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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쉐보레 스파크EV, ‘소리 없이 강하다’

발행일 : 2013-09-05 20:24:11
[시승기]쉐보레 스파크EV, ‘소리 없이 강하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페라리`를 라이벌로 지목한 당당한 경차가 있다. 언뜻 듣기엔 황당하기 짝 없지만 사실 힘이 무척 센 장사다. `에어로 다이내믹` 설계도 기본이다. 게다가 앞과 뒤 타이어 크기가 다르다. 무게도 앞과 뒤에 적절히 배분됐다. 정통 후륜구동 스포츠카 얘기가 아니다. 쉐보레 `스파크EV` 얘기다.

[시승기]쉐보레 스파크EV, ‘소리 없이 강하다’

한국GM이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쉐보레 스파크EV(Chevrolet Spark Electonic Vehicle)는 `펀-투-드라이브`, 즉 운전하는 즐거움을 추구한 차다. 무엇보다 회사가 강조하는 건 높은 토크. 페라리 458이탈리아의 최대 토크 55.1㎏·m을 넘어서는 무려 57.4㎏·m의 엄청난 힘을 낸다. 그래서 가속할 때 느낌이 꽤 좋다는 걸 계속 강조하고 있다. 물론 전기 모터의 특성 탓에 힘이 좋지만, 변속기가 없는 구조여서 페라리처럼 폭발적인 에너지를 한데 쏟아 붓는 데 한계가 있다. 전기차는 탑재된 전기 모터가 많이 돌아갈수록 가속되는 정도가 커진다. 그렇지만 변속기가 없기에 무작정 회전수를 높일 수 없다. 게다가 노면과의 접지력도 따져봐야 한다. 그래서 모터 보호와 함께 최적 접지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감속기`를 달았다. 모터 회전수를 주행조건에 맞도록 최적화 한 것이다.

[시승기]쉐보레 스파크EV, ‘소리 없이 강하다’

한국GM의 테스트 트랙인 `청라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잠깐 차를 타봤다. 가속할 때 느낌은 전철이 출발할 때 느낌과 비슷하다. 큰 소리가 나지 않음에도 꾸준히 가속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를 넘어서는 데는 약 8.5초가 걸린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 2.0T가 7.2초가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결코 나쁘지 않은 가속 성능이다. 시속 144㎞로 제한될 때까지 꾸준히 가속된다.

타이어는 앞바퀴에 185/55R15 규격을 쓰고 뒤는 조금 더 넓은 195/55R15를 쓴다. 기존 스파크 엔진룸에 전기 모듈을 얹고, 뒷좌석 아래엔 배터리를 실었기에 무게 변화에 따른 균형을 유지하려고 설계를 바꾼 탓이다. 이 때문에 차 뒷부분이 함께 커질 수밖에 없었고, 엄밀히 말하면 경차 규격을 벗어난다. 차를 이리저리 휘저어 보니 차 뒤쪽 움직임이 잘 정돈됐다. 배터리 무게 탓에 꽁무니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비교적 침착했다.

다만 이 차를 운전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몸무게가 1280㎏이나 나간다는 점과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구름저항이 적은 타이어를 끼웠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빠른 속도로 굽은 길에 갑자기 들어서면 코너에서 바깥으로 자연스레 밀려나갈 수밖에 없다. 진입 전에 속도를 충분히 줄일 필요가 있다. 또한 급히 멈춰서야 할 땐 예상보다 많이 미끄러진다. 브레이크 성능보다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정도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구름저항이 적은 타이어를 쓰면서 무게가 많이 나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도 겪던 현상이다.

[시승기]쉐보레 스파크EV, ‘소리 없이 강하다’

스파크EV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국내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가능거리다. 1회 충전으로 최대 135㎞를 달릴 수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에 따르면 멈춰 설 때 에너지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시스템` 덕에 막히는 길에서 180㎞까지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났다고 한다. L단을 활용하면 적극적으로 회생제동이 이뤄진다. 또한 공기역학을 고려한 요소들도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그릴 디자인과 에어로 셔터가 적용됐고 차 밑바닥도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감싸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시승기]쉐보레 스파크EV, ‘소리 없이 강하다’

그리고 이 차의 충전방식은 급속과 완속을 같은 충전 포트에서 지원하는 `타입 1 콤보`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쓰고 있다. 표준 충전 방식을 통해 6~8시간 내에 완전 충전되는 완속 충전을 비롯해 배터리 용량의 80%를 20분 내에 충전할 수 있다. 충전 인프라도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시승기]쉐보레 스파크EV, ‘소리 없이 강하다’

안전도 충분히 신경 썼다. 운전석 및 동반석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은 물론이고 앞 뒤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 등 총 8개의 에어백을 기본 장착했다. 시속 30㎞ 미만으로 천천히 움직일 땐 보행자가 차가 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도록 가상 엔진음을 내는 보행자 경고(Pedestrian Alert) 기능도 탑재했다.

스파크EV는 미스틱 스카이 블루, 삿포로 화이트, 맨하탄 실버, 프라하 블랙, 어반티타늄 그레이 등 총 5종의 컬러로 출시되며, 판매가격은 3990만원이다. 단,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규모에 따라 지역 별로 판매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청라(인천)=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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