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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 현재의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영화

발행일 : 2018-02-24 00:03:23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온리 더 브레이브(Only the Brave)>는 전 세계를 울린 19인의 영웅들을 그린 초대형 재난 감동 실화 영화이다. 산불 발생 초기 단계에 방어선 구축을 위해 투입되는 최정예 엘리트 소방관 핫샷 멤버들의 사투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현재의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데, 스케일과 개념이 다른 산불 진화에 감동하면서도 동시에 마음이 아파진다. 자기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책임감 때문에 느끼게 되는 죄책감은 감정이입한 관객에게도 전달되는데, 소방관에 대한 지속적인 심리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느끼게 된다.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 현재의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는 기존 재난 영화의 스케일을 뛰어넘는 대작이다. 뉴스를 통해 접했던 초대형 산불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실감 나게 만드는데, 우리를 위해 험난한 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핫샷은 땅을 파고 나무를 잘라 경계선을 만든 뒤 맞불을 놓아 불을 끄거나 바람의 방향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화 작업을 한다는 것을 영화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스케일과 개념이 다른 산불 진화는 막연히 생각했던 것을 구체적으로 떠오르게 만든다.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산불 진화와 심리치료 시스템이 우리보다 잘 갖춰진 미국을 그린 영화를 보면서, 그 안에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막막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생각하게 만든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데, 제목이 가진 의미가 외부적인 정서라면, 용기 이외에 책임감, 죄책감 등은 내면 심리에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 사건 트라우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사람들, 결국 인간관계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트라우마는 특정한 사건에 의해 발생하는 ‘쇼크 트라우마(shock trauma), 사건 트라우마(incident trauma)’와 반복된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대인관계 트라우마(interpersonal trauma)’가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 사건에 의해 발생하는 사건 트라우마가 사람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인관계 트라우마보다 더 위험하고 해결하기 어렵다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온리 더 브레이브>에서 핫샷 대원들이 받는 사건 트라우마는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그 강도도 무척 세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건 트라우마보다 해결이 힘들 수밖에 없다.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또한 직업적 특성상 주변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데, 핫샷 대원들의 사건 트라우마는 대인관계 트라우마로 연결되면서 초대형 산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위험성이 있다.

에릭 마쉬(조슈 브롤린 분)는 산불을 겪고 나면 더 이상 산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데, 아름다움이 공포로 바뀌는 처참한 순간에 사투를 벌이는 진화 대원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는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브랜든 맥도너(마일즈 텔러 분)는 “산불 진화 대원에서 벗어나고 싶다.”가 아닌 “건물 진화로 가고 싶다.”라고 말하는데, 사명으로 일하는 사람도 얼마나 버티기 힘들면 그런 말을 해야만 할까 생각되면 가슴이 아프다.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때 그 사람을 보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우리나라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 수 있다. 엔딩크레딧에 나온 실제 인물의 이름과 나이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게 하고 울먹이던 관객을 더욱 흐느끼게 만들 수 있다.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온리 더 브레이브’ 스틸사진. 사진=코리아스크린 제공>

누군가는 자연을 살리기 위해서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데,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자연을 훼손하고 사람을 죽이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영화도 그렇고, 게임도 그렇고, 실제 생활도 그런 측면이 다분히 있다. <온리 더 브레이브>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생명의 존엄성, 인간의 존엄성을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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