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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스테이지] 2019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3) ‘HOV!’ 덴마크 씨어터블릭의 페이퍼 아트 연극

발행일 : 2019-05-09 10:35:38

한-덴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덴마크를 주빈국으로 선정한, 2019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가 5월 4일부터 26일까지 남이섬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덴마크 씨어터블릭의 <HOV!>는 종이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페이퍼 아트 연극으로, 어린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할 때 어떻게 하면 집중할 수 있는지 잘 알고 만든 작품이다.

2019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HOV!’ 공연사진.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2019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HOV!’ 공연사진.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 대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도, 소리와 촉각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
 
<HOV!>는 마리아 멀링(Maria Grønlund Malling)이 펼친 1인극 연극, 1인극 퍼포먼스이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 소리와 촉각에 집중한 공연인데, 공연 제목인 ‘HOV!’는 한국어로 ‘우아!’라는 감탄사에 해당한다고 한다.
 
마리아가 하는 이야기의 뜻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이 주목되는데, 소리에 의한 자극을 잘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리에 의한 자극에 어린이들이 반응하는 것은 동서양의 차이가 크게 없기 때문에, <HOV!>는 전문 실내공연장이 아닌 주변이 개방된 곳에서도 공연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 <HOV!>는 어린이 관객들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만든 작품
 
<HOV!>는 어른들이 보면 뭐가 재미있냐고 할 수도 있는 공연이다. 그렇지만 실제 공연에 참여한 아이들은 대부분 집중했고, 특히 앞좌석에 앉은 어린 관객들은 더욱 몰입해 집중했다.
 
<HOV!>가 어떻게 공연을 구성하고 설정했는지 알기 위해서는, 어른 관객과 어린이 관객이 어떻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 관객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리와 움직임에 반응한다. 무대에서 소리, 움직임이 줄어들면 어린 관객들은 본인들이 관객석에서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2019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HOV!’ 공연사진.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2019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 ‘HOV!’ 공연사진. 사진=남이섬교육문화그룹 제공>

반대로 무대에서 대사가 많아지면 어린 관객들은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무대에서 대사가 많아지면 어린 관객들은 관객석에서 자신들이 더 많은 대사를 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른 관객들, 특히 우리나라 어른 관객들은 대사를 통한 스토리텔링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재미를 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사가 많을 때 어른들은 집중하고, 대사가 없는 시간에는 긴장을 푸는 경우가 많다. 어른 관객과 어린이 관객이 집중하는 시간과 집중하지 못하는 시간이 정반대인 것이다.
 
이런 특징을 고려하면 어른들이 봤을 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은 <HOV!>에 어린이 관객들이 무척 집중했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공연 제작진과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부모와 선생님이 이런 포인트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아이들과 같이 관람할 때 집중력과 호기심을 현격하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2019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의 부제가 ‘삶은 한 편의 동화’라는 점을 떠올리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동심과 초심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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