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는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던 세바스찬 페텔(베텔) 버전의 인피니티 FX를 양산하기로 했다. 인피니티 FX 세바스찬 베텔 버전은 인피니티가 후원하고 있는 레드불 F1팀의 드라이버인 세바스찬 베텔의 의견을 반영해 인피니티FX를 개조한 차량으로, 원래는 1대만 특별히 제작되었다. 닛산의 앤디 파머 부사장이 닛산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인피니티는 이를 바탕으로 AMG, BMW의 M에 필적하는 고가의 소량 특별 모델을 출시하게 된다.
인피니티에 따르면 이 차는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바스찬 페텔이 시로 나카무라 닛산 디자인 부사장에게 제안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고, 불과 6개월 만에 실차로 완성되어 공개될 수 있었다. 세바스찬 베텔은 인피니티 브랜드의 글로벌 홍보대사로서 실생활에서도 인피니티 FX를 타고 있다. 그는 FX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꼭 맞는 차이며 운전도 아주 재미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하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빠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발단이 되었다. 속도 제한이 없는 독일에서 운전할 일이 잦고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퍼도 질주하는 그이기에 이러한 욕심은 무리가 아니다. 결국 그는 좀 더 높은 최고속도와 더 뛰어난 고속 안정성과 공기역학 성능을 가진, 자신의 스타일에 최적화된 FX를 구상했다.
보통은 수백 명의 엔지니어가 베텔을 위한 차를 개발한다. 하지만 이번 FX는 베텔이 개발을 도운 첫 도로용 차이다. 베텔은 이것이 아주 멋진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스페셜 버전의 FX는 300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고, 풍부한 다운 포스를 갖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여전히 뒤에는 산악용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
바탕이 된 것은 인피니티 FX50S 모델이다. 5.0리터 V8엔진의 출력은 30마력 높아진 420마력. 새로운 배기 시스템과 ECU 재프로그래밍만으로 이러한 향상을 얻었다. 그리고 종감속비를 늘려 고속에서 더 여유를 갖도록 했다. 때문에 0-100km/h 가속에는 기본형보다 0.2초가 빠른 5.6초가 걸린다. 250km/h로 묶여있던 속도제한을 풀어 최고속도는 300km/h에 이른다.
닛산-인피니티 개발팀은 베텔은 물론 레드불 레이싱의 관계자들과도 미팅을 가졌고, 레드불의 F1머신인 RB7을 일본으로 가져가 연구하고 이로부터 영감을 얻기도 했다. 외관상 가장 두드러지는 카본 리어윙은 실제 성능 테스트를 거친 것으로, 최고속에 필요한 다운포스를 제공한다. 리프트 계수(Cl) 30% 향상과 저항계수(Cd) 5% 개선의 효과를 보았다. 도어미러 조차 다운포스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
전방 스플리터와 그릴, 측면 실, 미러 커버, 리어 디퓨저는 카본으로 만들어 무게 감소를 노렸다. 검정색 21인치 멀티스포크 휠도 원래의 휠보다 가볍다. 덕분에 스페셜 버전은 동급에서 가벼운 축에 속하는 FX50S 프리미엄 모델보다도 46kg이 가벼운 2049kg의 몸무게를 가졌다.
공기역학적이고 눈에 띄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에센스 풍이다. 스플리터와 디퓨저, 그리고 후방 중앙의 안개등은 F1스타일이다. 앞범퍼 하단에는 LED 주간주행등을 넣었고 라이트류는 다크 스모크 처리했다. 측면과 후면에는 베텔의 로고가 들어갔다.
차고는 20mm가 낮춰졌다. 더 단단한 스프링과 재 조절된 댐퍼를 조합했다. 일반 FX S모델과 마찬가지로 후륜 액티브 스티어링도 제공된다.
실내의 도어와 센터콘솔에 적용된 카본 판넬도 모조가 아니다. 기본형에서 은색 크롬으로 처리되는 장식은 블랙 크롬으로 변경했다. 스티어링 휠과 변속 패들에는 F1처럼 알칸타라를 입혔다. 지지력을 높인 스페셜 시트는 검정색 스웨이드를 퀼트 처리했고, 보라색 스티칭을 넣었다. 기둥과 천장, 선바이저 역시 같은 소재로 마감했다. 세바스찬 페텔을 상징하는 ‘SV’로고와 함께 센터콘솔의 금속판에는 베텔의 사인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