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만도가 전북 익산에 자리한 서스펜션 사업본부(익산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개발 중인 자동차 현가장치(서스펜션) 신기술을 공개하는 등 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한라그룹의 자동차 사업 분야 대표 기업인 이 회사는 1970년 국내 최초로 현가장치 핵심 부품인 쇽업소버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1975년 현대자동차의 첫 고유모델인 포니에 쇽업소버를 공급하는 등 40여 년째 현대차와 동반 성장해 나가고 있다. 조향, 제동, 전기전자,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주력은 현가장치다.
지난 해 서스펜션 부문의 글로벌 매출은 9,707억 원으로, 2009년과 비교해 2배가량 급성장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 북경현대 공장 등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을 도와 세계 각지에 생산 공장을 세우는 한편,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에 노력해온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서스펜션 부문은 전 세계에 8개 공장을 통해 연간 5,100만본, 약 1,3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서스펜션 R&D센터장인 조기행 상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세계 자동차 쇽업소버 업체 중 4위를 달리고 있다. 기술력은 2~3위 수준이지만 매출규모가 부족하단 설명이다. 따라잡아야 할 경쟁상대로는 제트에프작스(ZF-Sachs)를 지목했다. 매출 1위 업체는 아니지만 첨단 제품의 기술력에서 2~3년 정도 앞서있기 때문이다.
만도는 이미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일반형 제품에 부가기능을 더한 하이 밸류 제품, 그리고 첨단 전자제어 제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SDC시스템(Smart Damping Control System)은 노면의 상황과 차의 움직임을 각종 센서로 판단해 쇽업소버의 감쇠력을 조절함으로써 상황에 맞는 진동 흡수성능을 전자적으로 제어해준다.
SDC와 같은 첨단 제품은 부가가치가 높고 차의 성능향상 효과도 뛰어나지만 경쟁 업체들에 비해 기반시장이 취약한 게 개발의 걸림돌이다. 일반형에 비해 가격대가 월등히 높은 이들 제품의 국내 수요는 아직 수만 개 수준이며, 익산 공장은 생산 제품의 90%를 일반형 서스펜션 부품으로 채우고 있는 형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도는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SDC적용 차종을 중형, 준중형급까지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통해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익산공장의 경우 매출의 60%를 현대·기아차가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공장들도 현대·기아와 동반 진출한 탓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중국에서는 북경현대 외에도 창안, 치루이 등 현지 완성차 업체들에 부품을 공급해, OE시장에서 1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만도 서스펜션은현지 생산을 하고 있는 폭스바겐, 볼보 등을 추가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 유럽 업체들은 자체 쇽업소버 공장을 갖고 있는 등 다른 부품들에 비해 진입이 어려운 조건들을 갖고 있지만, 중국 시장 공급 물량을 우선 확보한 뒤 우회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시장은 한국, 미국에 이은 만도의 세 번째 큰 시장으로, 한국(4,315명) 다음으로 많은 2,45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인원이 많은 것은 그만큼 현지 고객사가 많고 기술적인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한편, 450명이 근무하고 있는 익산 공장은 매출의 15%를 GM으로부터, 5%를 다른 OEM들로부터 얻고 있으며, 국내 완성차 5개 업체는 물론, 르노, 닛산, 오펠, 홀덴 등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민병권 RPM9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