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인 감독의 ‘오늘의 뉴스’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이 영화에는 크게 두 가지의 오늘의 뉴스가 있다. 라디오를 통해서 연쇄살인의 공포를 전해주는 사회적 뉴스와, 주인공인 안풀잎(류기산 분)이 살인범으로 오해받는 개인적 뉴스이다.
사회 전체에 이슈를 던진 미친 오늘의 뉴스는 각 개개인의 생활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SNS와 개인 미디어의 파급력으로 사회적 이슈는 곧 개인적 이슈로 빠르게 전달되는데, 개인이 평소에 구축한 이미지가 오늘의 뉴스와 조합해 새로운 오늘의 이슈를 만든다는 것을 ‘오늘의 뉴스’는 보여주고 있다.
◇ 평소의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만드는 영화
‘오늘의 뉴스’에서 안풀잎은 선행 한 번 해보려다 살인범으로 오해받는다. 지정된 장소에 버려지지 않은 쓰레기를 옮기다가 살인 및 시체 유기의 누명을 뒤집어쓴 것이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안풀잎의 방이 더러웠을 때 방을 찾은 아줌마(김미영 분)는 더러운 방 안에 숨어 있어서 발견하지 못한 안풀잎을 험담하고 간다. 그렇지만, 방을 깨끗하게 청소한 후에는 아직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대비가 주는 재미를 느끼며 잠시 웃으며 지나갈 수도 있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암시이자 안풀잎 캐릭터를 제대로 알려주는 시간이기에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도 있다.
나에 대한 선입견은 남으로부터 생긴 오해일 수도 있지만, 나의 평소 행동이 자초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평소 생활태도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그 사람이 만든 이미지에 좌우될 수도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인공 이름 안풀잎인 것은 이중적 이미지를 동시에 전달한다. 풀잎이라는 상쾌하고 푸른 느낌과 함께,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답답하고 운 없는 뉘앙스를 전달한다. 공무원(박세정 분), 경찰관(박치선 분) 등 직업을 바탕으로 한 기본적인 캐릭터 설정을 통해 인물의 등장과 함께 사건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 점이 ‘오늘의 뉴스’에서 눈에 띈다.
◇ 화면 비율을 달리한 흑백 영상을 통해 다른 시야를 교차해 보여준다
‘오늘의 뉴스’에서의 흑백 영상은 화면 비율을 다르게 보여줘 CCTV 영상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이런 영상의 차별화는 최근에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된 방법으로, 관객들의 시야와 감정에 대해 명료한 가이드의 역할을 한다.
관객들은 안풀잎에 감정이입해 영화를 보고 있다가,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흑백 CCTV 영상을 통해 안풀잎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한지 다시 깨닫게 되기 때문에, 순간 감정의 흐름이 멈춘 듯하지만 더욱 깊게 몰아쳐가도록 만들기도 한다.
‘오늘의 뉴스’는 확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장편 영화의 일부분으로 활용될 수도 있고, 앞뒤의 설정을 바꿔 색다른 뉘앙스의 작품으로도 만들 수 있다. 관객들도 ‘오늘의 뉴스’의 여운 속에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