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1위로 만족할 김동은(제일제당 레이싱)이 아니었다. 우승할 기회가 보이자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 단 한 번도 자신을 추월하게 허락하지 않는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김동은은 6일 강원도 인제군의 인제스피디움(3.908㎞)에서 열린 2019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4라운드 ASA 6000 클래스 결승(24랩)에서 42분16초815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지난 2016년 6월 출전했던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라운드 경기 이후 37개월(3년 1개월)만에 되찾은 포디움 정상이었다. 김동은은 트로피를 하늘로 치켜들며 기쁜 순간을 즐겼다.
예선 1위로 폴 포지션을 차지해 유리한 입장이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변수가 많은 나이트레이스인 만큼 작은 실수 하나, 불의의 사고 한 건이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시작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터지면서 불안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8랩째 노동기(헌터퍼플모터스포트)의 차량이 트랙 위에 멈춰서면서 SC(세이프티카) 상황이 됐다.
후미의 경쟁자들이 김동은의 뒤에 바짝 따라붙어 경기가 재개되는 순간 치고 나갈 기회를 노렸다. 10랩 마지막 코너에서 SC상황이 해제되면서 레이스가 다시 시작된 뒤 정회원(서한 GP)의 거센 도전이 시작됐다. 이데 유지(엑스타 레이싱)가 정회원을 압박하는 사이 김동은은 거리를 벌리며 1위 자리를 잘 지켜냈다.
이데 유지가 정회원을 추월해 2위 자리를 빼앗는 사이 서주원(제일제당 레이싱)까지 자리싸움에 가세하며 정회원을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결국 이데 유지가 2위(42분18초677), 서주원이 3위(42분23초664)를 차지하며 레이스를 마쳤다.
팀의 두 드라이버 김동은과 서주원이 각각 1, 3위를 차지하자 김의수 제일제당 레이싱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했다. 김 감독은 “오랜 시간의 고생과 노력이 이제 결실을 맺은 것 같다. 드라이버뿐 아니라 팀의 모든 이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동은은 “언제 우승을 했었는지 기억이 없다”며 “팀의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로 뭉쳐 좋은 결과를 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GT 1 클래스 결승(18랩)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했지만 폴 포지션을 지키며 사고 여파에 휘말리지 않았던 조선희(비트알앤디)가 33분01초079의 기록으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꾸준하게 조선희를 추격했던 최광빈(원레이싱)이 33분02초136으로 2위에 올랐다. 핸디캡 웨이트가 110㎏에 달하는 와중에도 정경훈(SK ZIC 비트알앤디)이 33분05초713으로 3위를 차지했다. GT 2 클래스 결승(18랩)에서도 ‘폴 투 윈’이 나왔다. 김성훈(라핀레이싱팀)은 34분40초359를 기록, 2위 박희찬(다가스)과 1랩의 격차를 벌리며 승리했다.
BMW M 클래스 결승(12랩)은 김효겸(EZ드라이빙)의 차지였다. 22분45초527을 기록한 그는 2위 권형진(카이즈유 탐앤탐스. 22분45초962)에 0.435초, 간발이 차로 앞서며 지난 1라운드 우승 이후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3위는 신윤재(슈퍼드리프트. 22분50초739)가 차지했다.
타임 어택 방식으로 치러진 MINI 챌린지 코리아 결승에서는 조한철이 2분04초451을 기록해 쿠퍼JCW 클래스 우승자가 됐다. 쿠퍼S 클래스에서는 김현이가 2분06초230을 기록해 우승했고, 쿠퍼 레이디 클래스에서는 이하윤이 2분11초479를 기록하며 시즌 2승을 챙겼다. 레디컬 컵 아시아 프로 클래스(10랩)에서는 손인영(디에이모터스)이 16분51초585를 기록하며 한민관(유로모터스포츠. 16분52초040)을 0.455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에이스 클래스에서는 이율(유로모터스포츠)이 17분15초425로 김돈영(유로모터스포츠. 17분16초640)에 1.215초 앞서며 승리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