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W는 이번 베이징 모터쇼를 통해 홍기 HQE를 처음으로 일반 공개했다. 홍기 HQE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모델로 후진타오 주석의 의전용 차량으로 개발된 것이다. 중국 최초이자 앞으로도 당분간 없을 V12 엔진을 얹었다. 일반 판매는 되지 않기 때문에 토요타 센츄리와 같은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홍기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이다. 1958년 러시아의 볼가로 자동차를 생산했고 이후 아우디와 링컨으로 발전(?)했다. 최근의 HQ3는 토요타 크라운 마제스타를 기반으로 했으며 2005년 상하이 모터쇼에는 HQD 컨셉트로 변신을 예고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모터쇼에는 HQE 컨셉트를 선보였는데, 올해 나온 건 양산형이다.
홍기 HQ3만 해도 토요타에서 가져온 3리터 V6 또는 4.3리터 V8 엔진을 사용했다. 하지만 일제 엔진을 사다 쓰는 게 자존심이 상했던지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개발했다. 이름도 거창한 V12인데, 2008년부터 소문이 있긴 했지만 정말 12기통이 나온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다.
항간에는 FAW의 V12 엔진이 BMW의 초대 V12가 기반이라는 말도 떠돌고 있다. 하지만 FAW의 R&D 센터가 직접 개발을 맡았다. 모터쇼 장에서 만난 FAW의 직원은 "FAW의 자체 디자인이다"라고 다소 자신 없이 대답했다. 어쨌든 독자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첫 V12 엔진인데 단 3년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고 한다.
CA12GV1으로 불리는 이 V12 엔진은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을 채용했으며 정숙성을 특히 강조했다. 배기량은 5,985cc에 출력은 408마력(55.9kg.m)으로 제원상 성능도 근사하다. 압축비도 10.3:1로 현대적인 DOHC 엔진의 평균적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거기다 자체 개발했다는 TB-68 변속기는 전진 9단, 후진 1단 기어로 구성돼 있다.
이번 모터쇼에 나온 홍기 HQE는 컨셉트카와 비교 시 디자인이 약간 달라졌다. 그릴은 크기가 약간 축소되면서 세련미가 더해졌고 헤드램프도 보다 원형으로 바뀌었다. 보닛의 높이가 너무 높아 보행자 안정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듯 보인다. 전장 6,395mm, 휠베이스가 3,900m에 달하는 거대한 차체는 롤스로이스 팬텀 저리가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