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 업체인 BMW그룹의 한국 자동차 부품 구매액이 3년 만에 10배나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기계 부품 중심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전기전자 및 IT 부품으로 구매 대상이 대폭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 LG와 협력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어 국내 자동차 전장 부품 수출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BMW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한국 부품 구매액은 내년 2억5000만유로(약 3568억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1년 2500만유로 선이었던 한국 부품 구매액이 3년 만에 10배나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최근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초청으로 방한한 필립 C 엘러 BMW그룹 수석 부사장(구매 및 아태총괄)은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기전자 부품에서 강점이 있다”며 “내년 한국 부품 구매액은 2억5000만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BMW그룹의 한국 부품 구매액은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올 구매액은 1억3000만유로로 지난해(5000만유로)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내년에도 이 같은 성장세가 계속되는 셈이다. 한국 부품 공급사도 올해 18개사에서 내년에는 23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BMW그룹의 한국 부품 구매 증가는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용 부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올해 양산에 돌입한 BMW의 순수 전기차 `i3`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또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도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이다.
엘러 부사장은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 개발은 향후 BMW의 전기차 발전 방향과 일맥상통한다”며 “차기 모델에도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장 분야에서는 LG와의 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엘러 부사장은 전조등과 차량 내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전장 부품 분야에서 LG전자와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독일 뮌헨 본사에서 열린 LG 기술전시회 이후 양사 협력 및 공급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BMW와 다임러그룹 등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지능형 통신 및 사용자 편의와 관련한 전장 부품 영역에서 한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 부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삼성, LG와의 협력 추세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