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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륙한 미국 '강심장', 쉐보레 콜벳

발행일 : 2012-05-03 15:04:03
▲ 신차발표회를 통해 쉐보레 콜벳과 함께 한국시장에 데뷔한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 <▲ 신차발표회를 통해 쉐보레 콜벳과 함께 한국시장에 데뷔한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

4월 30일, 한국지엠이 스포츠카 쉐보레콜벳(Chevrolet Corvette)을 출시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우리나라 도입 1년 남짓 만에 쉐보레의 기함으로 꼽히는 차가 상륙한 것이다. 지난 해 3월 쉐보레의 국내 출범 당시 선봉에 섰던 차는 또 다른 스포츠카, 카마로였다. 카마로와 콜벳 모두 쉐보레 뿐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카들이라 할 수 있다.

▲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 도입 선봉에 카마로를 내세웠던 마이크 아카몬 前한국지엠 사장 <▲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 도입 선봉에 카마로를 내세웠던 마이크 아카몬 前한국지엠 사장>

다만, 카마로를 멋지고 잘 달리게 만들어진 승용차라고 한다면, 콜벳은 뼛속부터 스포츠카라는 차이가 있다. 가령, 카마로는 일반 승용차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반면, 콜벳은 하이드로포밍 기술로 제작된 철제 프레임 위로 복합 소재의 차체 외판을 덮었다.

한국 상륙한 미국 '강심장', 쉐보레 콜벳

콜벳의 변속기는 앞쪽의 엔진이 아니라 뒤차축에 붙어있고 엔진과 변속기 사이가 토크 튜브로 연결된다. 경주용 차들에서 볼 수 있는 4륜 SLA 더블위시본서스펜션을 채용한 것도 눈에 띈다.

▲ 1953 쉐보레 콜벳 <▲ 1953 쉐보레 콜벳>

차체를 복합소재로 만든 것은 1953년 태어난 1세대 콜벳 때부터의 특징이다. 그리고 1962년에 나와 ‘스팅레이(가오리)’라는 별명을 얻었던 2세대 콜벳의 디자인과 측면 비례는 1967년의 3세대, 1983년의 4세대, 1996년의 5세대, 그리고 2004년 등장한 현재의 6세대 모델에도 이어지고 있다.

▲ 2011년 한국지엠은 쉐보레 갤러리 및 서울모터쇼를 통해 1960 콜벳을 국내에 소개했었다. <▲ 2011년 한국지엠은 쉐보레 갤러리 및 서울모터쇼를 통해 1960 콜벳을 국내에 소개했었다.>
▲ 1963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 <▲ 1963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
▲ 1959년 컨셉트카로 등장했던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 <▲ 1959년 컨셉트카로 등장했던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

10년간 컨버터블로만 생산됐던 1세대 모델은 전체적인 생김새가 지금과는 동떨어져 보이지만, 네 개의 원으로 구성된 테일램프에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실내의 ‘듀얼콕핏’ 디자인과 함께 카마로, 그리고 중형세단 말리부에까지 영향을 끼친 부분이기도 하다.

▲ 1989 쉐보레 콜벳 ZR-1 <▲ 1989 쉐보레 콜벳 ZR-1>
▲ 1997 쉐보레 콜벳. 이 때까지(2~5세대)는 헤드램프가 리트랙터블 방식이었다. <▲ 1997 쉐보레 콜벳. 이 때까지(2~5세대)는 헤드램프가 리트랙터블 방식이었다.>
▲ 다른 쉐보레 차들에게 '듀얼 콕핏' 디자인을 전파한 콜벳의 실내 <▲ 다른 쉐보레 차들에게 '듀얼 콕핏' 디자인을 전파한 콜벳의 실내>

현재의 콜벳은 쿠페와 컨버터블 모델이 나뉘어져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쿠페도 지붕을 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붕 판넬을 떼어내면 부분적인 오픈카로 변신하는 ‘타르가’ 구조를 채용했기 때문이다. 탈거한 지붕은 트렁크에 보관하게 되는데, 이를 뒷유리 너머로 볼 수 있는 것도 특이하다. 635리터라는 적재용량 수치에도 불구하고 트렁크가 그리 실용적으로 보이지 않는 데는 이런 구조 탓도 있을 것이다. 딱 두 명만 탈 수 있게끔 실내 공간을 만든 차이니 이 정도면 황송하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 콜벳 쿠페는 지붕 판을 떼어내 트렁크에 보관할 수 있다. <▲ 콜벳 쿠페는 지붕 판을 떼어내 트렁크에 보관할 수 있다.>

그 두 사람과 약간의 짐을 위해 이 차가 가동하는 엔진의 배기량은 6,162cc나 된다. 그나마 국내에서 판매되는 콜벳은 기본 엔진이라 이 정도이고, Z06이라는 버전에는 7,000cc급 엔진도 탑재된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하기야 미국산 경쟁모델인 닷지바이퍼는 기본이 8,400cc이니 이 정도는 약과라 하겠지만. 두 차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OHV방식 엔진구조를 가졌다는 공통점도 있다. 예전 미국 스포츠카들은 끼리끼리만 비교가 가능했지만 요즘에는 경주장에서 유럽 스포츠카들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 일반 콜벳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Z06(왼쪽)과 ZR1. 이들에게는 자동변속기가 없다. <▲ 일반 콜벳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Z06(왼쪽)과 ZR1. 이들에게는 자동변속기가 없다.>

양산 사양에서 500~600마력대의 출력을 내는 콜벳은 수퍼카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그 경우 수동변속기뿐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콜벳은 430마력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그래도 312마력 3,564cc V6 엔진을 얹은 카마로와는 격차가 크다. 특히 카마로의 차체가 더 크고 무겁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0-100km/h 가속시간은 카마로가 5.9초, 콜벳은 4.3초. 가격도 카마로는 4천만원대이지만 콜벳은 8천만원대이다.

한국 상륙한 미국 '강심장', 쉐보레 콜벳

콜벳의 가격에는 다양한 노면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서스펜션을 조절해 주는 마그네틱 셀렉티브 라이드 컨트롤이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 버튼타입 스마트키, 블루투스 및 아이팟을 지원하는 오디오 시스템 등 마초적인 미국 스포츠카의 이미지와는 다른 사양들도 제법 제공하고 있다.

▲ 쉐보레 콜벳 ZR-1. 6.2리터 V8 엔진에 수퍼차저를 달아 638마력을 낸다. <▲ 쉐보레 콜벳 ZR-1. 6.2리터 V8 엔진에 수퍼차저를 달아 638마력을 낸다.>
▲ 2005년 서울모터쇼에 나왔던 쉐보레 콜벳. 7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모습이다. <▲ 2005년 서울모터쇼에 나왔던 쉐보레 콜벳. 7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