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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소장과 함께하는 우리동네 방방곡곡(35)

발행일 : 2022-04-26 17:19:49
최철호 소장과 함께하는 우리동네 방방곡곡(35)

'용산과 둔지산' 어디에 있을까?

서울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있다. 서울과 경기는 산이 경계다. 한강 위 삼각산과 도봉산 그리고 수락산과 아차산이 사이에 있다. 한강 아래 관악산이 경계다. 한강 위 도봉구는 도봉산이 있어 도봉구다. 한강 아래 관악구는 관악산이 있어 관악구다. 산이 있는 동네는 의외로 넓다. 산 높고 숲이 울창하고, 천이 있는 도봉구와 관악구는 서울의 허파 역할도 한다.

그런데 용산구에 용산은 어디에 있을까? 도봉구에 도봉산이 있고, 관악구에 관악산이 있다. 용산구에 용산은 보이지 않는다. 지도에도 검색창에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용산이란 지명은 옛 지도에 분명히 있다.

최철호 소장과 함께하는 우리동네 방방곡곡(35)

‘경조오부도와 한양도성도’에 한양도성 아래 ‘용산방과 둔지방’이 있다. 용산은 만초천을 따라 청파동 주교와 효창동 효창원 근처에 있었다. 한강과 만초천이 만나는 곳이 용산강으로 원효대교 근처에 모였다. 높지 않은 원효로 언덕에 성심여중•고가 있고, 그 위 용산성당에 용머리를 닮은 용산이 있다.

용산(龍山)는 용산구와 마포구의 경계다. 높지 않은 산, 77m 용산은 마포구 도화동과 용산구 산천동의 경계다. 용산은 인왕산과 마주한 안산 산자락이다. 안산에서 뻗어 내려와 만리재와 효창원 산마루에서 용머리까지 이어져 읍청루가 있던 한강변 명승으로 이름난 곳이 용산이다.

옛 지도 속 용산이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만초천의 우측에는 기와를 구웠던 와서와 제사용으로 키웠던 염소와 소를 관리하는 전생서 및 남단이 있던 곳이 둔지방이다. 둔지방은 둔지미 마을로 미군기지 안에 넓은 마을이었다.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산 아래 있다. 71m 둔지산(屯芝山)은 목멱산 동봉에서 이태원 부군당을 거쳐 한강까지 내려와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는 곳, 그곳이 둔지미 마을이었다. 용산구에는 목멱산 아래 '둔지산과 용산' 세 개의 명산이 있다.

그 중심에 용산팔경의 하나인 만초천이 흐른다. 지금은 복개되어 보이지 않지만 맑은 물소리 주인이 만초천이다. 넝쿨이 우거져 참게가 많았던 곳으로 '용산팔경' 중 으뜸이었다.

최철호 소장과 함께하는 우리동네 방방곡곡(35)

이제 용산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용산의 위치는 몰라도 용산 집무실과 용산역은 모두 다 안다. 전 세계가 용산에 집중되어 있다. 한강 넘어 용산역은 KTX의 중심이요, GTX의 출발점으로 용산은 한반도의 중심이다. 경의선과 경원선도 용산에서 시작한다. 용산은 한반도의 배꼽으로 누구나 한번은 가 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하지만 정작 용산구에 용산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구글에도 나오지 않는 산이 용산이다.

목멱산과 한강 사이 ‘용산과 둔지산’를 표시해 두면 어떨까? 옛 지도 <경조오부도와 한양도성도>에도 있는 용산과 둔지산을 세계의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서울의 지도에 표시해 놓자.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용산구의 ‘용산’, 구글 지도에서도 네비게이션에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둔지산'이 되면 좋겠다.

5월에는 '용산과 둔지산'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

필자소개/최철호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저자
-‘한양도성에 얽힌 인문학’ 강연 전문가
-한국생산성본부 지도교수
-(사)서울아리랑보존회 이사
-‘한양도성 옛길’ 칼럼니스트
-‘최철호의 길 위에서 걷다’칼럼니스트
-‘우리동네 유래를 찾아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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