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가 XC90 T6 5인승 모멘텀 모델을 28일 전격 출시했다. T6는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0.8㎏·m의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을 얹은 모델로, 8220만원의 가격표를 달았다. 기존에 판매되던 T6 인스크립션 모델과 비교하면 일부 편의장비와 3열 시트를 빼고 가격은 1330만원 낮춘 게 특징이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안전/편의사양은 기본 적용했다. 볼보자동차가 자랑하는 시티 세이프티와 도로이탈 보호 시스템, 전면과 측면 이중접합 라미네이티드 유리, 2열 통합형 부스트 쿠션, 차일드 도어록 등의 안전 시스템은 모두 기본이다. 여기에 최신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4-존 독립 온도조절 시스템, 자동주차를 돕는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와 ‘파크 어시스트 카메라’, 헤드업-디스플레이, 핸즈프리 전동식 테일 게이트 등의 고급 옵션도 기본 제공된다.
볼보자동차가 XC90에 가솔린 라인업을 보강한 건 시장 흐름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국내 수입차 시장은 디젤 비중이 축소되고 가솔린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수입차 전체 시장에서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8.8%에서 2016년 58.7%, 2017년 47.2%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가솔린은 2015년 26.9%에서 2017년 43%로 수직 상승했다.
XC90 라인업에서도 D5 디젤은 2015년 70.6%에서 올해 1~2월에는 57.1%로, T6&T8 가솔린 모델은 2015년 29.4%에서 올해 1~2월에는 42.8%로 바뀌었다.
여기에 적체되고 있는 XC60 대기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이만식 볼보자동차 상무는 “가솔린 모델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XC60 가솔린 모델과 XC90 가솔린 모델의 가격 차이가 크다고 느끼는 수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XC60 T6 인스크립션이 7540만원, XC90 T6 인스크립션이 9550만원이니 2010만원의 차이가 난다. 이 둘 사이를 메우는 모델이 XC90 T6 모멘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상무는 “주문이 몰려 구입을 주저하는 XC60 예비 고객들의 수요를 XC90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6 인스크립션 5인승의 가능성에 대해 이만식 상무는 “3열 시트 하나만 없앤다고 가격이 크게 내려가진 않는다”면서 “게다가 볼보 고객들은 엇비슷한 가격일 경우 실제 활용 여부와 상관없이 3열 시트가 있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XC90 T6 모멘텀 5인승의 등장으로 볼보는 최고급형인 XC90 T8 엑셀런스(1억3780만원)부터 D5 모멘텀(8030만원)까지 총 여섯 종류의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이제 올해 볼보자동차 코리아에게 남은 일은 자사 SUV 라인업에 화룡점정을 찍을 XC40의 성공적인 론칭이다. 이만식 상무는 “XC40은 이달에 유럽에서 ‘2018 올해의 차’를 수상한 뒤 유럽에서는 인기가 치솟고 있다”면서 “6월 론칭을 앞두고 주문 적체가 생기지 않도록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S90의 판매 실적은 조금 아쉽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만식 상무는 “경쟁차인 E클래스, 5시리즈의 할인 폭이 워낙 큰데, 우리는 그런 식으로 할인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S90의 진가를 알아주는 이들에게 품질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