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과 겨울에는 장거리 여행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 나라를 깊고 여유 있게 돌아보는 1개국 일주 여행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4분기 여행 예약 데이터(출발 기준)를 토대로 분석한 '4분기 해외여행 트렌드 및 인기 여행지'를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올 4분기 여행 트렌드는 크게 장거리 여행 수요 증가와 1개국 일주 여행 선호 등으로 요약된다.
여행지 선호도는 1위 일본(15.0%)에 이어 베트남(13.2%), 중국(12.3%), 서유럽(10.1%), 태국(8.5%)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중해, 동유럽, 남유럽, 대만, 필리핀이 각각 6~10위를 차지했다.
가장 큰 특징으로 그동안 일본과 베트남으로 양분됐던 해외여행 수요가 장거리 여행지로 분산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서유럽(4위)을 비롯해 지중해(6위), 동유럽(7위), 남유럽(8위) 등 주요 장거리 여행지가 모두 10위권에 진입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그 결과 4분기 전체 예약에서 장거리 여행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0%p 늘어난 28%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지역의 인기가 지속된 데다, 엔저와 맞물려 일본 여행 열풍이 불면서 수요 급증으로 장거리 여행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다.
올 4분기 장거리 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항공권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유럽 여행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10월 초 징검다리 연휴는 물론, 연말 남은 연차를 모두 소진해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슬란드와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주요 여행지가 소개되면서 시청자들의 여행 욕구를 자극한 것도 장거리 여행 예약률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여행지 중에서는 수요가 가장 많은 서유럽과 더불어 지난해 순위권 밖이었던 동유럽의 약진이 돋보인다. 서유럽은 파리올림픽이 열리던 기간과 추석 연휴에 치솟았던 항공권과 호텔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요가 지속해서 느는 추세다.
동유럽의 경우 겨울철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여행이지는 유럽 최고의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꼽히는 부다페스트를 비롯해 프라하, 비엔나 등 동유럽 주요 도시에서의 자유 일정이 포함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가지에서 진행되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면서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가득 느낄 수 있다.
한 나라를 깊고 여유 있게 돌아보는 일주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다.
튀르키예와 스페인, 이탈리아, 호주를 중심으로 일주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여행지는 대도시부터 소도시까지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1개국 여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중해와 남유럽이 각각 6위와 8위를 차지한 것도 뤼르키예와 스페인 일주 상품 예약 비중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주 패키지는 대도시부터 소도시까지 한 나라를 집중적으로 여행하면서 역사와 문화, 음식, 자연 등을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다. 국경을 넘지 않는 만큼,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장점이다.
특히, 소도시는 대도시에 비해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대중교통 이용을 통한 여행이 쉽지 않은데, 일주 상품을 통해 소도시를 구석구석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랜드마크 관광과 쇼핑이 중심이던 해외여행의 목적이 여행객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세분화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특정 여행지를 깊이 있게 둘러보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중국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중국은 지난해보다 5.3%p 늘어난 12.3%를 기록했다. 중장년층 사이에서 높은 선호도를 자랑하는 장가계와 함께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 상해, 청도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여행이지 관계자는 “올림픽이 끝난 이후 서유럽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길 수 있는 동유럽과 일주 여행에 특화된 지중해, 남유럽 예약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과 호주를 중심으로 장거리 여행에 대한 관심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sllep@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