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융 감독의 ‘창 밖의 서울’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법적인 국적과 심리적인 국적,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는 담고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외국에서 사는 교포를 소외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들은 법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라는 점에 대해 영화는 관심을 가진다.
◇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교포
‘창 밖의 서울’은 교포 청년(김홍진 분)이 우리나라에 와서 택시를 타면서 택시 기사(이승철 분)와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교포의 정체성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과 교포의 시선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택시 기사와 교포 청년의 대화를 통해 드러난다.
영화에서는 교포를 ‘다른 나라에 아예 정착하여 그 나라 국민으로 살고 있는 동포’라고 자막으로 알려준다. 교포가 한국에 오면 한국인인지 교포인지는, 법적인 기준 이상으로 심리적인 기준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영화는 알려주고 있다.
외국 특히 일본에 가 있는 교포의 경우, 일본인들에게는 일본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한국인들에게도 한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영화가 던진 질문의 울림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 서울의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진 영화
택시를 타고 움직이면서 창 밖에 보이는 서울의 모습이 영화에서 아름답게 펼쳐진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도로에서 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촬영을 하는 경우 실제로는 많은 제작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상업영화가 아닌 단편영화에서 운전하는 신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
영화의 엔딩크레딧을 보면 한국예술종합학교 필름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으로 나오고, 기사 자격증 제작하고, 택시미터기를 장착한 자동차에서 촬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택시가 아닌 승용차에서 촬영을 해서 도로에서 택시가 운전하는 효과를 냈다는 점은 무척 돋보인다.
한예종 졸업영화제 작품들 중 합성과 CG를 적절히 사용한 작품들이 상업영화 이상의 정밀도를 확보하는 품질을 유지한다는 것은 무척 긍정적이다. ‘창 밖의 서울’이 연결을 비롯한 전체적인 면에서 디테일을 잘 챙겨 제작되면서,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제작에 있어서도 높은 기술력을 보여줬다는 점이 주목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