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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룩’ 컴팩트 크로스오버, 지프 컴패스 S리미티드

발행일 : 2009-05-29 09:40:58

‘2천만 원대 수입차’중 하나로 수입차 대중화에 일익을 담당해온 지프 컴패스에 사양을 강화한 ‘S리미티드(S Limited) 버전이 추가되었다. 실내 품질과 연비가 아쉬움을 자아냈던 컴패스는 지난 해 연말에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바 있기에, 이번 S리미티드를 통해 더욱 많은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민병권 (www.rpm9.com 에디터)사진 / 박기돈 (www.rpm9.com 편집장)

지프 컴패스는 크라이슬러의 지프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차일뿐 아니라 가장 지프답지 않은 차이기도 하다. 승용차와 다름없는 앞바퀴 굴림 모노코크 섀시를 기반으로 한데다가 앞뒤 유리를 눕히고 옆유리를 날렵하게 뽑아 흙먼지 날리는 기존 지프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지프의 오프로드 성능 보증마크인 ‘트레일 레이티드(Trail Rated?)’도 컴패스에 만큼은 붙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얼굴만은 누가 봐도 지프인 이 컴팩트 크로스오버 차량은, 역설적이지만 대중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프일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크라이슬러가 컴패스에 바란 것은 지프를 동경하되 정작 자신의 차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던 젊은 구매자들을 지프 브랜드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이러한 의도는 같은 플랫폼에서 컴패스와 패트리어트라는 두 가지의 차를 뽑아낸 데서도 드러난다.

2005년쇼카로 선보여졌던 컴패스와 패트리어트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 패트리어트는 컴패스와 껍데기가 다를 뿐 차체크기는 물론 실내까지 거의 동일하지만, 지프 커맨더를 그대로 축소한듯한 각진 차체와 컴패스보다 강화된 오프로드 성능을 통해 ‘클래식’ 지프를 지향했다. 이와 대비되는 컴패스는 ‘모던’ 지프로서 도로주행에 주력한 다중적 성격의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같은 크기, 비슷한 가격대의 차라도 성격을 달리한 두 가지 모델로 나누어 출시함으로써 더욱 다양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자 한 것이다.

컴패스? 콤파스? 캠퍼스?(2002년의 지프 컴패스 컨셉카)

컴패스는 2002년 컨셉카로 처음 나왔다가 가능성을 인정받아 시판차로 거듭났다. 2005년에 시제품이 쇼카로 데뷔했고 양산차는 2006년 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개발 과정에서 3도어가 5도어로 바뀐 것을 비롯,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윈도우 라인과 윌리스 지프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휀더 형상 등은 컨셉카 그대로 재현되었다. 컨셉카의 측면 라인을 살리기 위해 뒷문 손잡이를 C필러 안쪽에 넣은 것은 마티즈 후속과 같은 처리법이다.

(2002년의 지프 컴패스 컨셉카)

솔직히 컨셉카 시절부터 지프가 어설픈 변종만은 만들지 않아주길 바랬는데, 컴패스는 버젓이 시판차로 나왔고, 이후로는 한결 지프다운 패트리어트를 편애했더니만 국내에 들어온 것은 컴패스 뿐이었다. 컨셉카처럼 차체길이와 휠베이스가 짧은 3도어로 나왔더라면 윌리스 지프의 21세기형 후손이라고 최면을 걸어볼 수도 있겠는데, 양산차의 길쭉한 몸통은 그러한 눈속임조차 거부한다. 다른 브랜드용으로 만들어놓았던 크로스오버 차량에 지프의 얼굴만 이식한 것 같은 모양새다. 컨셉카처럼 테일게이트에 스페어타이어를 붙였다면 조금 나았을까?

이번 S리미티드 버전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이드미러에 크롬장식을 붙여 지프의 ‘얼굴’을 더욱 강조했다. 파란색 컬러가 마음의 빗장을 느슨하게 만드는 시승차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이 장식들은 크라이슬러 코리아에서 S리미티드 버전을 설정하면서 준비한 사양으로, 국내에서 덧붙여진 것. 후방주차센서, 후방카메라, 내비게이션, 사이드미러 전동접이 기능도 마찬가지다. 루프레일과 연속성을 주기 위해 검정색으로 이어졌던 리어스포일러는 차체색상으로 바뀌었다. 후면에 부착된 ‘S Limited’ 로고가 다소 들뜬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드레스업은 효과가 제법이다. 기존 오너라면 기분전환 삼아 개별 파트를 구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컴패스의 차체크기는 체로키(리버티)에 비해 한 사이즈가 작은 정도로, 특히 낮은 지붕 높이에서 신세대 지프임이 드러난다. 현대 투싼과 비교해봐도 더 길고, 더 낮아서 비례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다섯 개의 스포크가 시원시원한, 별 모양의 휠은 무려 18인치짜리. 하지만 불거진 휀더에 비해 안으로 들어가 보이는 것이, 꽁무니가 짧게 들린 뒤쪽에서 보면 단면 215mm의 타이어인데도 초대 지프의 가느다란 바퀴를 떠올리게 한다.

내려뜨린 앞범퍼 탓에 접근각이 21도로 제한될 뿐, 20cm에 이르는 최저지상고나 32도의 이탈각, 21도의 여각은 오프로드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수로는 28cm깊이까지 통과가 가능하다. 컴패스에는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앞바퀴 굴림이 기본이지만 국내 수입사양은 2.4리터 엔진과 네 바퀴 굴림 한 가지이다. 평소에는 2륜 구동에 가깝게 앞 바퀴만 굴리다가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뒷바퀴에 토크를 분배하는 방식으로, 그 자체로는 운전자가 개입할 여지가 적지만, 주차브레이크레버 옆에 마련된 ‘4WD록’ 스위치를 이용하면 잠재력을 십분 끌어낼 수 있다. 컴패스에 적용된 4륜구동 시스템은 ‘프리덤 드라이브1’으로, 패트리어트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오프로드 특화 사양의 ‘프리덤 드라이브2’와는 구분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내리막 속도 유지장치(HDC)가 국내사양에서 빠진 것도 아쉽다. 하지만 동일 플랫폼에서 나온 닷지 캘리버의 국내 수입사양이 2.0리터 앞바퀴 굴림이고, 거기에 3백 만원 정도만 보태면 컴패스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 때문에 캘리버에 더 끌리지만 말이다.) 풀타임 4WD는 좋지 않은 길을 달릴 때 안전장치의 역할을 톡톡히 할뿐더러, 컴패스에는 3가지 모드로 작동하는 ESP와 브레이크 트랙션 컨트롤, 오프로드 감지ABS, 전자식 롤 경감 기능이 딸려온다.

이들 패밀리가 사용하고 있는 2.0, 2.4리터 가솔린 엔진은 현대자동차의 쎄타 엔진을 기반으로 크라이슬러가 개량,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월드 엔진’으로, 컴패스의 데뷔 때부터 배기 쪽에도 가변밸브타이밍 기구를 적용한 듀얼 VVT를 써왔다. 변속기는 5단 수동이 기본이지만 국내 사양은 크라이슬러가 2세대 CVT로 구분하고 있는 ‘CVT2’로, 엔진 반응과 기어비 제어의 정밀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컴패스 2.4의 최고출력은 6,000rpm에서 172마력이고, 최대토크는 4,500rpm에서 22kgm이다. 1,580kg의 공차중량은 캘리버보다 200kg 무거운 것이지만 쏘나타 2.4의 1,515kg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힘 자체는 부족함이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제원상 0-100km/h 가속시간은 11.3초이고 최고속도는 180km/h로 무난하다.

발진가속은 의외로 묵직한데, 이는 가볍고 긴 스트로크를 갖고 있는 전자식 가속페달의 설정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내주행에서는 페달을 조금씩만 깔짝거려도 교통흐름을 따라가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고, 전용도로에서 조금 처진다 싶으면 평소보다 좀더 깊이만 밟아주면 된다. 적절한 방음대책과 CVT가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주행감은 시내주행을 쾌적하게 한다. 2008년 11월에 국내 출시된 2009년형 모델은 엔진 격벽과 실내 바닥의 방음성능을 높이고 배기계통을 튜닝해 소음을 줄였다. 정숙한 지프라니! CVT로 인한 위화감은 제한적이지만 급가속을 시도할 때는 아무래도 일반 자동변속기와는 다른 반응 탓에 답답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다행히 컴패스에는 6단 수동기능이 마련되어 있어서 기분이 내킬 때는 직접 기어 선택에 나설 수 있다. 변속기 조작부는 (벤츠나) 크라이슬러차에서 볼 수 있는 ‘오토스틱’ 방식으로, D에서 왼쪽으로 당기면 시프트다운, 오른쪽으로 밀면 시프트 업이 되며, 잠시 밀고 있으면 다시 D로 전환된다.

변속레버 조작부가 센터페시아 바로 밑에 붙은 탓에 공간 활용 면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고 있는 듯 한데, 짤막한 레버의 형상과 움직임으로 보아 수동변속기 버전이 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D에 놓고 다니더라도 언덕길 등에서는 적절한 기어비를 잘 찾아내 토크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굳이 수동모드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경우는 드물 듯 한데, 효율을 중시한 CVT의 특성에 맞도록 느긋하게 운전하는 여유도 필요할 것이다. 순항 시 엔진 회전수는 80km/h에서 1,750rpm, 100km/h에서 2,000rpm 정도. 국내 데뷔 때 8.5km/L에 불과했던 컴패스의 공인연비는 그새 무슨 마술을 부렸는지 2009년형에서는 10.0km/L로 올라갔다. 2륜 구동인 투싼 가솔린 2.0이 10.6km/L인 것을 보면 제법 괜찮은 수치다. 2.5 가솔린 2륜 구동에 CVT를 쓴 QM5 씨티의 공인연비는 11.2km/L. 공차중량은 1,639kg으로 QM5가 더 무겁다. 총주행거리가 7,400km정도인 시승차는 210km를 주행한 후 연료계가 절반으로 떨어졌고 213km더 주행이 가능한 것을 나타났다. 연료탱크 용량은 51리터이고, 트립컴퓨터상의 평균연비는 12L/100km (약 8.3km/L)가 나왔다. 평소 시승보다 과격한 주행을 자제하고 얻은 수치다. 연료주입구는 왼편에 있고, 마개에는 열쇠를 꽂도록 되어있다.

하체는 무른 편이지만 진득해서 마냥 출렁거리지는 않는다. 가감속 때의 피칭에서 승용차보다 높은 무게중심을 의식하게 되지만 난장판이나 다름없는 시내도로를 다니기에는 마음 편한 설정이다. 2009년형에서는 승차감에 중점을 두어 더 부드럽게 설정했다고 하는데, 스티어링휠은 예상외로 묵직하게 돌아가고, 조향 반응도 단절감이 크거나 굼뜨지 않다. 다만 코너링시에는 차체 쏠림과 무른 시트의 지지력 부족에 의한 몸의 쏠림으로 과격한 운전은 자제하게 된다. 록-투-록은 2.76턴이고 회전반경 5.4미터. 조향장치로는 랙 앤 피니언에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쓰고 있다. 서스펜션은 플랫폼을 공유한 미쓰비시 랜서/아웃랜더와 마찬가지로 앞-맥퍼슨 스트럿, 뒤-멀티링크의 구성, 타이어로는 215/55/18 사이즈의 컨티넨탈 콘티프리미엄컨택2를 끼웠다.

실내는 2009년형이 나오면서 크게 바뀌었다. 출시 2년 만에 대시보드와 센터콘솔, 도어트림을 싹 갈아버린 것이다. 단순한 것 까지는 그렇다 쳐도 차급이 의심스러운 재질과 품질 수준으로 인해 질타를 받았던 실내가 한결 무난해졌다. 닷지 캘리버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인상도 이제는 달라졌다. 다만, 스티어링휠에 박힌 Jeep 로고 외에 이 차가 지프라고 느낄 수 있는 단서가 없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일이다. (패트리어트의 실내도 똑같이 바뀌었다.) 일단 차에 다가가 리모컨으로 도어록을 해제하면 짙은 틴팅 너머로 하얀 실내등이 켜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앞좌석과 뒷좌석 실내등에 수십 개의 백색 LED를 넣었다. 적재공간 쪽 천장에 켜지는 램프에만 일반전구가 들어가 있는데, 여기에 일체형으로 결합되는 탈착식 손전등에는 LED를 쓰고 있다. 2009년형의 신규사양으로 컵홀더에도 LED가 들어가, 어두울 때 구멍 찾기가 수월해졌단다. (시승 중에는 그럴 일이 없어서 몰랐다)

기본 착좌위치는 캘리버보다도 5cm가 높아 운전시야가 넓게 확보된다. 펌프식 레버에 의한 높이 조절폭이 크지만 시트를 한껏 높이면 드러누운 앞유리가 부담스럽다. 룸미러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신호등이 잘 보이도록 시트를 낮추고 보면 대시보드가 꽤 높게 느껴진다. 문짝이나 기둥도 모두 두터워 안심이 되지만 그만큼 시야를 가리는 면도 있다. 에어백은 전면과 측면에 마련되어 있다. 말캉말캉한 헤드레스트는 가운데를 뚫어놓아 운전석에서는 후방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뒷좌석에서는 전방 시야가 트여 좋다. 뒷좌석 가운데 자리 헤드레스트만 막혀 있어서 룸미러를 볼 때마다 신경 쓰이는데, 평상시에는 제거하고 다니는 편이 좋을 듯 하다. 앞좌석 시트 레일은 앞쪽이 높게 경사져있어서, 거리조절 레버를 당기면 힘을 주지 않아도 뒤로 주르륵 이동한다. 전진시킬 때는 그만큼 힘이 더 들겠지만 평지에서는 가볍게 움직인다. 시트 밑은 바닥에 턱이 일부 튀어나와있을 뿐 그냥 비어있어서 공간활용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등받이 각도조절레버는 뒤로 치우쳐있는 편. 동반석은 이 레버를 이용해 앞으로도 접을 수 있는데, 접힌 상태로 잠기지는 않는다. 아래쪽이 불룩 튀어나와 승하차때 무릎에 걸리는 스티어링 컬럼이나, 의식적으로 무릎을 들게 만드는 브레이크 페달의 위치는 조정 또는 운전자의 적응이 필요할 듯.

무덤덤한 스티어링휠 너머로 보이는 계기판에는 투톤 장식이 사라지고 크롬링이 더해져 더욱 크라이슬러 차답게 되었다. 덕분에 원래 있었던 동서남북 화살표 표시(이름이 ‘나침반’이라…)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어색한 개성보다는 차라리 이편이 낫다. 아쉬운 대로 계기판의 액정화면에 방위표시를 띄워두면 되겠다. 계기판에서 튀어나온 버튼을 직접 눌러야 해서 불편하긴 하지만 화면에는 나침반, 온도, 연비, 경과시간 등을 띄울 수 있고, 도어록이나 조명과 관련된 각종 설정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순정 오디오 대신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시승차에서는 계기판에 시계를 띄울 수 없는 것이 살짝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깜빡이 조작레버는 조작감이 한결 고급스러워졌는데, 중간에 살짝 걸리는 것 같은 느낌과는 달리 차선변경 기능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계기판 밝기조절레버도 여기에 달렸다. 자동 헤드램프, 레인센싱 와이퍼 기능은 없고 ECM룸미러는 사라졌다. 불친절하긴 하지만 쓸모 있는 크루즈컨트롤이 달려있고 열선시트는 2단계로 작동한다. 유리는 운전석만 원터치 다운이 되지만 선루프는 여닫기가 모두 원터치. 사이드미러 폴딩 기능은 크라이슬러 코리아에서 달아주어 버튼이 대시보드 좌측 하단에 동떨어져 있는데, 차 자체에 전원유지기능이 있기 때문에 시동을 끈 후에도 접거나 펼 수 있다. 팔이 쭉 늘어나는 선바이저는 안쪽의 화장거울 덮개가 지프스럽다. 거울에는 조명이 없다.

에어컨은 수동조절이고, 손잡이에 가동부가 직접 물린 기계식이지만 조작감은 나쁘지 않다. 한 여름을 방불케 하는 땡볕 더위 속에서도 에어컨 성능은 흡족했다. 시승차의 틴팅이 워낙 짙었던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송풍구, 변속기 테두리 등 실내 곳곳에 크롬장식이 붙은 것도 2009년형의 특징이다. 기왕 실내를 바꾸는 김에 센터페시아 밑단에 숨은 비상등 스위치도 중앙 송풍구 사이로 끌어 올렸으면 좋았을 뻔 했다. 변속기 위아래로 마련된 수납공간을 보면, 애는 썼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생색은 냈으나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딱딱한 플라스틱으로만 구성했던 도어트림은 팔이 닿는 부분에 부드러운 재질을 덧대 한결 고객 친화형으로 변화한 모습이나, 덩치에 안 맞게 자그마한 도어포켓은 여전하다. 문짝마다 배치된 6X9인치 스피커(커버마냥 동그랗게 생긴 것이 아니다)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지만, 다른 차에는 잘 없는 수납공간이 글로브박스 위쪽에 마련되어 있으니 위안이 된다. 2단 구성으로 바뀐 앞좌석 사이의 암레스트는 슬라이딩 기능이 있어 팔을 기대기 편하고, 아래쪽 수납공간이 꽤 깊으나 넓지는 않다.

뒷문은 개구부가 작은 듯 하지만 시트 높이 덕분에 타고 내리기가 편하다. 일단 앉으면 공간도 꽤나 넉넉하다. 앞좌석 시트 아래가 텅텅 비어있어 발이 자유롭고, 무릎공간이나 머리공간도 큰 여유를 갖고 있다. 다만 시트가 볼록해 몸을 잡아주지 않는 것과 가운데 팔걸이가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 센터콘솔과 센터터널에 의해 잠식당한 바닥 가운데 부분에는 아예 컵홀더를 달아 칸막이처럼 만들어놓았다. 그럼에도 가운데에 앉겠다는 사람을 위해서는 적재공간 측벽에서 끌어오는 3점식 안전벨트를 마련해놓았다.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도 눈에 띈다. 뒷좌석 등받이는 옆구리 부분의 끈을 이용해 60:40으로 접거나 뒤로 더 눕힐 수 있다. 적재함 커버도 등받이 각도에 따라 두 가지 위치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되어있다. 적재용량은 유럽기준*으로 기본이 458리터, 뒷좌석 폴딩시 1,269리터이고, 동반석까지 눕히면 2.5미터짜리 긴 짐도 실을 수 있다. (*입방피트 단위로 표기된 미국기준치를 환산하면 643리터와 1,719리터가 된다.) 높게 느껴지는 적재함 바닥에는 임시 스페어타이어가 들어있을 뿐 잉여 수납공간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문짝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지프가 신경 쓴 것은 수납공간보다 스피커라 할 수 있다. 적재함 오른편에 서브우퍼를 달았고 테일게이트 안쪽에도 스피커를 달았다. 보스턴 어쿠스틱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9개의 스피커와 386와트 출력의 8채널 DSP앰프, 서브우퍼용의 2채널 90와트 앰프를 갖추어 총 458와트의 출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뮤직게이트(MusicGate™)라 불리는 테일게이트의 스피커를 아래로 내려뜨리면 차 뒤쪽을 향하게 되어 야외 활동시 따로 오디오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진다. 빵빵한 음악감상을 위해 시동을 계속 걸어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기긴 하겠지만 어쨌든 이는 지프가 잡고자 하는 젊은 층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본인이 이런 사양에 쾌재를 부를 정도로 젊지 않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컴패스는 미국의 2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까지를 겨냥한 차로, 목표고객은 대표연령 40세에 여성소비자가 60%, 기혼자가 55%이다. 패트리어트는 연령 39세에 남성이 60%, 기혼자가 50%로 차이를 보이는 점이 재미있다. 국내에서도 패밀리카나 주부용 차량으로 손색이 없다. 이번 S리미티드의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올인원 방식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이다. 화면 해상도가 높고 DVD, DMB, MP3는 물론 Divx 플레이어 기능이 있어서 동영상 파일의 재생까지 가능하다. 변속레버를 R에 옮기면 후방카메라 화면도 보여준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은 별 것이 아니랄 수 있으나 내비게이션(맵피)과 영상재생, 후방카메라의 화면이 모두 선명해 만족도가 높다. 화면 뒤쪽으로 CD/DVD슬롯과 메모리카드 슬롯이 있고 글로브 박스에 USB단자 선이 뽑아져 있어 다양한 활용도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의 스포크 뒷면에는 순정 오디오 리모컨이 있는데, 올인원 내비게이션의 모드 변경이나 음량조절이 가능하도록 연동되어 있다.

짚 컴패스 S Limited의 차량 가격은 부가세 포함 3,570만원. ‘2천만원대’였던 기존 컴패스 기본형도 신형 오디오(MyGiG)이 적용되면서 3,070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 [rpm9] 지프 컴패스 S리미티드 시승사진 고화질 갤러리RPM9 [ http://www.rpm9.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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