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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리프 EV, 전기차의 첫 걸음마를 딛다

발행일 : 2010-01-19 21:23:26

최근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전기차이다. 작년의 프랑크푸르트와 올해 초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도 전기차가 전면에 나섰다. 전기차는 자동차 메이커뿐만 아니라 각 나라에서도 정책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그만큼 관심을 받고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닛산 리프 EV, 전기차의 첫 걸음마를 딛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시점에서 기존 내연기관의 효율 향상이 가장 크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이는 전기차와 관련된 많은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 반해 실질적인 결과물은 매우 적은 것과 관계가 있다고 해야겠다.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기 때문에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고 상용화도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상용화된 전기차(리스 포함)을 내놓은 메이커는 손에 꼽는다. 양산 메이커 중에서는 미쓰비시와 닛산, BMW 정도이다. 이중 닛산은 전기차에 있어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닛산의 리프 EV는 지금껏 나온 전기차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패키징을 갖고 있고 충전에 대한 인프라와 서비스도 충실하다.

닛산 리프 EV, 전기차의 첫 걸음마를 딛다

닛산은 한 발 늦은 하이브리드 대신 전기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르노-닛산-베터플레이스가 제공하는 전기차 패키지는 40개 가까운 국가 및 단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양산차 메이커 중에서는 단연 돋보인다. 닛산은 지난 1992년부터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기도 했다.

리프 EV가 기존에 선보인 전기차와 다른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탈 것에 가장 근접하다는 점이다. 우선 사이즈가 크다. 리프 EV의 차체 사이즈는 유럽의 C 세그먼트에 해당되는 해치백으로 근래 나온 전기차 중에서는 가장 크다. 승차 정원도 내연기관과 동일한 5인승이어서 일반적인 패밀리카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닛산 리프 EV, 전기차의 첫 걸음마를 딛다

스타일링만 봐도 전기차스러운 면이 없다. 초기의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는 기존 모델과 다른 점이 많았지만 리프 EV는 다르다. 닛산은 일반적인 소비자가 전기차에 대한 선입견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스타일링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 요소는 다른 닛산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어서 앞으로 나올 다른 전기차에도 이 스타일링이 채용될지는 미지수이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445×1,770×1,550mm, 휠베이스는 2,700mm이다.

닛산 리프 EV, 전기차의 첫 걸음마를 딛다
닛산 리프 EV, 전기차의 첫 걸음마를 딛다

실내는 심플한 구성이지만 매우 단정한 디자인이 채용됐다. 단순히 경제성 또는 친환경 모델이라는 책임감으로 옹색하게 타는 차가 아니라는 뜻이다. 거기다 공간 자체도 동급의 해치백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넉넉하고 트렁크도 연료 탱크가 사라져 상당히 깊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실내 공간 침범을 최소화 했다는 설명이다.

닛산 리프 EV, 전기차의 첫 걸음마를 딛다

컨셉트카를 연상시키는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최근의 친환경 트렌드를 뜻하는 블루를 채용한 게 특징이다. 리프 EV의 운전자는 위성 내비게이션을 통해 가장 가까운 충전소를 찾을 수도 있으며 스마트 폰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언제나 데이터 센터와 자동차가 연계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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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것처럼 배터리는 리튬-이온 방식이 채용됐고 107마력(28.5kg.m)의 힘을 내는 전기 모터가 앞바퀴를 굴린다.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48개의 전지로 구성돼 있으며 완전 충전에는 200V 사용 시 8시간, 100V 시에는 그보다 2배의 시간이 소용된다. 반면 400V의 3파장 급속 충전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에는 30분이 되기 전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또 단 10분만 충전해도 50km의 거리를 갈 수 있다. 최고 속도는 140km/h 내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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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충전으로 가능한 최대 항속 거리는 미국 LA4 모드 기준으로 160km이다. 닛산은 지구촌 드라이버의 70%는 하루 주행 거리가 160km 이하, 미국만 해도 80%가 하루 100km 이하의 주행 거리를 기록한다고 밝혔지만 내연기관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전기차의 항속 거리 역시 연비 테스트의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주행 거리는 그 보다 짧다고 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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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강점 중 하나는 충전에 관한 문제이다. 다른 메이커들은 충전 시간 자체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닛산은 베터 플레이스와 손잡고 배터리 교환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즉, 배터리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이미 충전된 배터리로 간단하게 교체하는 것이다. 베터 플레이스가 제공하는 교환소는 우리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듯이 간단하게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배터리 교환에 걸리는 시간은 단 1분이다. 이 교환소는 작년부터 요코하마에서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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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 팩의 무게는 200kg에 달하지만 전체 중량은 동급의 자동차와 비슷하다. 이는 엔진과 변속기가 훨씬 가벼운 전기 모터로 대체됐고 기존의 변속기도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팩을 바닥에 깔아 무게 중심은 내연기관 모델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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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유지비는 가장 큰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닛산에 따르면 일본 기준으로 20.19km/L 연비의 내연기관 모델이 월 1천 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월 유지비는 6천 엔(약 63달러) 정도이다. 같은 상황을 리프 EV에 대입하면 월 유지비는 1,200 엔으로 뚝 떨어진다. 리프 EV의 보증 기간은 3년/9만 6천 km, 파워트레인은 5년/9만 6천 km로 일반 모델과 큰 차이는 없다. 전기 모터를 포함한 배터리 팩의 교체 비용은 1만 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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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메이커는 매우 많다. 하지만 배터리의 코스트와 충전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 현재로서는 배터리의 성능은 2배로 늘어나고 코스트는 절반 이하로 떨어져야 어느 정도 대중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닛산 테크놀러지 스퀘어에서 밝힌 것처럼 닛산 역시도 10년 안에 전기차의 판매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전기차는 당분간 메이커의 규정 만족을 위한 도구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궁극의 ‘Zero Emission`을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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