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택의 車車車] 쉐보레 말리부, 뜨는 이유가 있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16/12/28/cms_temp_article_28090355987730.jpg)
2016년은 국내 자동차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형차 시장에서 현대 쏘나타의 아성이 흔들거리는 틈을 타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가 성공적인 데뷔를 했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신라면을 고르듯 당연히 선택되던 쏘나타는 어느새 자가용 시장에서 2위로 떨어졌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쉐보레 말리부가 있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한 건 아니다. 지난 2011년에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8세대 말리부는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런 판매를 기록했다. 데뷔 초기 파워트레인의 결함이 지적됐고, 좁은 뒷좌석도 선택의 걸림돌이 됐다. 한국GM 측은 언론의 지적을 수용하기보다는 해명하는 데 신경 썼다.
올해 등장한 9세대 모델은 완전히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지난 5월 시승회에서 만난 2.0ℓ 터보 모델은 그동안의 지적사항을 모두 수용한 듯 전혀 다른 차가 돼 있었다.
지난 6월 말에는 1.5ℓ 터보 모델을 추가로 시승했다. 1.5ℓ 가솔린 터보 모델은 국산 중형차는 물론이고 수입 중형차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존재다. 잘 만들면 돋보일 수 있지만 완성도가 어설프면 아예 외면 받을 위험성이 있다.
![[임의택의 車車車] 쉐보레 말리부, 뜨는 이유가 있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16/12/28/cms_temp_article_28090406604214.jpg)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리부 1.5는 잘 만든 수작(秀作)이다. 말리부 2.0 모델에 비해 공차중량이 50~70㎏ 가벼운 1.5 모델은 출발부터 가볍게 치고 나간다. 8세대 말리부 초창기 모델의 굼뜬 반응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최대토크의 구간이 2000~4000rpm으로 2.0 모델의 2000~5000rpm에 비해 살짝 좁지만, 전혀 문제될 건 없다.
현대 쏘나타 1.6 터보와 비교하면 출력이 14마력 낮고 최대토크가 1.5㎏‧m 낮지만, 대신 공차중량이 55~65㎏ 가벼운 덕에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여전히 아쉬운 점은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토글 시프트가 어색하다는 것. 수동 모드로 조작하기 위해서는 기어 레버를 아래쪽으로 옮겨야 하는데, 그럴 경우 운전자의 손이 너무 뒤쪽으로 가게 된다. 이 상태에서 시프트 업은 앞쪽 + 버튼, 시프트 다운은 뒤쪽 -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버튼이 밋밋해 앞뒤 구분이 잘 안 갈뿐더러, 패들시프트가 없어 코너링 중에는 조작이 힘들다. 이 점은 추후 반드시 개선되길 바란다.
![[임의택의 車車車] 쉐보레 말리부, 뜨는 이유가 있다](http://img.etnews.com/news/article/2016/12/28/cms_temp_article_28090425503985.jpg)
도서관보다 조용한 정숙성은 2.0 모델과 마찬가지다. 승차감은 다소 부드러운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8세대 말리부의 묵직함이 없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쉐보레는 묵직한 느낌보다 경쾌한 주행을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보쉬의 랙 타입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은 정확한 조종성과 핸들링에 큰 도움을 준다. 쏘나타의 칼럼 타입 EPS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보이는 부분이다.
말리부는 쉐보레가 근래 만든 차 중 가장 돋보이는 모델이다. 덕분에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GM에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분위기를 다른 제품군에도 이어가야 한다는 것. 르노삼성은 SM6의 상승세를 QM6로 이어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쉐보레도 말리부를 닮은 중형 SUV를 내놓는다면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엔진/미션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