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똑똑해지고 있다`는 말은 많이 들었을 테지만 `자동차 라이팅 시스템이 똑똑해지고 있다`는 말은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자동차 실내외를 밝히는 데 얼마나 대단한 기술이 필요하랴 싶은 것이다. 하지만 IT와 결합한 자동차 라이팅 시스템은 정말로 똑똑해졌다. 자동차의 다른 시스템과 협력을 통해 막연히 상상해왔던, 혹은 미처 상상도 못했던 기능까지 구현해주는 수준에 도달했다.
BMW 라이팅 시스템은 차의 나머지 시스템과 매우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BMW는 이를 시스템끼리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표현한다. 라이팅 시스템과 연결되는 다른 시스템은 12가지가 넘는다. 차의 보안과 시동을 담당하는 차량접속시스템(CAS), 전원분배를 담당하는 정션박스, 충돌 및 안전 관장 모듈, 조향각 센서가 포함된 스위치 클러스터, 복합 센서, 통합 섀시 통제 모듈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차를 탈 때 매우 단순하게 생각하는 라이팅 기능도 실제로는 이처럼 복잡하게 연결된 시스템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뤄진다. 차를 타기 위해 리모컨키로 차 문을 열었을 때 라이팅 시스템이 작동되는 `웰컴 라이트`가 작동하는 과정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리모컨으로 차 문을 열면 이 신호는 중앙잠금시스템을 시작으로 차량접속시스템-유선 통신망-차실 모듈 등을 거쳐 헤드라이트와 후미등, 사이드 라이트, 실내등, 계기판, 바닥등, 문턱 조명 등이 일정 시간 작동하도록 해준다.
훨씬 복잡하면서도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능도 가능하다. BMW 7시리즈에 적용된 어댑티브 헤드라이트는 도로 회전방향에 맞게 헤드라이트 방향이 조절되는가 하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헤드라이트를 더욱 낮춰주거나 올려주기도 한다. 어두운 길에서 하이빔을 반대 차선 등 도로 상황에 맞게 바꿔주는 것은 기본이다. 이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속력 센서와 종방향 가속 센서, 차고 센서, 플렉스레이 통신망, 통합 섀시 매니지먼트, 중앙통제모듈, 차실 모듈이 동시에 협력을 해야 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