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닛산은 풀 모델 체인지 된 스포츠카 ‘페어레이디 Z(Fairlady Z)’의 일본 시판에 들어갔다. 페어레이디Z는 2008년 가을 LA모터쇼에서 공개된 ‘370Z’의 일본 내수용 모델로, 1969년 처음 데뷔해 40년간 170만대가 팔린 인기 스포츠카의 최신판이다. 특히 2002년에 부활한 선대 모델은 지난 6년 동안 24만 5천대(내수 3만 7천대)의 판매기록을 남기고 퇴역하게 되었다.
신형 페어레이디Z(이하 ‘370Z’)는 초대 모델로부터 이어받은 “Z-ness”(Z다움)-고성능, 디자인, 고가치를 기본으로 새로운 성능과 새로운 디자인에서 비롯된 “Newness”를 부가해 성능과 질감의 비약적 진화를 꾀했다. 특징으로는 짧아진 휠베이스와 경량화, VQ37VHR 엔진,세계최초인 다운시프트 회전수 매칭 6단 수동변속기, 새로운 7단 자동변속기의 적용 등을 꼽을 수 있다. 370Z는 이를 통해 세계 일류 수준의 운동성능을 실현하고자 했다.
기존 350Z 대비 370Z의 크기는 길이가 4,315mm에서 4,250mm로 65mm 짧아졌고 휠베이스도 2,550mm로 350Z보다 100mm가 줄어들었다. 닛산은 2세대 FM(프론트 미드십)플랫폼에서 뒷바퀴를 전진시킨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차폭은 1,850mm 로 33mm가 늘어났고 후륜 윤거 역시 56mm 확대되었다. 높이는 7.6mm로 살짝 낮아졌다. 엔진은 15mm, 운전자 힙 포인트는 7mm 낮아졌다. 컴팩트해진 차체의 디자인과 Z 배지는 초대 모델의 이미지를 투영시킨 것. 닛산은 초대 Z와 최근작의 장점만을 모아 순도 110%의 새로운 Z를 창조했다고 강조한다. 370Z의 리어 쿼터 윈도우(측면 뒷부분 작은 창)는 1969년의 오리지널 Z(닷선 240Z)로부터 곧장 이어받은 것이지만, 곧추선 A필러나 지붕 선은 최신 GT-R과 닮았다. 길다란 앞부분과 캐노피 스타일의 운전석 유리부분, 근육질의 휀더, 수직형 도어 손잡이 등은 350Z에서 이어받은 것. 특히 극단적으로 짧아진 데크와 강조된 후륜 아치가 돋보인다.
전후방 램프는 이전의 Z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메랑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먼저 데뷔한 닛산의 신형 맥시마와 닮은 부분이다. 헤드램프는 바이제논이 기본(미국기준)이고 측면 깜빡이(사이드 리피터)는 Z의 엠블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짧아진 차체와 늘어난 폭에도 불구하고 공기저항계수는 0.30 (스포츠팩 적용시 0.29)으로 350Z와 동일하며, 후방 스포일러 장착 시 앞뒤 리프트가 ‘0’로 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닛산은 단축된 휠베이스로 인한 공기역학성능상의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 각기 다른 200개 이상의 쿼터패널을 만들어 풍동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사양의 경우 일곱가지 차체 색상이 적용되며 앞뒤 스포일러는 스포츠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
차체(화이트 바디)만의 무게로 따지면 370Z가 350Z보다 가볍다. 크기가 컴팩트해진 데다 경량소재의 적용 폭을 늘린 덕분이다. 370Z는 후드와 도어, 해치게이트를 모두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알루미늄 후드는 350Z에도 쓰였지만 스틸로 보강된 형태였다.) 가볍지만 무르지는 않아서, 앞부분 비틀림 강성은 30%, 뒷부분 비틀림 강성은 22%가 향상되었다. 트렁크를 가로질렀던 스트럿 바를 치운 대신 공간잠식이 적은 보강재를 추가했고 차체 아래로는 V형상의 바를 붙여 횡방향 휨을 줄였다. 견고해진 차체는 핸들링 성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 370Z는 연료탱크에서 6.3kg, 배기에서 1.6kg, 앞뒤의 19인치 휠에석 각각 3.2kg과 2.7kg을 줄이는 등 총 108kg의 감량을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사양 350Z의 Enthusiast트림과 비교해보면 43kg만 가벼워졌다. 방음재와 안전사양 확대, 고급화된 실내 소재의 적용 때문이다. 라디에이터 하우징은 카본 파이버로 만들었고 카본 파이버 드라이브 샤프트는 길이가 짧아져 회전 질량이 줄었다.
엔진은 350Z의 3.5리터 V6로부터 배기량이 확대된 3.7리터 ‘VQ37VHR’로, ‘VVEL(Variable Valve Event and Lift )이 적용되는 등 부품의 35%가 새로워졌다. 350Z는 6,800rpm에서 306마력을, 4,800rpm에서 37.2kgm를 냈지만 370Z는 7,000rpm에서 332마력을, 5,200rpm에서 37.9kgm를 발휘한다. VVEL의 적용과 함께 연비는 오히려 좋아졌고, 배압을 줄인 듀얼 배기 시스템 덕분에 더욱 스포티한 배기음을 갖게 되었다. 시동조작은 닛산의 인텔리전트 키와 버튼식 시동장치를 이용한다.
새 6단 수동변속기에 적용된 ‘싱크로-레브 매치(SynchroRev Match)’는 세계 최초의 것으로, 일반 수동변속기 차량에서 일부(!) 운전자들이 구사하던 힐앤토 기술을 시스템이 완벽하게 대행해준다. 클러치와 브레이크, 변속 조작은 운전자의 몫이지만 변속된 기어에 맞는 회전수는 시스템이 슬로틀 조절을 통해 적절하게 맞춰줌으로써 다운시프트, 혹은 업시프트 시의 변속충격을 줄여준다. 운전자는 발목을 꺾을 필요 없이 조향과 제동에만 집중할 수 있고 차량은 부드럽고 균형 잡힌 주행을 이어나갈 수 있다. 미국사양의 경우 이 기능은 스포츠 패키지에 포함된 옵션. 차량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면 변속레버 옆의 버튼으로 꺼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진동과 소음 감소, 손잡이의 각도와 디자인 변경 등을 통해 수동변속기의 기본적인 조작감 역시 향상되었다.
새로 적용된 7단 자동변속기는 역시 변속시의 회전수를 맞춰주는 ‘다운시프트 레브 매칭’과 운전자 취향을 반영해주는 ‘어댑티브 시프트 컨트롤’, 스티어링 휠 변속패들을 갖추고 있다. 수동모드에서의 변속 속도는 0.5초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토크컨버터의 록업 로직을 개선해 수동변속기처럼 직결된 느낌이 강화되었다. 넓은 기어비는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는 부분. 미국기준 예상연비는 도심 7.4km/L, 고속 10.7km/L로 수동과 자동이 같으며, 2008년형 350Z 수동모델에 비해서는 각각 0.4km/L와 0.8km/L가 향상된 것이다. 서스펜션은 무게를 줄이고 강도를 높였으며 캠버 변화와 측방이동을 개선했다. 앞쪽은 더블위시본 타입으로 바뀌면서 단조 알루미늄 암과 경량 알루미늄 합금 서브프레임이 적용되었으며 가벼워진 스태빌라이저는 레버비가 35% 향상되었다. 4링크 후륜 서스펜션 역시 단단하고 가벼워졌으며 서브 프레임은 용접이 없는 하나의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쇽 마찰을 줄인 새로운 “하이 리스폰스” 쇽업소버의 적용으로 승차감이 향상되었다.
기본 휠타이어는 전륜 18x8.0인치/후륜 18x9.0인치 5스포크 경량 휠과 225/50R18, P245/45R18 요꼬하마 ‘어드반 스포츠’ 타이어의 조합이며, 스포츠 패키지에는 RAYS의 19인치 단조 휠과 P245/40R19, P275/35R19 사이즈 브리지스톤 포텐자 RE050A 타이어가 끼워진다. 스포츠 팩에는 VLSD (Viscous Limited Slip Differential)도 달린다. 브레이크는 4륜 V디스크로, 조작감과 NVH성능을 향상시켰고 스포츠 팩에는 스포츠 브레이크가 적용돼 전륜 14인치 4피스톤, 후륜 13.8인치 2피스톤 알루미늄 캘리퍼가 장착된다. (기본은 12.6인치/12.1인치)
실내는 운전자와 차량의 일체화를 목표로 스포츠카에 걸 맞는 기능성과 높은 질감의 양립을 도모했다. 2인승 레이아웃은 좌우를 센터콘솔로 완전히 나누었고 뒷부분에는 적재공간을 두었다. 계기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컬럼 위에 자리하고 있다. 타코미터가 15% 커지는 등 사이즈를 키우고 각도를 조절해 가독성을 높였다. 대시보드의 3연 게이지는 오일온도계, 전압계, 시계로 구성된다. 3스포크 스티어링휠도 완전히 새로 디자인되었는데, ‘야구 스타일’ 스티칭을 적용하고 엄지부분의 그립과 손바닥 부분을 개선해 장거리 운전시 파지감을 향상시켰다. 센터페시아는 최신 닛산 모델들처럼 인피니티와의 경계가 사라진 느낌이다. 운전석 시트는 허벅지 부분 쿠션을 파내 페달 조작 시 걸리적 거리지 않게 했고 코너링 지지력이 높은 프레임을 채용했다. 무릎패드와 도어트림 역시 코너링시 몸을 지탱하는데 도움을 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350Z에 비해서는 착좌위치가 7mm 낮아졌다. 가속 페달은 바닥고정식(오르간식)으로 바뀌었고 브레이크 페달에는 가변 비율 디자인이 적용돼 더 직접적인 조작감을 준다.
미국사양의 경우 수동조절 직물 시트가 기본이고, ‘투어링’ 트림에는 열선 기능이 있는 4웨이 전동시트가 스웨이드/가죽 혼합마감으로 적용된다. 내장색상은 검정색 직물이 기본. 투어링에는 회색, 검정, 감나무색 가죽이 적용된다. 대시보드에는 결국 잠금식 글로브박스가 채용되었다. (350Z에는 글로브박스가 없었다.) 도어와 센터콘솔에 총 4개의 컵홀더를 마련했고 좌석 뒤의 적재공간은 선반처럼서류가방 따위를 올려놓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투어링 모델에는 커버가 기본으로 달린다. 트렁크를 가로질렀던 커다란 스트럿바가 사라져 적재공간은 비로소(그나마) 쓸모 있게 되었다.
오디오는 4스피커+AUX가 기본이고 투어링 모델을 선택해야 6CD체인져와 MP3, 블루투스 핸즈프리가 지원되는 보스 오디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경우 스피커는 듀얼 서브우퍼를 포함해 8개로 늘어난다. 패키지 옵션인 내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하드 저장 방식이며 9.3기가 뮤직박스와 아이팟 인터페이스를 동반한다. 일본 시판 가격은 6단 수동 모델이 362만 2500엔~ 버전ST의 7AT 모델이 446만 2500엔 (약 5,624~6,929만원). 미국 시판은 1월부터이고 기본가격은 3만 달러 (약 4,130만원) 부근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로드스터 버전은 2010년형으로 추가된다. 민병권 @ RPM9 [ http://www.rpm9.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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