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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발행일 : 2012-07-19 11:11:07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지난 번 기아 K9과 BMW 740i 비교 시승을 통해 K9이 세계 최고의 프레스티지 스포츠 세단 740i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상대적인 가치의 차이는 무엇인지를 살펴 보았는데, 그 결과 K9은 주행성능 면에서 BMW 보다는 메르세데스-벤츠 성향에 좀 더 가까울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동차의 역사이자 프레스티지 세단의 최고봉, BMW 7시리즈의 영원한 라이벌이면서 서로 확연히 다른 성격을 가진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와 신출내기 K9도 비교해 봐야 하지 않을까?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BMW 740i와 일전을 치른 K9 3.8 프레지던트가 다시 링 위에 올랐고, 상대로는 역시 비슷한 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한 메르세데스-벤츠 S 350이 등장했다. 그리고 지난 번 K9과 비교한 740i가 스탠다드 휠베이스 모델이었던 반면, S 350은 국내에서 롱휠베이스 모델만 판매하고 있어, 차체 크기에서 조금 차이가 나는 점은 감안하고 비교 시승에 임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K9과 S클래스의 장단점은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우선 크기부터 비교해 보자. K9이 5,090 x 1,900 x 1,490mm에 휠베이스 3,045mm이고, 740i는 5,072 x 1,902 x 1,479mm에 휠베이스 3,070mm로 서로 비슷했었다. 반면 S 350은 롱 휠베이스 모델이어서 크기가 5,225 x 1,870 x 1,480mm에 휠베이스 3,165mm다. 휠베이스가 약 10cm 정도 더 길다. 디젤 엔진을 얹은 S 350 CDI 모델이 스탠다드 휠 베이스 모델인데, 크기가 5,096 x 1,871 x 1,475mm에 휠베이스 3,035mm로 K9, 740i와 비슷한 크기다. 크기 면에서 K9이 월드 클래스 프레스티지 세단과 동등함을 확인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시승 당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두 대를 나란히 세워 놓고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실제 S 350이 길이가 더 긴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분위기에서 중후함이 더 돋보였다. 반면 K9은 유려한 선들이 우아함을 자아내긴 하지만 연세 드신 분들이 선택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더 젊었다. 다르게 생각하면, K9과 가격대가 일부 겹치는 벤츠 E클래스를 선택할 만한 고객 층에게는 오히려 젊고 우아한 K9의 모습이 더 어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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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S 350이 데시보드의 다소 난해한 선들로 인해 고급스럽지만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반면, K9은 아기자기하고 화려하지만 상대적으로 중후함이 부족하다. K9에 앉아서 도어를 닫는 순간 도어 안쪽 손잡이 부분이 S 350과 많이 닮았음을 느낄 수 있다. 도어패널 상단에 마련된 시트 조절 장치도 닮았다. 그리고 두 세대 전 S 클래스에서 처음 선보여 전 세계의 부러움을 자아냈던 소프트 클로징 도어는 이제 S 350과 K9에서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는 매력이 되었다. 한편 S 클래스에는 BMW 7시리즈처럼 도어를 열었을 때 연 각도만큼 도어를 잡아주는 기능이 더해진 반면, K9에는 그 기능은 적용되지 않았다.

시트는 히팅과 냉방이 모두 제공되는 점은 같지만, S 350의 시트는 히팅과 냉방을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반면, K9은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K9은 최상위 트림답게 시트 방석 부분이 확장되는 전동 익스텐션 기능를 갖췄다. S 350은 전동 요추 받침 조절 기능을 커맨드 시스템 안으로 넣어버려서 조작이 번거롭다. VIP를 위해 운전자가 동반석 시트를 조절할 경우 S 350은 운전석 도어에 있는 시트 조절 장치에서 동반석을 선택하는 버튼만 한번 눌러준 후 조절 장치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K9은 동반석 시트의 왼쪽 옆구리, 그러니까 운전자 쪽 옆구리에 있는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뒷좌석에서라면 뒷좌석 콘솔에서 동반석을 앞으로 이동시켜서 등받이를 앞으로 기울이는 모든 동작을 원터치로 끝낼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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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조절 장치인 S 350의 커맨드 시스템은 익숙해지면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아우디의 MMI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한 K9의 것에 비해 많이 불편하다. 반면 모니터가 좌우로 방향 전환이 가능한 점은 장점이다.

계기판은 S 350은 가운데 속도계만 TFT LCD로 되어 있는 반면, K9은 전체가 TFT LCD다. 어떤 것이 더 낫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좀 더 많은 정보를 더 다양한 모습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K9이 유리하다. 물론 K9의 시동이 걸릴 때 계기판이 깨어나는 퍼포먼스는 화려함의 극치다.

그 외 편의 장비를 비교하면, K9의 압승이다.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 K9이 자랑하는 첨단 장비들은 말 그대로 S 350 앞에서 자랑할 만하다.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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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K9에 최고출력 334마력/6,400rpm과 최대토크 40.3kg.m/5,100rpm을 발휘하는 3.8 GDI 엔진이 얹혔고, 시승한 S 350은 2011년식으로 최고출력 272마력과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하는 3.5리터 자연흡기 엔진이 얹혔다. 현재 시판중인 S 350 블루이피션시 롱 모델은 같은 배기량에 직분사 기술을 더한 3.5 CGI 엔진의 장착으로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37.7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K9이 자동 8단, S 350이 자동 7단이다. K9은 기본형에 부츠타입 변속기 레버, 그 이상에 전자식 변속 레버를 갖추었고, S 350은 칼럼식 변속 레버를 장착했는데, 이전 세대 BMW 7 시리즈의 칼럼식에 비해 작동법이 조금 더 편리하다. 덕분에 센터 페시아 앞, 센터 터널 부분을 우아한 공간으로 연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칼럼식 변속 레버를 먼저 사용했던 BMW 7 시리즈는 지금은 칼럼식을 버리고 전자식 변속레버를 쓰고 있다. K9의 전자식 변속 레버는 디자인과 작동 편의성에서 S 350의 칼럼식 레버보다 더 매력적이다. 하지만 효율성과 응답성, 기능 면에서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해도 될 만큼의 성능을 보여 줬던 740i의 8단 변속기에 비하면, K9과 S 350의 변속기들은 회전수 매칭, 스포츠 모드 등의 기능과 응답성에서 조금씩 뒤지는데, 서로는 비슷한 수준이다. 굳이 평가하자면 K9의 8단 변속기는 효율성 면에서, S 350의 7단 변속기는 기능 면에서 조금씩 더 나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주행 성능 면에서는 두 모델 모두 가속력이나 최고속도로 평가할 성격은 아니지만, 직분사 시스템의 고출력으로 무장한 K9이 가속력에서는 훨씬 앞섰다. S 350도 직분사 시스템을 장착한 현재의 모델로 비교한다면 좀더 나은 결과가 나오긴 하겠지만, 롱 휠베이스 모델인 만큼 결국 달리기는 K9이 더 우세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주행의 느낌 면에서는 두 모델 모두 반 템포씩 느린 응답성에서 여유가 묻어나고, 노면의 진동을 잘 걸러 주는 부드러운 하체에서 고급스러운 안락함이 잘 표현된다. 하지만 비슷한 듯 하면서도 깊이 있는 중후함 면에서는 S 350의 서스펜션 세팅 능력이 살짝 앞섰다. 물론 롱 휠베이스 모델인 만큼 안정성에 더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점은 감안해야 할 요소다. 어쨋든 S 350이 도로 위를 달릴 때의 중후함은 최고의 경쟁자인 BMW 7 시리즈나 이번 비교 시승에서는 빠진 아우디 A8이라 하더라도 결코 넘기 어려운 벽이다. 반면 K9은 740i와의 비교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정숙성과 안락함, 그리고 부드러움에서 조금 나은 모습을 보인다. S 350처럼 너무 무겁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더 매끄럽다는 인상이다. K9과 S 350은 서로 닮은 듯,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만, 본질적인 주행의 고급감 면에서 S 350 이 살짝 앞섰다. 하지만 K9은 좀 더 가볍고 경쾌하며 매끄럽게 움직인다. K9에 익숙해지면 지극히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에 충분히 매료될 만하다.

기아 K9 3.8 벤츠 S 350 비교 시승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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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가격까지 고려하면 K9과 S 350은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이 된다.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의 중후함과 세계 최고의 럭셔리함, 그리고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수 많은 첨단 기능을 제대로 누리려면 2억 6천 만원이 넘는 S600을 선택해야만 한다. 1억 3,810만원인 S 350 블루이피션시 롱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명성에 비해 누릴 수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반면 모든 옵션을 장착하고도 8,640만원인 K9 3.8 GDI 프레지던트는 740i와의 비교에서도 그랬듯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충분히 여유 있는 주행성능과 현존 세계 최고의 첨단 기능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주행의 감각 면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를 매우 가깝게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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