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오버사이즈, 남성은 여성스러운 소재로 이중적 매력 표출
한때 ‘그루밍족’이라는 신조어가 뜨더니 최근엔 ‘젠더리스룩’이 패션 트렌드 용어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루밍족’이 자신을 꾸미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을 일컫는 말이라면 ‘젠더리스룩’은 색채 및 디자인에 대한 성별 고정 관념을 깬 중성적인 패션을 말한다. 화장뿐 아니라 패션에도 이처럼 남녀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젠더리스룩’이 올해 패션업계 대세로 자리잡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달 한 온라인 쇼핑몰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 패션 아이템 중 남성 정장스타일의 테일러드/더블재킷과 로퍼/단화의 전년대비 판매율이 각각 26%, 23% 성장했으며 남성 아이템으로는 반지,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판매율이 15% 증가하는 등 젠더리스룩에 어울리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여성스러운 라인이 없는 ‘오버사이즈 자켓’ 여전히 인기
여성스러운 어깨 라인,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강조한 자켓이 여성성을 표출하기에 제격인 옷이라면 오버사이즈 자켓은 박시한 오버핏으로 매니쉬하면서도 페미닌한 이중적인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젠더리스 스타일의 대표 아이템이다.
체격보다 넉넉한 핏 때문에 과한 느낌이 든다면 블랙, 그레이 색상을 선택해 너무 커 보이지 않으면서 시크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와이드 팬츠와 옥스퍼드화 등의 스타일링으로 남성 수트 느낌의 젠더리스룩을 완성할 수 있으며, 키가 작아 상/하의 오버핏이 부담스럽다면 스키니한 팬츠로 깔끔하게 스타일링 해도 무관하다.
속이 비치는 ‘레이스’ 소재, 남성복 컬렉션 장악
상대적으로 소재, 색상의 선택 폭이 좁았던 남성들이 젠더리스룩 인기에 힘입어 과감한 패션을 시도하고 있다. 남성은 남자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소재 및 색상을 선택하는 것.
특히 여성스러움의 상징이었던 ‘레이스’ 역시 올해 남성복 컬렉션에서 독보적인 인기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들의 남성성 외 부드러운 매력을 표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레이스 셔츠뿐만 아니라 아우터를 활용해 센스 있게 연출할 수 있는데, 데님팬츠 또는 슬렉스 등으로 과한 느낌은 줄이고 이중적인 매력의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다.
스카프 등의 간편 소품으로 젠더리스룩 연출 가능
소재와 디자인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액세서리와 그 밖의 소품을 고를 수 있는 폭 또한 넓어졌다. 도전적인 옷 스타일이 소화하기에 조금 부담스럽다면 가방, 모자, 스카프 등의 소품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그 중 가장 쉽고 간편하게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스카프이다. 패션 피플이 되기 위한 첫 입문 과정이라면 부담스럽지 않고 편한 소품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국내 액세서리 프랜차이즈 1위 기업 NC리테일그룹의 못된고양이(대표 양진호)는 과하지 않은 젠더리스룩을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색상과 깔끔한 디자인의 스카프를 선보였다. 남성들 사이에서 넥타이를 대신해 스카프를 활용한 포인트 스타일링이 인기다. 로맨틱한 인디언 핑크 계열 혹은 도트, 스트라이프 등 패턴이 있는 제품으로 화사함을 연출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매니시 무드의 수트와 함께 파스텔톤의 스카프를 매치하면 남성적 실루엣을 연출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젠더리스룩을 표현할 수 있다. 스카프는 길이, 두께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여 어떤 옷차림에도 자유롭게 매치해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맨투맨에서부터 정장까지 다양한 의상과 매치해 남녀불문 센스 있는 스타일링을 할 수 있어 부담스럽지 않은 젠더리스룩을 연출하는 데 제격이다.
소성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