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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공유, 잘 되면 대박 아니면 '토요타 시즌2'

발행일 : 2012-01-31 23:01:22

최근의 자동차 업계에서 공유는 정말 중요하다. 각종 공유가 유행이고 큰 틀에서 보자면 많은 트렌드들이 이 한 단어에 함축돼 있다. 어느 정도 볼륨을 형성하고 있는 메이커라면 공유 없이는 힘들다. 이제 플랫폼은 기본에 다른 메이커와도 공유를 위해 협력한다. 메이커 입장에서 본다면 공유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며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이미 토요타가 보여줬다.

부품 공유, 잘 되면 대박 아니면 '토요타 시즌2'

토요타는 이전에도 잘 나갔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그 기세가 실로 대단했다. 이 시기는 토요타의 10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요타는 단순히 판매만 늘어났던 게 아니라 매해 순익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돈도 많이 벌었다. 그 비결 중 하나는 토요타와 렉서스, 사이언까지 아우르는 부품의 공유이다. 토요타는 01/02 회계연도만 해도 그룹의 연간 판매가 550만대 정도였지만 07/08에는 9백만 대를 육박했었다.

부품 공유는 간단하다. 단일 부품을 여러 브랜드의 여러 차종에 공통으로 적용해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개발비나 기간 등에서 큰 장점이 있다. 하나의 부품 모듈을 개발해 가능한 많은 차종에 적용하면 힘도 덜 들고 이익도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건 당연하다. 거기다 여기저기 돈 투자할 곳이 많은 상황에서는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이다. 대신 그 중 하나에서 하자가 생기면 파급력도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폭스바겐은 토요타와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품 공유 강화 계획도 밝혔다. 앞으로 나올 40개 모델에 동일한 액슬과 스티어링 컬럼, 섀시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첫 모델은 내년에 출시되는 아우디 A3가 된다. 폭스바겐은 최근 20년 중에서 가장 큰 기술적인 혁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미 산하의 브랜드에 많은 부품을 공유하고 있지만 코스트 절감을 위해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폭스바겐은 물론 스코다와 세아트까지 부품 공유를 더욱 확대할 경우 연간 50억 유로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부품 공유는 약 350만대의 볼륨을 가진 소형차와 중형급 모델에 해당된다. 폭스바겐은 2018년 세계 1위라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가장 이익률이 좋은 메이커가 되겠다는 목표도 있다. 적극적인 부품 공유를 하는 이유이다. 또 생산 비용은 20%, 생산 시간은 30% 단축한다는 계획도 있다. 폭스바겐의 부품 공유는 다른 메이커보다 공격적이다.

폭스바겐은 이미 같은 공장에서 다른 브랜드의 차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생산의 유연성을 높이고 조립 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거기다 각 시장의 상황에 맞게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플랫폼 공유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고 지금에 와서는 더욱 발전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앞으로 5년 동안 제품 개발과 생산에 624억 유로라는 막대한 예산을 준비해 놓고 있다.

부품 공유는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로 인해 폭스바겐은 2016년까지 50억 유로를 아낄 수 있다. 이런 공유가 없이는 마진을 높이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다. 폭스바겐은 2018년까지 영업이익률도 8%까지 높일 계획이다. 올해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률은 7.7%, 새 공유 계획이 없다면 6% 정도에 머문다.

반면 전문가들은 과도한 부품 공유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미 토요타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IHS 오토모티브는 토요타의 리콜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하나의 부품에 결함이 생기면 파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폭스바겐 역시 부품 공유에 대한 위험성이나 품질 유지의 어려움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전체 시스템이 잘 돼 있고 무엇보다도 통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숙제는 차별화이다. 현재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도 차별화가 잘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판매 간섭이 생길 수 있다. 폭스바겐의 새 소형차 플랫폼은 이전보다 유연한 게 특징이고 각기 다른 차체 사이즈를 손쉽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계획이 잘 이뤄지면 대박을 칠 수 있지만 아니면 토요타 시즌2가 될 수도 있다. 폭스바겐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지, 토요타보다 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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