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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광 칼럼] 가상화폐 폭락이 기존 금융 시장을 흔들 수 있을까?

발행일 : 2022-07-11 11:41:46
[김호광 칼럼] 가상화폐 폭락이 기존 금융 시장을 흔들 수 있을까?

가상자산 펀드인 쓰리애로우 캐피탈(Three Arrows Capital, 3AC)은 마진 위주의 거래 전략으로 인해 현재 펀드가 청산 당했다. 즉, 투자자의 돈을 갚을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2022년 6월 27일 Voyager Digital은 6억 6,500만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 및 USD 코인 대출 에 대해 필요한 지불을 하지 않은 쓰리애로우 캐피탈에 대해 채무 불이행 상태가 있음을 대중에게 공지했다. 같은 날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의 법원은 쓰리애로우 캐피탈의 청산을 명령했다.

테라-루나 사테로 인해 수조원의 가상화폐 자산이 사라졌을 때도 기존 금융시장으로 위기는 전이되지 않았다.

가상화폐 시장의 위기가 기존 금융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은행 계좌와 연동되어 코인을 구매할 수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둘째. 현금으로 코인을 구매하더라도 구매 한도가 크지 않다.
셋째. 테더라는 1 달러와 같은 가치의 가상화폐로 거래소들이 운영되고 있다.

즉, 달러 경제인 기존 자산 시장과 가상 화폐는 큰 연관성이 적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노는 물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고가 나더라도 위기가 전이되지 않고 있다.

헌재 비트코인의 유통가치는 약 430조원 정도이다. 전세계 상장사 시총 순위 12위인 비자카드와 비슷한 시총이다. 참고로 삼성전자 시총이 350조원 내외이다. 지금은 가상화폐의 버블이 꺼졌기 때문에 전체 가상화폐의 자산 가치가 천조원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가상화폐의 위기가 있더라도 국가 규모보다 작은 기업의 위기 수준으로 끝나는 수준이 지금의 가상 화폐 시장의 규모이다.

결론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월스트리트에서 ETF가 출시되고 금융 상품이 출시되었다지만, 기존 금융 시장이 보수적으로 가상 화폐를 접근하고 있고 자본의 연결성이 낮은 상태에서 가상화폐와 제도권 금융간의 공황의 전이는 당분간 일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상 화폐가 제도권 금융으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상호 간섭이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월스트리트의 금융 상품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이더리움 현물 ET와 더불어 레버리지 투자, 하락에 투자할 상품이 나온다면 가상화폐 시장을 기존 금융 질서가 흔들거나 반대로 영향을 받는 사건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루나 사태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를 각국 정부가 강화하고 있어 가상 화폐의 금융화, 제도화는 확실히 몇 년 늦어지게 되었다.

앞으로 발생할 최악의 시나리오는 가상화폐 시장이 금융권에 편입되고 리스크 관리 없이 디파이가 규제 없이 운영하다 위기가 발생하는 시나리오이다. 파생 금융 상품인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가상화폐 버전으로 발생한다면 그것은 디파이가 될 것이다.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인 디파이는 파생상품의 복잡성과 불투명한 연관성이 금융 위기를 키웠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디파이는 탈중앙화된 구조이기 때문에 만든 사람은 있지만 극단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뚜렷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리스크 관리 입장에서 디파이에서 사고가 터지면 생각보다 분산된 의사 결정 구조 때문에 초기에 수습하기 힘들다.

더구나 DAO라는 탈중앙화된 조직 형태의 분산형 의사 구조는 신속한 위기 관리의 입장에서 취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디파이 상품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디파이 상품의 의사 결정 체계가 만약 DAO라면 의견이 취합이 되기도 전에 수습의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

또한 테라 사건에서 보듯이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서 여러 디파이 상품이 서로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레버리지 디파이 상품을 통해 자기 자본의 수십 배에서 수백 배의 자산 버블 투자가 가능한 점은 고위험 디파이 플랫폼 하나가 붕괴될 때 다른 디파이 플랫폼으로 위기가 쉽게 전이 되는 양상을 보였다.

더구나 디파이의 특성상 스마트 컨트랙트의 오류나 해킹이 발생하면 원인 파악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기존 제도권 금융과 붙어 있다면 위기는 제도권 금융으로 전이되기 쉬워진다.

아직은 가상 화폐 시장이 작고 제도권 금융과 깊이 관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상화폐의 폭락이 기존 금융 시장을 흔들기는 힘들다.

하지만, 가상 화폐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금융 규제로 다뤄 짐에 따라 몇 년 이내 가상 화폐의 폭락이 기존 금융을 흔드는 일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화폐 시장은 아직 성숙하지 못했고 이제 금융 규제의 초입에 있다. 그러기에 가상화폐 투자에 있어 여유 자금과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시장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필자 소개: 베타랩스 김호광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에 2017년부터 참여했다. 나이키 Run the city의 보안을 담당했으며, 현재 여러 모바일게임과 게임 포털에서 보안과 레거시 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관심사는 사회적 해킹과 머신 러닝, 클라우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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