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ZF는 6HP로 6단 자동변속기의 시대를 열었다. ZF의 이후 자동변속기의 다단화 전쟁이 시작됐고 이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6단 이상의 변속기를 다투듯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ZF는 8HP로 다단화 경쟁의 쉼표를 찍었다. 변속기의 기어 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로는 ZF의 8HP가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ZF의 8HP는 BMW 7시리즈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8HP는 각기 다른 방식의 AWD는 물론 모든 하이브리드 기능에 대응할 수 있고 스톱-스타트까지 적용된 게 특징이다. 대응 토크는 30.5~102.0kg.m 사이이며 보조 펌프 없이 스톱-스타트 기능을 지원할 수 있는 첫 자동변속기이기도 하다. 거기다 하이브리드와 AWD까지도 대응할 수 있다. 7시리즈의 하이브리드와 AWD 모델에 8HP가 쓰이는 이유이다. 2006년에 나왔던 2세대 6HP와 비교할 때 8HP는 고단 기어비가 6.05에서 7.05로 늘어 크루징 시 연비가 더욱 좋아졌다. 연비는 일반 모델일 경우 6%, 풀 하이브리드는 25%가 좋아진다.
ZF는 컴팩트한 8단을 위해 별도의 유성 기어 세트를 개발했다. 이 유성 기어 세트는 효율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제조상의 코스트까지 줄였다. 그리고 종류가 다른 드라이브트레인에 적용할 때에도 동일한 유압 컨트롤 유닛과 전장품을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8HP는 4개의 유성 기어 세트를 적용하면서 내부 저항을 줄여 효율을 높였다. 토크 컨버터의 비틀림 댐퍼 시스템도 연료 소모와 CO2 배출량을 줄이는 요소이다. 기존의 6HP처럼 빠른 변속 시간이 자랑이며 더블 시프트와 스킵 시프트 기능도 가능하다.
풀 하이브리드에 적용할 때도 기본적인 구조는 변함이 없고 어떤 종류의 하이브리드든 마찬가지이다. 전기 모터와 클러치, 비틀림 진동 댐퍼, 유압 등을 변속기 안에 집어넣어 공간 활용 측면에도 유리하다. 즉 하이브리드에 적용되더라도 별도의 공간이 필요 없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스타터와 알터네이터도 쉽게 장착이 가능하다. ZF는 시보레 아베오 사이즈에도 적용이 가능할 만큼 컴팩트하다고 밝혔다.
다이나스타트로 불리는 일렉트릭 드라이브 시스템은 ZF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디비전이 개발했다. 다이나스타트는 승용차와 상용차를 위한 것으로 10.1~101.8kg.m의 토크까지 대응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벤츠 S 400 하이브리드 처음으로 탑재된바 있다.
내장된 스톱-스타트는 반응 시간이 0.35초에 불과하다. 이는 변속기에 통합된 HIS(Hydraulic Impulse oil Storage) 때문으로, 스프링 피스톤 축압기가 오일을 빠르게 공급한다. 스톱-스타트가 적용되면서 8HP는 2세대 6HP 보다 연비가 11%나 좋아졌다.
ZF 삭스가 제공한 HCC(Hydrodynamically Cooled Clutch)는 클러치와 AWD를 위한 기능이다. HCC는 발진 가속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어 변속 시간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클러치 벨 하우징에 위치한 웻 스타팅 클러치는 토크 컨버터를 대신하고 기존의 컨버터 대비 내부 저항을 줄였다.
SUV를 포함한 각기 다른 트랜스퍼 케이스의 AWD에도 쉽게 적용이 가능하고 프런트 액슬의 토크 온 디맨드 방식도 마찬가지이다. 사이즈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무게도 경량화했다는 게 ZF의 설명이다. 또 엔진의 배치가 앞이나 뒤 또는 세로, 가로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