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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맞잖아! 쉐보레 말리부 2.0 LTZ

2% 부족한 출력, 뛰어난 주행안정감으로 극복

발행일 : 2012-03-06 10:14:45
진주 맞잖아! 쉐보레 말리부 2.0 LTZ

쉐보레 말리부와는 지난 해 가을 부산에서 있었던 시승회에서 잠깐 만났었다. 하지만 그 만남이 너무 짧아서 겨우 첫 인상 정도만 알 수 있었을 뿐 말리부의 본 모습을 알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늘 궁금해 하다 제대로 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다시 가졌다. 5일간 함께 하는 내내 다시 만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동급 차들의 화려함 속에 묻힌 ‘흙 속의 진주’임을 비로소 발견했기 때문이다.

광고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말리부가 동급 경쟁차들 중 핸들링이 예리한 건 사실이지만 그 예리한 핸들링을 뒷받침해줄 출력이 경쟁차에 비해 조금 떨어지다 보니 핸들링의 묘미를 즐기기는 쉽지 않다. 아니, 출력이 조금 더 높다고 하더라도 전륜구동 중형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핸들링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말리부는 뛰어난 주행 안정감과 중후한 승차감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 낼 수 있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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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서스펜션 세팅이 중형차 이상의 느낌이다. 특히 쏘나타의 가벼우면서 푹신한 느낌과는 차별화되는 중후하면서 안락한 느낌은 다분히 유럽스타일이다. 노면의 잔 진동까지 친절하게 전달하는 감이 조금 있지만 두터운 반응 감각에서 충분히 걸러줘 전체적으로는 안락함이 잘 살아난다. 안정감이 배어 있는 이 승차감은 오래 탈수록 만족감이 더 커질 것 같다.

실제로 시승하는 5일 동안 말리부는 중후한 외관 스타일과 안정감 있는 실내 디자인도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날이 갈수록 안정감이 뛰어난 주행 감각이 확실하게 두드러지는 매력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 동안 많이 칭찬했던 i30CW나 i40보다 한 수 위의 고급스러운 감각이다. 주행감각의 세련됨으로 따지면 기억하건대 윗급의 K7이나 그랜저보다 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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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안정감은 고속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최고속 영역에서도 직진 안정성은 유럽 세단의 느낌이고, 그 속도에서의 차선 변경도 안정감이 돋보인다. 이제는 우리도 이런 안정감이 주는 주행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자동차를 타는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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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문제는 평소 자신의 차 한대만 타게 되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하다. 기자처럼 수 없이 많은 자동차들, 유럽 차, 미국 차, 일본 차, 비싼 차, 싼 차, 아주 비싼 차, 스포츠카, 세단, SUV 등을 가리지 않고 자주 타보면서 어떤 주행 감각이 가장 좋은 것인지를 체험하고 나서야 좀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자신이 타는 차와 비교해 보기만 하더라도 그 차이는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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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부족한 출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경쟁사들이 최신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 고연비를 실현하고 있는 만큼 말리부 역시 빠른 시일 내에 더 효율이 뛰어난 엔진을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2리터 가솔린 엔진은 이 정도가 표준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말리부와 141마력 2리터 엔진의 결합이 아주 부족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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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시승에서 엔진의 성능에도 초점을 맞추고 살펴 본 결과, 이 엔진은 길들이기에 따라 기대 이상으로 잘 달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승 초반 회전 상승이 빠르지 않고, 응답이 다소 굼뜬 듯한 반응이었지만, 고회전 영역을 자주 사용하면서 길들이기를 하자 불과 며칠 만에 회전 상승은 몰라보게 매끄러워졌다. 최고속도 역시 경쟁 모델에 비해 그리 낮은 편이 아니었다. 물론 평소에 급가속이나 고속 주행을 전혀 하지 않고, 부드럽게 운행하는 이들이라면 이마저도 필요치 않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반응과 동급 최강의 정숙한 실내는 뛰어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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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 자동 변속기는 수동변속모드가 있지만 여러 번 지적한 것처럼 작동법은 개선이 꼭 필요하다. 기어 레버 위에 부착된 버튼으로 변속하는 방식은 다분히 개발자 위주의 발상일 뿐 실제 운전에서는 결코 추천할 만한 방식이 못 된다. 그리고 수동으로 변속하는 과정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후에 다시 엑셀을 밟을 때 미세하게 튀는 듯한 반응을 보였는데, 시승차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부분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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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장비에서는 블루투스가 음악 스트리밍은 안되고 전화만 되며, 버튼 시동 장치가 시동을 끄면 전원이 모두 나가 버리는 등 최신 모델에 비해 다소 불편한 점이 있었고, 차선 이탈 경고 장치와 동급 경쟁차 대비 비교적 뛰어난 음질을 자랑하는 인피니티 오디오 등은 장점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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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시승기에서 대략적인 제원과 성능에 대해 이야기한 터라 이번에는 ‘말리부의 재발견’이라 칭해야 할 만큼 뛰어난 주행 안정감을 위주로 시승기를 작성했다. 결과적으로, 최신 편의 장비에 비교적 민감하지 않으면서 주행 안정성과 예리한 핸들링이 주는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할 줄 아는 이들과, 조용한 실내와 중후한 스타일의 디자인에 호감을 가지는 이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중형 세단이라고 평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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