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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앞서가는 비결, BMW테크닉

발행일 : 2010-03-29 03:47:16

BMW그룹의 씽크탱크로 출발해 현재는 선행기술 연구까지 맡고 있는 BMW테크닉社(BMW Technik GmbH)가 탄생 25주년을 맞이했다. BMW 본사와 공장, 연구센터가 밀집해있는 독일뮌헨 소재 BMW월드와 BMW박물관에서는 지난 3월 25일, 이를 기념하는 ‘BMW그룹 이노베이션 데이’행사가 개최되었다.

▲ BMW벨트(BMW Welt, BMW월드)에서 바라본 BMW 본사와 BMW 박물관 <▲ BMW벨트(BMW Welt, BMW월드)에서 바라본 BMW 본사와 BMW 박물관>

그 동안 BMW테크닉이 탄생시킨 역대 컨셉트 카들의 의의를 되짚어보고, 현재 BMW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두 가지 핵심 기술 테마인 ‘이피션트 다이내믹스’와 ‘커넥티드 드라이브’의 최신 기술들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글/ 민병권 (www.rpm9.com 에디터)

사진 / 민병권, BMW

▲ 'BMW그룹 이노베이션 데이' 워크숍이 열린 BMW월드의 이벤트 홀 <▲ 'BMW그룹 이노베이션 데이' 워크숍이 열린 BMW월드의 이벤트 홀>

BMW테크닉은 1985년, BMW그룹 전체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이 주어진 독립회사로 설립되었다. BMW의 기존 양산차량 개발 연구소가 거대한 여객선이라면, BMW테크닉은 쾌속정처럼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며 사고할 수 있는 소규모 조직이었다. BMW테크닉은 독일어로 ‘미래’를 뜻하는 단어의 첫 글자를 딴 ‘Z’시리즈의 컨셉트카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담아왔다.

▲ BMW Z1 프로토타입을 운전하고 있는 BMW테크닉의 초대 총괄책임자 울리히 베즈 박사. <▲ BMW Z1 프로토타입을 운전하고 있는 BMW테크닉의 초대 총괄책임자 울리히 베즈 박사.>

그 첫 작품이 198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출품된 2인승 로드스터, Z1이었다. 플라스틱 차체와 아래로 열리는 도어를 가진 이 차는 본래 컨셉트 카로 개발되었지만 1989년부터 BMW뮌헨공장에서 양산되어 3년 동안 8천대가 한정 생산되었다. 당시 BMW테크닉의 직원은 100명에 불과했으며, 첫 총괄책임자는 울리히 베즈 박사였다. (그는 1988년에 포르쉐로 이직했다가 대우자동차와 포드를 거쳐 현재는 애스톤 마틴의 CEO를 맡고 있다.)

▲ BMW Z1쿠페&nbsp;'Z2' <▲ BMW Z1쿠페 'Z2'>

1988년에 탄생한 Z2 컨셉트카는 Z1의 쿠페형이었다. 나중에 시판된 BMW의 양산 로드스터 시리즈 Z3와 Z4(이들은 BMW테크닉의 Z시리즈가 아니다.)에 모두 쿠페 버전이 존재한 것은 바로 이 Z2의 제품 확장 개념이 응용된 것이었다. BMW월드의 이벤트 강당 무대에는 두 대의 컨셉트카가 전시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Z2,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Z21에 해당하는 경량 스포츠카, 저스트4/2였다. JUST 4/2는 알루미늄 뼈대와 플라스틱 바디패널을 가진 경량스포츠카로 좌석 뒤편에 모터사이클용 엔진을 탑재했다. 높은 인기 덕분에 양산될 수도 있었지만 Z3와의 간섭우려로 실현되지 않았다.

▲ 컨셉트카 Z21 'JUST 4/2'와 최초의 오프로드 로드스터인 Z18 <▲ 컨셉트카 Z21 'JUST 4/2'와 최초의 오프로드 로드스터인 Z18>

컨셉트 카 Z시리즈 중에는 구체화되지 못한 채 아이디어 단계에서 그친 것도 있고, 외부에 다른 이름으로 발표된 경우도 있다. 가령 1991년에 공개된 전기차 E1은 내부적으로는 Z11에 해당했고, BMW의 지붕 달린 스쿠터 C1도 BMW테크닉의 작품이었다. 2001년의 Z29는 카본파이버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2인승 스포츠카였다. Z2를 제외한 (그리고 실차로 만들어진) Z시리즈는 모두 법적으로 도로주행이 가능하도록 현실성 있게 제작되었으며 양산모델에의 적용을 염두에 두어 항상 기술적 해법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 BMW Z29 <▲ BMW Z29>

BMW테크닉은 그룹차원의 결정에 따라 2003년부터 선행기술 연구기능을 더하게 되었고, 정식 회사명도 BMW Forschung und Technik(Research and Technology) GmbH로 바뀌었다. 인력은 종전의 2배인 200명 규모로 불었다. 이제 BMW테크닉에서는 차량 엔지니어링, 수소기술, 대체 구동계, 에너지 관리, 능동적 안전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정보통신 기술 전문가들이 함께 일한다.

▲ BMW테크닉 팔로 알토 기술사무소가 개발한 휴대용 HUD. 요트 경주에 필요한 정보를 선글래스에 표시해주는 장치로, BMW 오라클 레이싱(요트 경주)팀에 의해 사용되었다. <▲ BMW테크닉 팔로 알토 기술사무소가 개발한 휴대용 HUD. 요트 경주에 필요한 정보를 선글래스에 표시해주는 장치로, BMW 오라클 레이싱(요트 경주)팀에 의해 사용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팔로 알토에는 실리콘밸리의 첨단 전자IT기술 흐름을 파악하고 관련 학계 및 업체들과의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기술 사무소도 마련했다. BMW테크닉의 현 총괄책임자인 프라이먼 박사는 자동차 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에너지, 원자재, 환경, 안전, 교통관리, 비용 문제 등을 꼽았다. BMW테크닉은 바로 이런 부분의 해결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한다.

▲ BMW박물관 앞에 전시된 BMW의 역대 하이브리드카들 <▲ BMW박물관 앞에 전시된 BMW의 역대 하이브리드카들>

BMW는 1970년대부터 전기차와 수소기술을 연구해왔고, 1994년에 첫 하이브리드 연구차를 선보인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BMW의 역대 수소연료, 하이브리드 차량들과 함께 BMW테크닉이 1시리즈를 바탕으로 만든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차량이 최초로 전시됐다.

▲ BMW 1시리즈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차량 <▲ BMW 1시리즈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차량>

이 차는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주로 쓰되 5kW 용량의 연료전지로 전기를 만들어 모터에 의한 저속주행 및 기타 전력 사용량을 충당한다. 연료전지의 용량이 작은 만큼 신속한 재급유가 가능하고 장치 역시 작게 만들 수 있으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장점이다. 수소기술의 리포머로 내연기관의 냉간 배출가스를 대폭 낮추는 기술 역시 1시리즈에 적용된 형태로 첫 선을 보였다.

BMW가 앞서가는 비결, BMW테크닉

이처럼 효율적인 가운데서도 역동성을 추구하는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기술과 함께 BMW테크닉은 스마트 네트워킹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통해 안락함과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뛰어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는 커넥티드 드라이브(Connected Drive) 기술의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2006년 발표된 자동 주차 시스템이나 ‘차량 대 차량’ 혹은 ‘차량 대 인프라’ 간 정보교환 기술인 CAR2X 등이 여기에 속한다.

▲ BMW테크닉이 선보인 '좁은 통로&nbsp;보조장치(narrow-passage assistant)' <▲ BMW테크닉이 선보인 '좁은 통로 보조장치(narrow-passage assistant)'>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스마트키가 있는가 하면, 주행도중 운전자가 심장 발작 등으로 운전불능 상태가 되는 경우 차 스스로 갓길까지 이동해서 응급신호를 송신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주변 차량이나 장애물로 인해 좁아지는 길에 대해 효과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BMW가 앞서가는 비결, BMW테크닉

1990년대 중반부터 5년간 총괄책임을 맡았던 마리오 티센 박사는 “BMW테크닉은 엔지니어들의 천국과도 같은 곳”이라면서,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BMW 모터스포츠 부문과 비교해 추켜세웠다.

BMW가 앞서가는 비결, BMW테크닉

BMW테크닉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독일 인공지능 연구센터의 볼프강 발스터 박사는 “노벨상에 자동차 혁신 상이 있다면 BMW테크닉의 임직원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라며 역시 공로를 치하했다. 그에 따르면 BMW테크닉은 기술인력들의 네트워크 구성자체가 예술이다.

BMW가 앞서가는 비결, BMW테크닉

BMW테크닉의 현 총괄책임자인 프라이먼 박사는 이날 행사에서 자사의 `비밀 무기`를 자랑스럽게 공개했다. 참석자들의 박수 속에 무대 위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바로 멋쩍은 미소를 띈 BMW테크닉의 연구원들이었다.

BMW가 앞서가는 비결, BMW테크닉
BMW가 앞서가는 비결, BMW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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