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제네바 모터쇼에서 아우디는 예상치 못했던 컨셉트를 선보였다. 바로 A1 e-트론 컨셉트이다. A1과 e-트론은 익숙하지만 둘의 조합은 익숙치 않다. 거기다 내연기관으로 로터리 엔진을 추가한 것은 다분히 실험적인 접근이다. 아우디는 얼마 전 전기차를 위한 e-트론 디비전을 런칭하기도 했다. e-트론 디비전에는 100명의 전문 인력이 배치되며 첫 모델은 2012년에 나온다.
지난 2번의 e-트론은 완벽한 전기차였다. 하지만 A1 e-트론은 100% 전기차는 아니다. 내연기관이 보조의 역할에 그치는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이다. 즉, 시보레 볼트처럼 내연기관이 배터리의 충전에만 쓰이는 방식이다. 내연기관은 반켈 로터리 엔진이다.
알려진 것처럼 로터리 엔진은 왕복 운동 방식의 엔진 보다 작고 가볍다. 이것이 로터리를 택한 가장 큰 이유이다. A1의 작은 차체에 얹기 위해 컴팩트한 로터리 엔진을 채용한 것이다. 로터리 엔진은 A1의 리어 액슬에 쉽게 탑재가 가능하고 자체 중량도 69kg에 불과하다. 로터리 엔진의 배기량은 254cc(1로터)이며 회전수는 5천 rpm에 그친다. 로터리는 흔히 마쓰다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원조는 NSU이고 아우디의 전신이었던 아우토우니온의 자회사였다.
리튬-이온 배터리 팩도 리어 액슬에 얹힌다. 배터리를 낮게 배치해 무게 중심도 낮췄다는 아우디의 설명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팩은 완전 충전 시 48km의 거리를 갈 수 있다. 즉, 48km 내에서는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이다. 이 이상의 거리에서는 로터리 엔진이 배터리를 충전한다.
로터리 엔진이 배터리 충전을 시작하면 항속 거리는 209km가 더 늘어난다. 공인 연비는 미국 기준으로 199.7km/L에 달하고 CO2 배출량은 45g/km에 불과하다. 전기 모터의 출력은 71마력, 최대 피크 파워는 102마력이다.
다른 e-트론 컨셉트의 배터리 팩 무게는 500kg에 가까웠다. 순수하게 배터리의 힘만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충전이 가능한 A1 e-트론은 배터리 팩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배터리 팩의 무게는 149kg에 불과하다. 차체 중량도 1,190kg으로 A1의 가벼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0→100km/h 가속 시간은 10초 내외로 일반 주행에서는 충분한 성능이지만 최고 속도는 130km/h에 그친다. 전기 모터는 앞바퀴만을 굴린다.
실내는 A1과 큰 차이는 없지만 효율적인 GPS 시스템이 더해진다.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하면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는 길안내가 제공되고 가장 가까운 곳의 충전 포인트도 확인할 수 있다. 전기 모터와 조합되는 1단 변속기는 간단하게 ‘드라이브’와 ‘리버스’, 뉴트럴‘ 모드만 내장된다.
외관은 e-트론 전용 색상인 아쿠아 민트 펄 이펙트가 적용됐으며 각 필러는 하이 글로스 스틸 다크라는 차별화 된다. 알로이 휠은 18인치가 기본이며 터빈을 연상시키는 20스포크 디자인이 하이 테크를 상징한다. 프런트 펜더에는 ‘e-트론’ 로고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