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AVN 화면을 쉽게 조작하는 일은 자동차 회사들에 큰 고민거리다. 오작동 가능성 때문에 스마트폰과 같은 수준의 터치 화면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주행 중인 운전자가 먼 거리에 있는 화면을 조작하려 들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시선이 분산되는 등 심각한 안전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센터콘솔에 원격 조작장치를 달아 화면을 제어하도록 했는데, 한 번만 써보면 대단히 불편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사람과 자동차 간 상호작용을 다루는 HMI 관점에서 보면 이야말로 골칫덩이가 아닐 수 없다.
콘티넨탈은 그 답을 `능동형 햅틱 피드백 터치패드`에서 찾고 있다. 이 장치는 말이 어려워 보이지만 뜻은 간단하다. 터치로 조작하는 도중에 손가락이 느낄 수 있는 진동 피드백을 준다는 의미다. AVN 화면에서 커서가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등 특정 메뉴에 닿으면 진동이 인다. 터치패드를 눌러서 메뉴를 실행시켰을 때도 진동으로 알려준다. 터치 방식으로 커서를 조작하기 때문에 특정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조작해야 했던 기계식보다 훨씬 편리할 수밖에 없다. 주행 상황을 고려하면 햅틱 피드백도 장치의 작동 상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가 된다.
햅틱 피드백 터치패드는 기존 방식보다 안전하다는 점이 시뮬레이션 실험에서 입증됐다. 카셀 대학에서 32명의 참가자에게 차선을 변경하면서 AVN 화면을 조작하도록 했는데, 도로로부터 시선이 이탈하는 시간이 전보다 23% 줄었다. 조작 시간도 33%나 감소했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는 대신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그만큼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조작 시간과 시선 이탈 시간을 줄여주는 AVN 화면 조작장치는 안전성과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이점이 있다. 콘티넨탈은 AVN에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같은 다른 기능을 추가한 통합형 HMI에 능동형 햅틱 피드백 터치패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