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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쓰리 볼레로’(1) 김보람 안무가 ‘철저하게 처절하게’ 재공연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다

발행일 : 2018-10-14 21:08:14

국립현대무용단 레퍼토리 <쓰리 볼레로(Three Bolero)>가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됐다.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세 명의 안무가가 작품으로 만들었다. 김보람 안무가의 <철저하게 처절하게(Thoroughly Desperately)>, 김설진 안무가의 <볼레로 만들기(Structure - Making Bolero?)>, 김용걸 안무가의 <볼레로(Bolero)>이다.
 
<철저하게 처절하게>는 기존의 음악을 편곡하고 악기의 편성도 여러 가지로 시도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살아있는 작품이다. 일부러 거칠고 투박하게 보이게 만든다는 느낌도 주는데, 안무의 디테일을 보면 소화하기에 쉽지 않은 정교함과 독특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쓰리 볼레로’ 중 ‘철저하게 처절하게’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쓰리 볼레로’ 중 ‘철저하게 처절하게’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살아있는 작품
 
<철저하게 처절하게>는 강다솜, 김보람, 김현호, 박선화, 신재희, 임소정, 장경민, 조준홍, 차규화가 출연했다. 박용빈 편곡/지휘로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소규모 편성으로 연주됐다.
 
‘춤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이럴 수 있다’ 혹은 ‘음악을 춤으로 표현하면 이렇겠다’라는 느낌이 드는데, 박용빈이 춤에 맞춰 편곡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김보람이 음악에 맞춰 춤을 최적화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쓰리 볼레로’ 중 ‘철저하게 처절하게’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쓰리 볼레로’ 중 ‘철저하게 처절하게’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지휘자는 어둠 속에서 지휘를 했는데, 연주자들은 한 곳에 집중돼 있지 않고 지휘자의 양쪽 옆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시각적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의 원활한 호흡은, 그간 많은 연습을 통해 서로 공유하고 소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일부러 거칠고 투박하게 만든 것처럼 보이면서도, 표현하기 쉽지 않은 디테일을 보여준 안무
 
<철저하게 처절하게>는 절도 있는 동작으로 시작한다. 브레이크를 통한 집중은 공연 초반부터 관객의 이목을 집중하게 한다. 처음에는 악기 연주 없이 안무가 펼쳐지는데, 몸을 과격하게 사용하는 안무를 보면 일부러 거칠고 투박하게 보이려고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쓰리 볼레로’ 중 ‘철저하게 처절하게’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쓰리 볼레로’ 중 ‘철저하게 처절하게’ 공연사진. 사진=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표현하기 쉽지 않은 동작들도 많은데 특히 바닥을 이용한 안무에서 도드라진다. 바닥에 기대어 편하게 춤을 춘다기보다는 바닥이라는 벽에 붙어 유연성과 근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한다는 느낌을 준다.
 
무용수들이 대각선의 대형으로 한 줄로 서서 한 명씩 독자적인 춤을 추는 파도타기 연출은 통일성과 개별성을 넘나들었고, 흰색의 의상이 조명색의 변화로 인해 옷의 색깔이 바뀌어 보이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철저하게 처절하게>가 칼군무를 소화하지 않으면서도 멋있게 소화했다는 점은 유럽 뮤지컬의 군무를 보는 느낌을 가지게 만들었다. 칼군무를 틀리지 않으려고 소심하게 춤을 추는 것보다, 자신 있게 안무를 소화하는 것이 얼마나 멋있는지 <철저하게 처절하게>의 군무 파트에서 느낄 수 있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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