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포뮬러 원 시즌이 시작됐다. 무릇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룰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달라지는 룰을 미리 알고 있어야 더욱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포뮬러 원도 마찬가지다. 2010년 시즌에 달라지는 규정을 살펴보자.
경기 중 재급유 금지
올해 달라지는 규정 중 가장 주목할 것은 경기 중 재급유가 금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번개처럼 이뤄지는 급유 장면을 올 시즌에는 볼 수 없게 된다. 경기 중 피트에서는 오직 타이어 교체만이 가능하다. 경기 중 재급유가 금지되는 것은 1993년 호주 GP 이후 처음이다.
재급유가 금지됨에 따라 머신의 연료 탱크도 크게 늘어난다. 기존 F1 머신의 연료 탱크는 80리터 내외였지만 올해는 250리터 가깝게 커진다. 큰 연료 탱크를 넣기 위해 머신의 휠베이스와 전폭도 늘어났고 앞뒤 무게 밸런스도 새롭게 손봐야 했다.
타이어 교체만 가능하기 때문에 피트 인 시간도 대폭 빨라진다. FIA에 따르면 올해 피트 인 시간은 평균 3.5초, 늦어도 4초를 넘지 않는다. 그리고 레이스 전략도 중요해진다. 경기 초반은 무거운 연료의 무게가 머신과 타이어, 브레이크의 수명과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포인트 시스템 변경
포인트 시스템도 달라진다. F1은 그동안 1~8위까지 10-8-6-5-4-3-2-1점을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 1~2위의 점수 차이를 크게 벌린 게 특징이다. FIA의 SWG(Sporting Working Group)는 개정된 포인트 시스템이 F1의 재미를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된 시스템에 따르면 1~10위까지 25-18-15-12-10-8-6-4-2-1점이 주어진다. 출전 대수가 늘어나면서 10위까지 점수를 얻을 수 있으며 1위와 2위와의 점수 차이는 7점에 이른다. 즉, 우승자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그동안 F1은 1위와 2위의 차이가 2점에 불과해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머신 중량 620kg으로 상향 조정
올해 머신의 무게는 620kg으로 상향 조정 된다. 모든 F1 머신의 무게는 620kg을 넘어야 한다. 무게 규정이 15kg 늘어나면서 쿠비차처럼 키가 큰 드라이버는 보다 유리한 조건이 됐다. 쿠비차의 경우 키가 큰 관계로 다이어트까지 했을 정도다. 그리고 KERS를 얹은 머신도 조금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KERS를 사용하는 팀은 없다.
얇아진 프런트 타이어
타이어도 작년 보다 얇아지게 된다. 프런트 타이어의 폭은 270mm에서 245mm로 줄어든다. 휠을 포함한 타이어의 폭은 프런트가 305~355mm사이, 리어는 365~380mm 사이가 돼야 한다. 또 휠의 직경은 드라이 타이어 장착 시 660mm, 레인 타이어 시에는 670mm를 넘을 수 없다. 올해는 슬릭 타이어가 부활하기 때문에 타이어 폭의 감소에 따른 접지력의 감소도 상쇄될 전망이다. 올 시즌에는 타이어 워머의 사용도 금지된다.
두 번째 엔진 페널티
모든 드라이버는 한 시즌에 8개의 엔진만 사용할 수 있다. 8개 이상의 엔진을 사용할 경우 예선 그리드가 10계단 떨어진다. 그리고 한 경기에서 또 다른 엔진을 사용할 경우에도 스타팅 그리드가 10계단 떨어진다. 따라서 엔진의 내구성과 엔진의 운영 능력도 더욱 중요해진다.
트랙 에어로 테스트 감소
트랙에서 사용하는 에어로다이내믹 테스트도 줄어든다. 작년에는 시즌 중 테스트가 금지됐고 오직 직선에서의 에어로 테스트만이 허용됐었다. 올해에는 이조차도 줄어든다. 트랙 에어로 테스트 데이가 기존의 8일에서 6일로 감소하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서 에어로다이내믹을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예선 10위는 결선에서도 동일한 타이어 사용
예선 Q3까지 진출한 상위 10명의 드라이버는 결선에서도 동일한 타이어를 사용해야 한다. 머신이 무거워지는 것을 생각하면 팀과 드라이버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다. 10위 이하는 결선에서 새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Q3에서의 베스트 타임을 포기하고 본선에 집중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FIA는 타이어를 차별화 하면 성능 차이가 발생하는 머신들 간의 경쟁을 더욱 유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