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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임선우(1) 구체적으로 생각할 것이 있는 배우, 그 겸손함과 열정에 대하여

발행일 : 2017-05-22 23:01:46

임선우는 제70회 칸영화제 단편영화 비경쟁부문 ‘쇼트 필름 코너(Short Film Corner)’에 진출한 ‘NO SAD’의 여자 주인공이다. 올해 2월 제19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에서 임선우는 ‘치석’과 ‘NO SAD’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두 작품은 여러 영화제로부터 초청을 받고 있다.

대면 인터뷰 전 예상 질문지를 받은 임선우는 “기자님, 이렇게 질문을 미리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전에 구체적으로 생각할 것들이 있어서 저도 좋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는데, 대본을 받고 리딩하기 전, 그리고 촬영 전 콘티를 받았을 때 임선우가 어떤 겸손함과 열정을 가지고 작품을 대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칸영화제 진출 임선우 배우. 사진=임선우 제공 <칸영화제 진출 임선우 배우. 사진=임선우 제공>

이하 임선우 배우와의 일문일답

◇ 영화배우 임선우, 칸영화제에 진출한 그녀가 궁금하다

- 임선우 배우님! 기본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임선우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학과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했습니다. 한예종 영상원 단편영화에 배우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2015년부터 영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NO SAD’ Making Cut. 사진=임선우 제공 <‘NO SAD’ Making Cut. 사진=임선우 제공>

- 임배우님의 생활철학, 영화철학이 알고 싶습니다.
저는 일상에서 배우가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하는지가 결국 그 배우의 연기 혹은 배우가 관객에게 전달하는 무언의 느낌으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그래서 배우의 생활은 그 배우의 연기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연기란 결국 타인을 이해해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인간들의 삶을 경험하는 하나의 방식이고요. 때로는 오락적으로, 때로는 예술적으로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타인의 선택에 대해 함부로 말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선택을 한 사람일지라도 ‘왜 그런 선택을 했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답이 없는 과정이고 때로는 정말 이해를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런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됩니다.

‘눈을 감으면’ 스틸사진. 사진=임선우 제공 <‘눈을 감으면’ 스틸사진. 사진=임선우 제공>

- 영화배우가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영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원래는 연극을 하고 싶었는데, 콜백이 영화에서 월등히 많았습니다(웃음). 저를 배우로 사랑해주는 영화감독님들과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도 영화에 더 애착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연기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영화의 시나리오 단계부터 촬영, 그리고 편집에 이르기까지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두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영화를 시작을 해서 그런지, 늘 주변에는 시나리오 쓰고, 연출하고, 촬영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들이 한 줄의 대사를 써 내기 위해 얼마나 고심하는 지를 옆에서 보게 되니까 저도 시나리오의 지문 한 줄도 감히 함부로 대할 수가 없어요.

‘감독님, 연출하지 마세요’ 스틸사진. 사진=임선우 제공 <‘감독님, 연출하지 마세요’ 스틸사진. 사진=임선우 제공>

◇ 표정 연기의 강약조절과 완급조절, 그리고 표정의 아이솔레이션

- 임배우님의 표정 연기를 보면 강약조절, 완급조절이 놀라울 만큼 뛰어납니다. 춤을 출 때 손, 팔, 어깨, 몸통 등을 별도로 사용하는 아이솔레이션을 잘하면 훌륭한 무용수로 인정받는데, 임배우님은 얼굴을 표현할 때 눈, 입, 귀, 볼 등 표정의 아이솔레이션을 구사합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감독의 디테일한 디렉팅을 잘 따라가는 것인지, 본인의 해석인가요?
사실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겠다는 생각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인물의 정서와 행동을 따라가면 표정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것을 믿고 가는 편입니다. 저에게 중요한 건 인물의 감정선이었습니다. 복잡한 감정선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응축해 가려고 노력했습니다. 표정은 그 결과 중 하나로 나온 것 같아요.

‘감독님, 연출하지 마세요’ 스틸사진. 사진=임선우 제공 <‘감독님, 연출하지 마세요’ 스틸사진. 사진=임선우 제공>

- 여기서 임배우님의 미모의 비결을 알고 싶습니다. 그냥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면을 가지고 있죠. 목소리도 호소력 있고, 움직임도 고급스러운 면 많습니다.
미모도 타고 난 것이지요(웃음). 이 일은 대형 스크린으로 많은 관객들을 만나야 하는데, 너무 혐오스럽지 않은 얼굴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도연 배우의 얼굴을 좋아합니다. 세월과 함께 흘러가는 아름다움이 담겨 있어 더더욱 좋아합니다. 배우에게 신체는 거의 전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평소에 신체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요가는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운동이에요. 잔 근육을 단련하면서 신체의 감각도 열어주거든요.

‘감독님, 연출하지 마세요’ 스틸사진. 사진=임선우 제공 <‘감독님, 연출하지 마세요’ 스틸사진. 사진=임선우 제공>

- 좋아하는 남성상? 좋아하는 여성상? 좋아하는 관객상?
좋아하는 남성상은 딱히 없지만... 자기 기준에 사로잡힌 사람보다는 타인에 대한 관용이 있는 사람이 좋습니다. 반대로 여자 친구들은 자기주장이 좀 확고한 사람들이 좋아요. 싫은 건 싫다고 말할 줄 아는 여성들이요.

관객은 모두 소중합니다. 정말이에요. 특히 영화 관객들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써서 극장에 보러 와주는 분들이에요. 관객은 제게 평가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경청의 상대인 거 같아요.

(“[ET-ENT 인터뷰] 임선우(2)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칸영화제를 빛낸 매력적인 여배우”로 계속)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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