입장에 대한 돌직구, 감정에 대한 돌직구

유연석이 본격적으로 돌직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는 그전에도 할 말은 했고, 고백도 직선적으로 했다. 그런데, 그전의 강한 말은 상대방에게 어필하긴 했지만, 그 말로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거나 마음을 돌리게 하기는 부족했다. 갈등이 커졌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했다.

이번 회차에서 유연석의 돌직구는 김사부(한석규 분)와 서현진(윤서정 역)에 대하여 던져졌다. 유연석은 김사부에게 꼰대들이 만든 세상에서 젊은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돌직구를 던졌다. 집단의 일반적인 입장에 대한 돌직구는 이전의 개인적 돌직구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서현진에게는 감정에 대한 돌직구를 던졌다. 잠시 흔들리게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정말 심도 있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감정에 대한 직선적인 표현과 감정에 대한 돌직구는 비슷한 면이 분명히 있지만 뉘앙스와 효과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유연석은 몸소 보여줬다.

유연석이 입장에 대한 돌직구, 감정에 대한 돌직구를 던진 상황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던지는 것이 효과적인지 하나의 예로 파악할 수 있다. 이기적인 개인이 아닌 보편적인 기준에 근거한 이야기와 마음속 깊은 곳의 연결된 감정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 갈등이 첨예해진 대화를 일단 멈추는 방법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갈등이 첨예해진 대화를 일단 멈추게 하는 방법에는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김사부와 강동주의 갈등의 대화는 간호실장 오명심(진경 분)이 개입하고, 김사부와 카지노 신회장(주현 분)의 갈등의 시간에는 행정실장 장기태(임원희 분)가 들어와서 VIP를 위한 차의 종류를 설명하며 코믹하게 전환한다. 강동주와 윤서정의 갈등의 대화는 윤서정을 서현진을 찾은 응급콜로 멈추게 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는 각각의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을 순간에 마무리하지 않고, 일단정지시킨다. 긴장의 요소를 남겨두는데, 마무리되지 않은 갈등은 복선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 번에 해결하지 않고 완급을 조절하며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방법이 돋보인다.

만약 갈등이 모두 바로 해소됐으면 이야기가 밋밋해질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사람의 개입 없이 둘 사이에서 일단 중지됐다면 시청자들은 무척 답답해졌을 수도 있다. 갈등이 붉어질 불씨는 남겨두고, 시청자를 일단 계속 따라오게 만드는 탁월한 방법으로 사료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윤서정이 돌담병원에 남고 싶은 이유와 강동주가 돌담병원을 떠나고 싶은 이유가 교차 편집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윤서정은 김사부에게 배우고 싶다고 하고, 강동주는 일단 김사부가 싫다고 한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태도와 입장을 보이는 것을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것은 ‘낭만닥터 김사부’가 한 쪽의 의견만 들려주며 강요하지 않는다는 전체적인 기준에도 부합된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좋은 의사인지, 최고의 의사인지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진다. “정말로 이기고 싶으면 필요한 사람이 되라. 니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김사부의 조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강동주는 이런 조언을 계속 들어야 할 수도 있는데, 사람의 습성이 잘 변하지 않는 것은 드라마나 현실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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