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합작 수퍼카 SLR의 생산을 종료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되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맥라렌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SLR을 준비했다. SLR시리즈의 완결편이라 할 이 차는 ‘SLR 스털링모스’로 이름 지어졌다.
스털링 모스 경(Sir Stirling Moss. 1929~)은 1950년대에 벤츠의 오리지널 SLR 경주차를 타고 활약했던 전설적인 영국 드라이버. 당시 실버 애로우의 신 무기로 등장했던 300 SLR은 후안 마뉴엘 판지오, 카를 클링, 그리고 스털링 모스를 태우고 타르가 플로리오와 투어리스트 트로피(TT), 밀레 밀리아를 휩쓸었었다. 특히 1955년 스털링 모스가 밀레 밀리아에서 수립한 10시간 7분 48초의 기록은 아직까지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때 경주차의 번호가 ‘722’. 쿠페와 로드스터로 소개된 바 있는 현행 SLR의 ‘722에디션’ 역시 그에 대한 헌정이었다. 물론 현행 ‘SLR’ 자체가 당시 경주차의 정신을 이어받은 수퍼카이기도 하다.
기존 SLR의 ‘쿠페’와 ‘로드스터’에 이어 ‘스피드스터’ 버전으로 등장한 SLR 스털링 모스는 위대했던 경주차의 순수성, 그리고 그 스파르탄한 분위기에 보다 더 가까이 접근하고자 했다. 카본 파이버로 만들어진 차체는 고유의 디자인 컨셉을 채용하고 있어 기존 SLR의 부분개량형이라기 보다는 멋진 돌연변이 쪽에 가깝게 보인다.
300km/h를 넘는 최고시속을 감안하면 승객이 지붕과 앞유리의 보호 없이 고스란히 외부에 노출되는 점이 파격적이다. 운전석과 동반석 앞에는 공기흐름을 가르기 위한 몇cm높이의 윈드 디플렉터가 달려있을 뿐. 좌석 뒤로 솟은 두 개의 에어스쿠프는 전복사고시의 롤오버 바 역할을 겸한다. 측면 아가미로 돌출된 배기 파이프와 후드의 배출구 역시 새롭게 해석되었다. 높다란 사이드스커트의 절개선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도어는 전방을 향해 위로 열리는 스윙-윙 방식을 고수했다.
화살코 형상으로 시작된 후드는 그 연장 면을 대시보드 위까지 침투시켜 실내외의 통합과 적절한 공기흐름을 꾀했다. 실내 역시 경주차 분위기를 내기 위해 단순화 과정을 거쳤지만 카본파이버, 알루미늄, 고급 가죽 등으로 마감된 것은 여전하다. 변속기 쪽에는 스털링모스의 사인이 새겨진 영광의 알루미늄 명판이 부착된다.
동반석과 운전석에는 각각의 덮개를 덮을 수 있다. 양쪽을 모두 덮으면 (물론 이 상태로는 운전할 수 없다.) ‘움직이는 예술품’으로서의 조각 같은 면모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덮개는 트렁크에 보관할 수 있다. 차의 바닥면에 커버를 씌우고 뒷범퍼에 디퓨저를 달아 후륜에 필요한 다운포스를 확보한 것은 기존 SLR들과 마찬가지이지만 더욱 대형화된 디퓨저를 통해 효과를 높여 항상 안전한 핸들링이 가능하도록 했다. 운전자가 굳이 원한다면 에어브레이크 겸용의 리어 스포일러를 가동시켜 스포츠 주행 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에어브레이크는 120km/h 이상에서의 강력한 제동 시 자동으로 솟아오른다.
5.5리터 V8 수퍼차지 엔진의 최고출력은 650마력으로 722에디션과 같다. 하지만 0-100km/h 가속시간은 3.5초 미만으로 722의 3.6초에서 더욱 단축되었다. 최고속도 역시 337km/h에서 350km/h로 높아졌다. SLR 스털링모스는 SLR 시리즈의 최고봉일 뿐 아니라 뚜껑 열린 양산차 중에서도 최고임을 주장한다. ‘양산차’라고는 하지만 생산대수는 ‘75’대로 한정되어 있으며, 가격도 ‘75’만 유로(약 13억 8천만 원)에 이른다.
SLR스털링 모스는 2009년 5월에 단종되는 기존 SLR 시리즈의 뒤를 이어 6월부터 12월까지 생산될 예정이며, 그것이 마지막이다. 공식 데뷔 무대는 1월의 디트로이트 모터쇼로 잡혀있다. 민병권 @ RPM9 [ http://www.rpm9.com ]▶ [rpm9] 메르세데스-벤츠 SLR 스털링 모스 동영상▶ [rpm9] 메르세데스-벤츠 SLR 스털링 모스 월페이퍼 갤러리▶ [rpm9] 메르세데스-벤츠 SLR 맥라렌로드스터 722 S▶ [rpm9] 메르세데스-벤츠 SLR튜닝카, 하만 볼케이노▶ [rpm9] 풀HD동영상,풀사이즈 D-SLR, 캐논 EOS 5D Mark 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