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미래 친환경차 트렌드의 한 축을 담당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이후 48V 마일드HEV) 핵심기술 개발에 속속 성공하는 등 관련시장에서의 성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기술을 고도화해 전 세계적으로도 적용 초기 단계인 해당 분야의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48V 마일드HEV에 적용되는 컨버터 통합형 48V 배터리시스템 독자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내년도 양산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기존에 컨버터와 배터리시스템 2개 부품으로 각각 분리 적용해야 했던 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이다. 경량화, 소형화 추세에 맞춰 무게와 부피는 물론 원가절감과 함께 냉각효율도 높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에 더한 부가적인 부품들이 많아 통합을 통한 설계 공간 확보와 무게 절감이 특히 중요하다.
컨버터와 배터리시스템에 필요한 두 제어보드를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의 발열과 전자파 간섭 등 기술적인 난제들이 많아 글로벌 업체들도 해당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극복하고 유럽의 배터리 관련 안전성 규격인 ECE R100(Economic Commission of Europe Regulation100)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안전성도 확보했다.
현대모비스는 컨버터 통합형 배터리시스템 외에도 48V 사양의 구동부품인 인버터 통합형 시동발전기와 MDPS(전동식 조향장치), iMEB(전동식 회생제동장치), 전동식 컴프레서 등 48V 사양에 맞는 전장부품 기술도 개발에 성공해, 현재 지속적인 시험을 통한 성능검증 단계에 있다.
업계에서는 48V 마일드HEV를 기존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차의 중간단계, 혹은 틈새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별도의 구동모터를 두는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48V 마일드HEV는 기존 내연기관차량의 시동발전기를 교체하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만으로 15% 이상의 연비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간단한 동력 보조 역할은 물론, 회생제동과 ISG(Idle Stop & Go) 등의 기능을 통해 개선된 결과다.
48V 마일드 HEV는 큰 출력이 요구되는 몇몇 전장부품에 기존보다 4배 높은 48V 전압을 사용한다. 이렇게 전압을 높이면 차량 내 전선의 굵기와 부피의 획기적인 감소는 물론, 차량 내 각종 전자장치로 전달되는 전기 동력의 효율성 향상도 도모할 수 있다.
현재 48V 마일드HEV는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일부 차량에만 적용되는 등 초기 수준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직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만큼 핵심기술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한다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블루오션 시장인 것이다. 스위스의 투자회사인 UBS는 2025년에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0% 정도가 48V 마일드HEV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안병기 친환경설계실장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단기간에 큰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당사가 이번에 확보한 핵심기술들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서 친환경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