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의 ‘고객 밀착형’ 마케팅이 화제다. 클럽파티, 오토캠핑, 여성전용 서비스 등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특화된 전략을 구사하며 관심을 끈 것. 이는 단순히 차의 성능을 전달하기 보단 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 생활 속 일부로 만들겠다는 치밀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국산차 회사들이 개별 제품 전략과 차별화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다는 점도 이런 문화마케팅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
▲ 젊은 층 공략은 `클럽파티`
클럽파티는 주로 젊은 층을 겨냥한 소형차 출시와 맞물린다. 유명 클럽을 통째로 빌리는 건 기본, 대형 클럽을 직접 만들고, 단순 파티부터 이벤트를 곁들인 신차발표회를 겸하기도 한다. 차와 회사 성격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장소는 강남 일변도였지만 최근엔 홍대-이태원을 주목하고 있다.
파티 하면 BMW MINI 가 선두주자다. 해외에서도 수많은 오너들이 참여하는 초대형 행사들이 열린다. 우리나라에선 줄지어 달리는 미니런 행사와 더불어, 다같이 모여 즐기는 미니 유나이티드 행사도 열린다. 젊은 층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MINI 브랜드는 지난해 5,927대를 팔았다.
벤츠도 2011년, 신형 C클래스를 출시하며 이를 기념, 클럽파티를 열었다.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A혹은 B클래스에서 C-E-S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다. 시트로엥은 지난해 ‘DS3’ 런칭을 기념, 서울 곳곳의 유명 클럽을 돌아다니며 게릴라 파티를 펼쳤다. 폭스바겐도 ‘더 비틀’을 출시할 당시 홍대앞 클럽거리에 무대를 만들고 밴드 공연을 개최하며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는 2011년 벨로스터 출시 당시 잠실 종합운동장 앞에 초대형 클럽을 만들고, 유명 DJ를 초청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이후에도 지난해 PYL 브랜드 홍보와 맞물려 헬로윈 파티를 가졌고, 지난 15일엔 홍대에서 PYL 버닝나이트 힙합공연을 진행했다. “특별한 차를 소유하는 ‘이유’를 심어주기 위함”이라는 게 현대차 관계자의 말이다.
▲ 오토캠핑은 대세
캠핑을 소통의 도구로 쓰는 곳도 많다. 레저인구 급증과 함께 SUV, RV 신차 판매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 회사 직원들도 캠핑을 자주 다니는 편이어서 행사 준비가 비교적 쉽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 그렇지만 요즘엔 새로운 캠핑장을 찾는 게 골치라고.
쌍용차는 지난 주말에 코란도 투리스모 런칭을 기념, 스노캠핑을 개최하며 눈길 운전법 강좌도 병행했다. 차를 즐기는 법을 가르쳐줌으로써 차와 함께하는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도 SUV 동호회원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캠핑을 개최하고 있으며, 쉐보레도 RV 캠프를 수 년째 해오고 있다. 최근엔 포드가 신형 이스케이프를 출시하며 오토캠핑을 진행했다. SNS를 통해 참가자를 뽑고, 시승과 캠핑을 병행했다.
▲ 여성을주목하다
여성만을 위한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여성전용서비스센터인 ‘블루미’를 도곡동에 열었다. 어둡고 무서운 공간이었던 서비스센터가 여성만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다. 불스원도 대형 마트에서 여성들을 위한 자동차 관리법 강좌를 열고 있으며,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전시장에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주최하며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체들의 이런 달라진 모습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탓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단순히 ‘탈 것’에 머무르던 자동차가 생활 속 일부로 자리하면서, 업체들이 이를 적극 공략키 시작했다는 얘기다.
자동차 마케팅 전문 회사 스타일마케팅의 장소교 대표는 "이제는 자동차가 운송의 수단이 아닌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직결돼있고, 삶의 풍요로움과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인의 니즈를 반영하는 것"이라 평했다.
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