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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성능,안전의 S라인, 볼보 V60 D5

스포츠 왜건 볼보 V60 시승기

발행일 : 2012-02-10 14:08:58
스타일,성능,안전의 S라인, 볼보 V60 D5

볼보 V60은 둘째가라면 서럽게 잘 빠진 왜건이다. 사람 중에도 그런 경우가 많지만, 얼굴은 별로(?)인데 몸매가 죽여준다. 솔직하게 개인 취향을 말하건데, 세단인 S60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V60의 얼굴은 아직 예쁘거나, 멋지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고지식한 XC70의 얼굴이 ‘볼보 답고’, 그래서 더 나아 보인다. 가장 최근의 볼보 콘셉트카를 보면 패밀리룩이 또 다른 방향을 찾아갈 모양이니 굳이 이 모습에 적응하려 애쓸 필요도 없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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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0은 S60과 휠베이스나 차체 길이가 똑 같다. 그리고 앞머리부터 B필러까지가 S60이라면, 나머지 뒷부분은 XC60을 눌러 놓은 것처럼 생겼다. XC60보다 나지막하니, 그 자태가 더 멋지다. 뒤로 가면서 낮아지는 지붕선과 좁아지는 측면 창, 앞 휀더 위에서부터 넘실거리며 이어지다 슬그머니 치켜 올려지면서 넓어지는 어깨가 V60의 백미다. ‘적재 공간이 그만큼 좁아지겠구나’라는 생각은 나중이다. 1,865mm의 전폭은 동급에서도 두드러지게 넓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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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의 XC90에서부터 진화되어온 볼보 특유의 테일램프 형상은 V60에서 꽃을 피웠다. LED로 불을 밝히면 어떠한 자극적인 S라인이 부럽지 않다. 조금 심심한 형상이었던 XC60의 해치게이트와 달리 V60의 것은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가 기교의 맛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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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범퍼하단에 붙은 은색 보호대 장식은 크로스오버의 느낌을 더하지만, 사족 같기도 하다. C30이나 S60에도 붙은 것보다야 덜 어색하다고 할 수 있지만, 최저지상고가 전혀 높지 않은 이 V60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왜건이라고 유난을 떨지 않은 얌전한 루프레일은 V50, XC70 때와 달라진 요즘 차 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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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해 보였던 검정색 버튼을 없앤 도어 손잡이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손잡이 안쪽만 터치해주면(즉, 자연스럽게 손잡이를 잡기만 하면) 도어 록이 해제되고, 살짝 파인 부분을 엄지로 터치해주면 도어가 잠긴다. 물론 시동을 걸 때도 키를 꺼내거나 예전처럼 뭉툭한 시동 손잡이를 돌릴 필요가 없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네모난 시동 버튼을 한 번만 눌렀다 떼주면 시동이 걸린다. 시동이 완전히 걸릴 때까지 붙잡고 있어야 하는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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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신차인 만큼 전자장치 기반의 편의 사양,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도 제대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USB, 아이팟, 블루투스 연동 기능 등은 물론이고 조작방식에 있어서도 한층 전자화된 인상을 풍긴다. 가령, 팩맨 처럼 생긴 오디오의 음량 조절 다이얼은 ‘사운드’ 버튼을 눌렀을 때 밸런스, 페이드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겸한다.

센터페시아에 붙어 있었던 작은 액정이 대시보드 흡기구 너머로 자리를 옮겨 큼직한 내비게이션 화면과 통합된 것도 이러한 인상에 한 몫 할 것이다. 이제 내비게이션, 오디오, 공조, 차량설정 등 모든 정보가 이곳에 표시된다. 뒤쪽을 비워 수납공간을 만든 얇은 센터페시아가 물을 만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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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 중앙의 화면은 요즘 기준으로 크다고 할 순 없지만 선명하고 세련된 그래픽을 제공한다. 아쉽지만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는 여전히 국내에서 덧붙인 사양이다. 국내 판매량이 많지 않은 수입차의 한계이니 어쩔 수 없다. 현지화가 덜 된 일부 수입차의 본사 개발 내비게이션보다는 차라리 쓰기 편한 것이 장점이라면, 단점은 역시 차량 본래의 시스템과 완벽하게 어우러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본디 터치스크린을 감안하지 않고 배치된 화면에 국내에서 터치 기능을 입힌 탓에 내비게이션을 쓰려면 몸을 숙이고 손가락을 길게 빼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후방카메라 화면에는 거리 표시선이 나타나지만 조향 연동은 되지 않는다. 기어레버를 R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때만 순간적으로 차량 본래 시스템의 주차센서 인식 화면이 나타나는 허점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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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좌석 공간은 S60과 동일하다. 운전자를 향해 비틀어진 센터페시아나 외눈박이를 연상시키는 송풍구 배치가 어색하긴 하지만 (화면 아래 송풍구는 운전자용이고, 화면 옆의 것은 동반자용일까?) 전반적인 분위기는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라는 표현에 손색이 없다. 실내 마감이나 재질은 기함인 S80이 부럽지 않다는 것이다. 나무 장식이나 주황색 가죽 시트 등은 지나치게 화려해 보이는 면도 있어서 ‘차라리 얘들 빼고 값을 낮추지’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풍성한 사양 속에 운전대는 여전히 수동으로 각도와 깊이를 조절하게 했다. 추운 나라에서 온 차지만 스티어링 휠 온열 기능도 없다. 앞좌석 시트는 볼보 특유의 헤드레스트 고정 형으로, 경추보호시스템 ‘WHIPS’가 내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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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길이와 휠베이스가 같은 만큼 뒷좌석 공간도 기본적으로는 S60과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시트와 천장 형상이 다르고 등받이 너머가 다른 데서 오는 감각의 차이는 있다. 차체 외부가 주는 단단한 느낌은 실내에도 이어져 약간은 타이트한 듯 하지만 실질적인 공간이 비좁지는 않다. 다만, 엔진을 가로 배치한 앞바퀴 굴림 차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바닥 가운데의 터널도 많이 솟아있는 편으로,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지만 AWD모델의 존재를 생각하게 한다. 뒷좌석용 송풍구는 센터 콘솔이 아닌 B필러에 내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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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시트의 경우, 가운데 좌석 헤드레스트만 높이 조절이 된다. 사람이 앉을 때만 뽑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말이 맞겠다. 나머지 헤드레스트 2개는 앞으로 접을 수 있다. 등받이 어깨 부분의 레버를 이용해 헤드레스트만 접을 수도 있고, 등받이와 함께 접을 수도 있다. 등받이의 레버는 트렁크 쪽에서 당기기에도 무리가 없는 거리에 있다. 세 조각으로 구분돼 4:2:4로 접을 수 있는 등받이는 수납공간과 컵홀더를 가진 팔걸이 또한 내장하고 있다. 다만, 젊은 부모들이 좋아할만한 일체형 어린이 시트는 이번에는 내장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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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에는 C필러 위쪽에 걸어 뒷좌석과 적재공간 사이를 구분할 수 있는 그물망과 금속으로 된 안전망이 중복되어 설치되어 있었다. 동반석은 뒷부분 아래쪽의 잠금장치 2개를 풀면 앞으로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접을 수 있어서 긴 짐을 싣고자 할 때 편리하다.

기본 적재용량은 S60이 380리터인데 비해 V60은 430리터이다. ISO V210으로 따지면 692리터이다. 용량 수치를 떠나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공간도 썩 넓다는 느낌은 없지만, 볼보에 그런 얘기를 하면 V70을 추천해 줄지 모르겠다. 참고로, 볼보는 V60 아래급 왜건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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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는 –기대와 달리 - 수동으로 여닫는다. 조작감은 고급차에 기대하는 수준으로 적절하다. 다만, 수동식은 닫을 때 번호판 등이 흔들리며 잡음을 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동식이 유리한 면은 있다. 수년 전, XC70의 적재함에서 기자를 홀딱 반하게 했던 바닥 레일 시스템도 없다. 대신, 세워서 장 바구니를 걸 수 있는 보조판이 내장되어 있다. 그리고 바닥판 아래로는 삼각대, 응급킷과 함께 야트막한 수납공간이 있다. 그 아래로는 스페어 타이어 공간에는 대신 펑크 수리킷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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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엔진도 꽤 여러 종류가 있지만 국내 V60에는 디젤엔진 한가지만 얹힌다. S60에도 디젤 모델이 나와있지만 왜건이라는 차가 기본적으로 무게가 더(50kg 내외일 지라도) 나가고, 짐도 더 많이 실을 수 있기에 토크가 좋은 디젤 엔진이 잘 어울려 보인다. 모델명의 D5는 5기통 디젤 엔진을 의미한다.

구형의 D5와는 차원이 다르다. ‘트윈 터보’가 적용되면서 처음에는 205마력, 지난 해부터 215마력/4000rpm의 성능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있다. 44.0kg.m의 최대토크는 1,500~3천 rpm에서 발휘된다. 배기량은 2.4리터로 종전과 같다. 2.5리터인(였던) T5와 자주 헛갈리는 부분이다. 지난해 볼보 S60/V60을 ‘올해의 수입차’로 뽑은 일본에서는 1.6 가솔린 엔진 모델도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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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회전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대신 진동은 조금 있는 편이다. 시트를 통해서, 주행 중에는 운전대와 페달을 통해서 디젤임을 상기하게 된다. 처음 이 엔진이 장착된 S80 D5를 접했을 때, 잔뜩 기대했다가 헤드램프 불빛이 위 아래로 크게 출렁거리는 것을 보고는 경악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주행거리 1만km를 넘어선 시승차는 별다른 조짐을 보이지는 않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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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때 소음은 박력이 있다. 거슬리는 소리가 나서 시끄럽다고 느껴지는 것과는 다르다. 스펙 대비 차의 추진력 감흥이 그저 그런 가솔린보다 오히려 좋다. 변속기는 6단 자동. 풀 가속에서 시프트업이 이루어지는 시점은 45, 80, 120, 160km/h이다. 0-100km/h 가속 7.8초의 성능은 2.0리터 4기통 터보 240마력 가솔린 엔진과 파워시프트 변속기로 바뀐 신형 T5에 버금간다. 굳이 애써 채찍질을 하지 않고 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보폭이 크다는 느낌으로 평상시 운전의 만족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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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레버를 수동모드로 옮겼을 때 일단 스포츠모드에 진입하게 한 것은 ‘Naughty Volvo’임을 내세운 이번 S60부터의 변화이다. 다만, 수동 모드에서도 4,800rpm쯤이면 자동 시프트업이 이루어진다.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수는 1,600rpm. 소음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진 타이어를 끼웠지만 정속 주행 때는 정숙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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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날은 녹은 눈이 거의 말랐다고 판단되는 노면이었는데, 코너를 돌 때 타이어가 너무 자주 미끄러지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전자장치의 개입도 예민했다. V60에는 S60과 마찬가지로 코너링 성능을 높여주는 코너링 트랙션 컨트롤 기능이 있어서, 언더스티어가 날 것 같은 상황에서 여느 앞바퀴 굴림 차들과는 다른 거동을 보인다. 변속기에 스포츠 모드가 있는 것처럼 주행안정장치 DSTC에도 스포츠 모드를 넣어 놓아 적극적인 달리기를 부추긴다. ‘안전의 볼보’가 뭘 잘못 먹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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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를 안 메면 경고음이 X난리를 치는 차가, 주행 중에도 차량의 각종 설정을 바꿀 수 있도록 한 것도 의외이다. 안전 상의 이유로 내비게이션처럼 차량 설정도 정차 중에만 건드릴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다. 예전처럼 스티어링의 무게감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이 부분만큼은 정차 중에만 바꿀 수 있다. 낮게 설정해 놨을 때는 ‘가볍다’기 보다 ‘민감하다’는 느낌. 어느 쪽이건 고속에서의 직진 안정성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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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콘티넨탈 콘티 스포트 콘택3. 235/45 R17. 승차감은 꽤 좋은 편이고 서스펜션의 충격흡수 실력이 좋다.

주차브레이크는 대시보드 쪽의 버튼을 눌러서 작동시킨다. 오토 홀드 기능이 없는 것, 버튼이 멀게 느껴지는 것이 아쉽다. 오르막 밀림 방지 기능이 없는 것은 의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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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지대 감시장치인 BLIS는 필요할 때 안 켜지고, 불필요할 때 켜지는 경우가 많다. XC60을 통해 처음 선보인 저속 추돌 위험 경감 시스템 ‘시티세이프티’도 달려있다. 안정성 평가에서만큼은 유럽과 미국(S60)에서 모두 최고 평가를 받아 명성을 재확인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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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연비는 15.3km/리터. 실측 연비는 시내위주로 처음 70km를 달렸을 때 7.7km/L가 나왔고, 이후 막힘 없는 전용도로에서 100km 남짓을 더 주행했을 때 합산 11.4km/L를 얻었다. 달리기 실력이 호쾌하긴 하지만 2.4라는 배기량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 빠른 시일 안에 배기량을 (물론 가격도) 낮춘 디젤이 나와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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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60 D5의 가격은 5,450만원이다.

참고로, 볼보는 V60의 연간 판매목표 5만 대 중, 90%를 유럽 시장에서 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V60은 2011년 49,820대가 팔렸다. S60은 68,330대가 팔렸다. 이들은 97,183대가 팔린 XC60과 함께 볼보의 판매 순위 1,2,3위를 달린다.

글, 사진 / 민병권 (rpm9.com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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