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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연극] ‘후산부, 동구씨’ 세상이 나를 구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공포

발행일 : 2018-06-09 11:53:20

마포문화재단, 공상집단 뚱딴지 주최, 이상범 작, 황이선 연출의 연극 <후산부, 동구씨>가 6월 8일부터 22일까지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공연 중이다. 가상의 공간인 희락탄광의 붕괴 사고를 통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바라본다,
 
과거에는 실제로 탄광 붕괴 사고가 발생했었기 때문에 연극을 보는 내내 실화를 재현한 것 같은 아픔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훌쩍훌쩍 우는 관객도 있고 흐느껴 우는 관객도 있는데, 우리도 그 탄광 안에 들어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가정과 다른 모습의 후산부로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이 오버랩 됐기 때문일 수 있다.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 후산부의 인생, 그러면서도 외치는 “우리는 나라의 동력이다. 우리는 나라의 힘이다.”
 
‘후산부’는 탄광에서 사용했던 용어로 아직 일이 서툴고 미숙한 광부를 일컫는 말이다. ‘선산부’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능숙한 광부의 뒤를 따라가면서 탄광일을 한다는 것을 표현한 용어이다.
 
<후산부, 동구씨>는 탄광 붕괴 사고로 고립된 4명의 광부인 전춘삼(오민석, 김대진 분), 손봉규(박영기 분), 배만복(문병주 분), 김동구(이인석 분)와 광부들의 안위보다는 탄광의 존폐에 집중하는 소장(안영주, 윤광희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후산부, 동구씨>의 등장인물들은 막장에서 일하면서도 “우리는 나라의 동력이다. 우리는 나라의 힘이다.”라고 외치며 애국심을 발휘한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하는데 정말 밑바탕이 된 분들에게 발전과 성장의 보답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후산부, 동구씨>는 국악 라이브 연주로 진행된다. 김태완, 박보현, 강지현, 오윤정이 악사로 등장해 국악기 중 타악기를 연주한다. 등장인물들은 갱도를 파거나 짐을 드는 동작을 마임처럼 표현하는데 이때 국악기의 타악 리듬이 함께 해 관객들이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든다는 점이 흥미롭다.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 어디엔가 갇히는 공포, 아무도 나를 구하러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무서움과 두려움
 
폐쇄공포증(패소공포증)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어디엔가 갇히는 공포, 아무도 나를 구하러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무서움과 두려움은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현실을 직시할수록 더 공포스러운데, 갇혀있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나를 구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간접 경험하면서 기다려야 할까, 스스로 움직여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는 최근 사회적인 재난 상황과 맞물려 감정이입하게 되는 사항인데, 믿음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 정말 믿을 만 해야지 진정으로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떠오른다.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죽음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은 <후산부, 동구씨>를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그렇지만, 누가 동구씨를 비난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거짓말을 해야 하는 죄책감은 동구씨만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구든 그 상황에 놓이면 그렇게 될 수 있다. 살아남은 게 죄는 아닌데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된다.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후산부, 동구씨’ 공연사진.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후산부, 동구씨>는 가슴이 먹먹한 이야기이다. 배우들은 몰입해 감정이입한 채 공연을 하면서 반복해서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실제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유하기 위해 아픔을 자처한 배우들도 치유해야 한다. 관객의 적극적인 반응과 피드백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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