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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준중형 전쟁의 도화선, 르노삼성 뉴 SM3 해남 시승기

발행일 : 2009-06-22 16:52:57

뉴 SM3는 중형차에 육박하는 차체 사이즈와 넓은 실내 공간에 동급 최초의 고급 편의 사양이 가득하다. 닛산에서 가져온 신형 1.6 엔진과 성능이 대폭 개선된 X트로닉 변속기는 여유 있는 주행과 뛰어난 연비를 선보인다. 안락한 승차감과 조용한 실내도 호응을 얻을 만하다. 또다시 럭셔리 준중형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글,사진 /박기돈 (www.rpm9.com 편집장)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2세대 SM3가 오는 7월 데뷔에 앞서 기자단을 먼저 만났다.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광주 공항으로 날아갔다. 보통 시승행사는 제주도나 동해안 쪽에서 많이 치러 졌었는데, 그 동안 제주도를 비롯해, 경주, 남해, 양양 등 전국을 차례로 돌며 시승행사를 가져온 르노 삼성이 새로운 SM3 시승을 위해 선택한 장소는 바로 전라남도 영암과 해남 땅끝마을을 오가는 코스였다. 광주공항에서 내린 기자단은 다시 버스를 타고 영암에 위치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호텔로 들어가는 좌측에 꽤나 넓은 공사 현장이 내려다 보였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호텔 쪽 직원에게 물어 봤더니 바로 새로 건설중인 F1 경주장이란다. 토목 공사가 완료되고 건축 공사에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멀리서 바라보기에는 아직 건물의 형체는 보이지 않았지만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바라 보았다.

뉴 SM3는 지난 2002년 9월 닛산 블루버드 실피를 베이스로 개발한 최초의 SM3와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2세대 SM3다. 이번에는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에서 개발한 C플랫폼을 바탕으로 르노와 르노삼성이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닛산에서 파워 트레인을 들여 오는 등, 르노삼성이 큰 비중을 가지고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모델이라 할 만하다.

뉴 SM3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인해 국내 준중형차 시장이 중형차 시장을 앞서고 있는 데다, 과거 한 때 준중형차 점유율 2위를 점했었던 SM3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르노삼성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 개발한 결과, 중형 세단이 부럽지 않을 만큼의 크기와 편의 장비를 갖춘 고급스러운 준중형 세단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우선 크기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전장×전폭×전고가 4,620×1,810×1,480mm, 휠 베이스가 2,700mm로 1세대 SM3의 4,510×1,705×1,440mm, 휠 베이스 2,535mm에 비해 상당히 커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휠베이스가 16.5cm나 늘어나 그 동안 많이 제기되었던 좁은 실내에 대한 불만을 충분히 잠재울 만하다. 경쟁 모델인 아반떼는 4,505×1,775×1,480mm, 휠베이스 2,650mm이며, 출시와 함께 동급 최대 사이즈를 자랑했던 라세티 프리미어가 4,600×1,790×1,475mm에 휠베이스 2,685mm이므로 이제는 뉴 SM3가 동급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게 되었다. 휠베이스 2,700mm는 중형세단인 토스카 2,700mm, 쏘나타 트랜스폼 2,730mm, SM5 뉴 임프레션 2,775mm, 로체 이노베이션 2,720mm와도 비교될 정도다. 이 정도라면 뉴 SM3 출시를 기해 국산 준중형 및 중형차의 사이즈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르노와 르노삼성이 함께 담당했지만 르노 출신 디자이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되었다고 한다. 최근 주를 이루고 있었던 직선 위주의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전체적으로 곡선이 주를 이룬 디자인이어서 당장은 낯선 느낌이지만 이전 SM3의 윤곽을 어느 정도 떠올릴 수 있을 것도 같다. 르노삼성 측에서는 유려한 역동성과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강조한 디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앞이 낮고 뒤가 살짝 높아 역동성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직선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앞 모습에서 부드러움과 우아함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보닛 위에는 두 줄의 캐릭터 라인이 자리하고 있어 비스듬히 옆에서 바라 보았을 때 보닛 위의 면이 다소 복잡해 보인다. 헤드램프는 딱히 무엇을 닮았다고 하기 힘들만큼 독특한 모습이긴 한데 좀 더 화려했으면 좋았겠다는 바람이다. 범퍼 아래 공기 흡입구 좌우 안개등은 크롬을 둘러 강조했다.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사이드 미러는 유일하게 르노 메간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흔적이다. 지붕에서 C필러로 내려오는 라인 역시 곡선이 강조된 것은 물론 최근 트랜드를 반영해 쿠페 형상에 가깝게 처리했다. 특히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트렁크 쪽으로 가면서 살짝 올라가 트렁크 리드에서 스포일러를 이루는 것도 매력적이다. 리어 램프는 헤드램프에 비해 좀 더 선명한 인상을 하고 있어 오히려 더 멋지다. 알루미늄 휠은 트림에 따라 15, 16, 17인치 휠이 적용된다. 시승차에는 17인치 알루미늄 휠과 205/50R 17 타이어가 장착되었다.

뉴 SM3에 적용된 스마트키 시스템은 도어를 잠글 땐 도어 핸들의 버튼을 눌러서 잠그고, 열 때는 도어 핸들에 손만 대면 열리는 방식이다. 도어를 잠그면 사이드 미러도 자동으로 접혀 편리할 뿐 아니라 멀리서도 사이드 미러의 접힘 상태를 보고 도어 잠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엔진 스타트/스톱 시스템은 현대, 기아 쪽 시스템과는 차이가 난다. 여러 번 지적한 적이 있는데, 현대 기아 쪽의 스마트 키 시스템에서는 시동을 끌 경우 차량 전체의 전기 시스템이 모두 꺼지는 방식이다. 따라서 음악을 듣고 있거나 TV를 시청하고 있는 중에 시동을 끄면 음악과 화면도 함께 꺼져 버려 불편했었다. 하지만 뉴 SM3에 장착된 시스템에서는 시동을 꺼도 전기 시스템이 그대로 살아 있어 음악이 함께 꺼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차에서 내리기 위해 도어를 열 때 전원이 차단된다. 시스템을 유럽쪽에서 공급 받는 때문이다. 반면 엔진 스타트/스톱 버튼이 센터 페시아 하단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한가지 더 지적하자면 인테리어에서 나름 핵심이 되는 부분인 만큼 버튼이나 그 주변에 크롬이나 알루미늄을 사용해 좀 더 화려하게 꾸몄으면 좋겠다.

뉴 SM3 실내

르노 메간 실내

실내는 르노 메간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스티어링 휠도 엠블렘을 제외하면 똑 같고 센터 페시아와 기어 레버도 똑 같다. 반면 미래적이고 화려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메간의 계기판은 그대로 옮겨 오지 않고 전통적인 방식의 계기판으로 교체돼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계기판이 뒤로 많이 누워 있는 형상도 다소 어색하다.

데시보드를 상하로 가르는 알루미늄 느낌의 패널은 인피니티가 선보인 한지 느낌과 닮았는데 색이 짙고 표면 무늬가 독특하다. 좌우 대칭인 대시보드 중앙에는 고정식 모니터의 네비게이션이 위치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아이나비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 사용자 편의성과 뛰어난 해상도 등으로 호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모니터는 7인치에 해상도 800×480픽셀이다. DMB와 동영상 재생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도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4기가 바이트짜리 SD카드가 기본 장착된다.

스티어링 휠은 손으로 잡는 부분에 굴곡을 더해 스포티한 느낌이 좋다. 수동으로 틸팅과 텔레스코픽 조절이 가능하며, 칼럼 우측에는 오디오 리모컨이 마련되어 있는데 스티어링 휠에 가려 눈으로 보이지 않아 처음엔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센터 페시아에는 동일한 패턴으로 좌우 분리형 전자동 에어컨과 오디오 패널이 상하로 위치한다. 준중형에 좌우 분리형 에어컨이 장착된 것은 처음인데, 뒷좌석에도 동급 최초로 에어 밴트를 더했다. 넓어진 뒷 좌석 공간에 에어 밴트까지 더해져 준중형에서도 충분히 여유로운 뒷좌석을 확보하게 되었다.

오디오는 기본형 대신 70만원으로 보스 오디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시승차에도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어서 뛰어난 음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장 엠프와 서브 우퍼, 그리고 9개의 보스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어 사운드면에서는 준중형에서 누릴 수 있는 극한의 호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카오디오 매니아라면 반드시 선택할 것을 추천하고 싶지만, 1,700만원대의 ‘LE Plus’와 1,800만원대의 ‘RE’ 트림에서만 선택이 가능해 아쉬움이 남는다.

시트는 사이즈나 디자인에서 무난한 편인데, 최고급 RE 트림에는 운전석 파워 시트와 6:4로 분할되어 더블폴딩되는 뒷좌석이 더해진다. 더블 폴딩은 시트 방석을 먼저 세우고 등받이를 눕히는 방식인데, 방석을 들어 올리는 손잡이가 없는 점은 불편하고, 뒷좌석 헤드레스트를 분리하지 않고도 폴딩이 가능한 점은 편리하다.

뉴 SM3에는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에서 가져온 H4M 엔진이 얹히는데, 배기량은 1,598cc이며, 직렬 4기통 DOHC에 가변 흡기밸브 타이밍 시스템인 CVTC와 전자 제어 쓰로틀 ETC가 더해져, 최고출력 112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15.9kg.m/4,400rpm을 발휘한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114마력과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쏘울, i30, 포르테의 124마력에는 12마력이나 낮은 수치여서 실제 주행에서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변속기는 CVT인 X트로닉을 기본으로 하며 낮은 가격대의 3가지 트림에서는 수동 5단을 마이너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무단 변속기는 변속 충격이 거의 없고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지만 수년 전 잠시 유행하다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국내에서는 모습을 감추었었다. 하지만 최근 CVT의 기술 개발이 많이 이루어져, 뛰어난 연비뿐 아니라 자동 변속기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하게 되면서 외국에서는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뉴 SM3에 장착된 X트로닉 변속기는 수동모드에서 회전수 보정 기능이 있는 6단 변속 시스템이 더해져 자동 변속기 못지않은 다이나믹한 주행이 가능해졌다. 주행 중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경우 레이싱에서 힐앤토를 사용한 것처럼 자동으로 회전수를 높여서 변속해 주므로 매끄럽고 강력하게 가속을 해 나갈 수 있다. 반면 1.6리터 급 엔진 토크에 최적화된 시스템이어서 그런지 각 단에서의 회전수 차이가 약 1천 rpm 내외로 크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이 점은 각 단에서의 변속 포인트에서도 드러나는데, 60, 85, 110, 145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진다. 1단이 60km/h를 커버하는 반면 2단 이상에서는 그 폭이 급격이 좁아지는 CVT의 특성이 잘 나타난다. 물론 자동모드일 경우에는 이와 다르다. 출발과 함께 엑셀을 끝까지 밟으면 회전수가 레드존인 6천 rpm가까이 상승하면서 가속을 하고 그 이후에는 회전수를 유지하면서 속도만 계속 상승한다. 시승 구간에는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도로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최고속도까지 가속해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평지에서 170km/h를 살짝 웃도는 수준까지 가속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출력의 엔진과 CVT의 조합으로 인해 달리기 성능에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최고속이나 가속력에서 동급 모델들에 비해 부족함이 없는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앞서 언급한 수동 모드에서는 동급에서 가장 높은 6단이 적용되며 회전수 보정기능까지 있어 매력적인 달리기가 가능해 오히려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100km/h로 정속 주행할 경우 회전수는 2,300rpm이며 킥 다운을 하면 레드존인 6,000rpm까지 치 솟는데, 회전 상승에서 크게 무리는 없지만 현대 쪽 엔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소 거친 편이다. 엔진 사운드도 썩 매끄럽지는 않다. 하지만 140km/h를 넘는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이나 노면소음은 아주 잘 차단되어 있고, 가속 시 다소 거친 엔진음도 가속 페달을 살짝 떼서 속도를 유지해 주면 금새 조용해져 동급에서 가장 조용한 실내를 자랑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모습으로 보여 질 듯하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토션 빔 엑슬 방식인데, 이전 SM3나 윗급 SM5에 비해서는 비교적 탄탄해졌다고 보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부드러운 설정이다.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승차감이 좋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과속 방지턱을 넘을 경우 충격을 흡수하고 자세를 잡는 능력이 기대 이상으로 탁월하다.

뉴 SM3는 파워 트레인 측면에서 차의 성격에 잘 맞는 설정을 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외출, 혹은 출퇴근 시의 일상적인 주행을 감안했을 때 스포티한 주행보다는 여유롭고 편안한 주행에 더 적합하며, 뛰어난 연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반면 인테리어의 질감이 상대적으로 고급스럽지 않고, 센터 페시아 등의 스위치 버튼이 작고 시인성이 떨어지는 부분 등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급 최대의 크기로 인한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고급 편의 장비를 더해 중형차가 부럽지 않은 상품성을 갖추었다. 이로써 국내 준중형차 시장은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전통적인 세단 뿐 아니라,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i30, 쏘울 등의 해치백, 새롭게 등장한 포르테 쿱 같은 쿠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에서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그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을 즐길 수 있겠다.

▶ [rpm9] 르노삼성 뉴SM3 시승사진 갤러리RPM9 [ http://www.rpm9.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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