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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소형SUV 다시보기’ 뉴 투싼ix

발행일 : 2013-07-09 17:25:47
[시승기] ‘소형SUV 다시보기’ 뉴 투싼ix

현대자동차가 지난 5월 출시한 신형 투싼ix는 부분적인 외관 디자인 변경과 함께 실내 정숙성을 높이고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젊은 층을 겨냥했다고는 하지만, 보다 폭넓은 구매자들을 사정권에 넣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처음 나온 투싼ix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입은 첫 양산차였다. 4년 만에 나온 이번 신차는 주로 앞모습을 바꿨다. 특히, 위와 아래가 분리되어 있었던 ‘헥사고날’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아우르며 일체감을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시승기] ‘소형SUV 다시보기’ 뉴 투싼ix

프레임 안쪽의 현대차 로고 주위에는 바깥쪽이 날개 형상으로 넓어지는 가로 줄을 넣었다. 이와 함께 HID램프와 LED 포지셔닝 램프가 새로 적용된 신규디자인의 헤드램프를 통해 한발 앞서 출시된 싼타페, 맥스크루즈와 일맥상통한 앞모습을 완성했다. 현대차 SUV끼리의 패밀리 룩을 시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새 디자인의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알로이 휠을 장착했고, 리어 콤비램프에는 LED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한편 기존 고객 불만 사항을 개선하고자 했다. “디자인을 대폭적으로 바꾸는 것보단 지적되는 부위만 확 바꾸는 게 효과가 좋다는 걸 깨달았다.”고 이 차의 개발 담당자가 말했다.

[시승기] ‘소형SUV 다시보기’ 뉴 투싼ix

새로운 사양, 최신 디자인이 적용된 것은 좋은데, 바뀌지 않은 나머지 부분과의 조화가 부족해 보인다. 눈에 익지 않은 탓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테일 램프 상단에서 번호판 쪽으로 이어지는 선이 항상 거슬렸었는데, 신차에서는 램프 모양이 바뀌면서 그 부분이 희석되어 이전보다 나아 보이는 것 같다. 바깥쪽에 테두리를 친 LED램프 모양은 앞쪽 그릴과도 통한다.

실내는 외관만큼의 변화도 없다. 하지만 내용은 충실히 보강했다. 우선, 단점으로 지적됐던 단단한 플라스틱 위주의 마감에 대한 인상을 개선하고자 크래쉬패드(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상단부에 부드러운 재질을 적용했다. 효과는 크지 않지만 노력은 가상하다. 사실 그것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어설프게 유행을 쫓아 비상등 스위치 주변 등에 적용했던 유광 검정 마감을 걷어낸 것이다.

[시승기] ‘소형SUV 다시보기’ 뉴 투싼ix

아울러 4.2인치 칼라 TFT LCD 패널을 내장한 슈퍼비전 클러스터(계기판)를 적용하고 현대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 시스템을 탑재한 스마트 내비게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시동, 공조 제어 등의 첨단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시각적으로도 세련된 느낌을 주거니와, 오래된 차(또는 수수한 차)라는 느낌을 주던 기존 이미지를 쇄신하는 효과가 있다. 외관의 램프류 업데이트와 마찬가지다.

한편, 앞좌석 사이 컵홀더에는 조명을 추가해 감성 품질을 강화했고, 팔걸이 아래 수납공간에는 착탈식 선반을 장착해 수납 편의성을 높였다. 계단식으로 노출되어 있었던 변속기 게이트는 일자로 움직이게 하면서 부츠로 덮었고, 고리타분한 느낌이었던 레버를 요즘 현대차의 디자인으로 바꾸었다. ‘더 뉴 K5’의 새 스티어링 휠이 실내 분위기 전환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면, 제비 마크를 연상시키는 이 차의 운전대 디자인이 바뀌지 않은 것은 아쉽다.

[시승기] ‘소형SUV 다시보기’ 뉴 투싼ix

뒷좌석 공간에는 기존 열선 시트 외에 탑승자를 향해 공조장치의 바람이 나오는 리어 에어벤트와 시트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을 추가했다. 그런데, 각도 조절 폭은 티가 잘 안날 정도. “원래 투싼ix의 등받이가 충분히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사 관계자가 설명했다. 그럼에도 약간이나마 더 뒤로 눕힐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만큼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니, 눈물겹다.

이러한 뒷좌석 편의성 강화와 함께 엔진 및 차체 부품의 튜닝을 통해 가속 투과음, 주행 부밍, 노면 소음 등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또한 개선해 실내 쾌적성을 높였다. 이것도 기존 고객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결과 동급 디젤차에서는 더 바랄 나위 없이 조용한 수준이 됐다. 직전에 시승했던 2.0리터 수입 디젤 승용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었다. 시동음부터 세련됐고 공회전 때도 에어컨을 튼 상태에서는 엔진 소리가 묻혔다. 진동도 거슬리지 않는다. 상대 평가에서는 ‘굉장히 좋다’는 표현을 쓸 수도 있겠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수는 1,750rpm정도. 참고로, 시승차의 주행거리는 6,000km 정도였다.

[시승기] ‘소형SUV 다시보기’ 뉴 투싼ix

한동안 사라졌던 가솔린(2.0리터) 모델도 이번에 되살아났다. 엔진은 ‘쎄타II’가 아닌 ‘누우’로 바뀌었다. 쏘나타의 것과 같은 CVVL 방식이 아니라 i40와 같은 GDi다. 성능 수치(166마력/6,200rpm, 20.9kg·m/4,000rpm)는 i40(178/6500, 21.6/4700)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2WD와 4WD,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선택이 가능한 디젤과 달리 가솔린은 2WD 자동변속기뿐이다.

아무튼, 수요의 5% 정도를 차지하는 가솔린은 틈새용 모델이고, 주력은 역시 디젤이다. R엔진(2.0 e-VGT)도 튜닝을 거쳐 연비(2WD, 자동변속기 기준)가 13.4km/ℓ에서 13.8km/ℓ로 좋아졌고 최대토크까지 1kg·m 높아졌다. 수치뿐 아니라 실용영역에서의 초기 가속성능을 개선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행성능을 중시하는 30대 전후 목표 고객층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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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더라도, 184마력, 41.0kg·m의 힘을 내는 R엔진은 투싼의 덩치를 일상적으로 끌고 다니기에 이미 ‘오버스펙’이랄 수 있다. 유럽에서 파는 ix35처럼 1.7 디젤을 얹어도 충분치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가볍고 힘차게 나간다. 다만, 변속기 아래 배치된 넓적한 버튼을 눌러 ‘액티브 에코’ 모드를 끄더라도 힘을 아끼며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 효율도 좋지만 동력 차단에 너무 적극적이라 가끔은 짜증이 난다.

도로 상황 및 운전자 취향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조향 특성을 3가지 모드(컴포트, 노멀, 스포츠)로 전환할 수 있는 플렉스 스티어 시스템도 처음 적용했다. 애초에 잘 만들면 이런 게 필요 없지 않느냐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개인차는 있기 마련이다. 이 장치는 기본 설정이 지나치게 가벼워서, 또는 지나치게 무거워서 싫다는 불만을 그나마 해소해줄 가능성이 있다.

▲ 플렉스 스티어 조절 버튼은 제비표 운전대에 배치됐다. 스티어링 열선 버튼과 주차조향보조장치 버튼은 각기 다른 곳에 있다. <▲ 플렉스 스티어 조절 버튼은 제비표 운전대에 배치됐다. 스티어링 열선 버튼과 주차조향보조장치 버튼은 각기 다른 곳에 있다.>

가령, 이 차의 기본 조작력은 저속에서 너무 가벼워 마치 자동주차장치가 조향장치를 돌려주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익숙해질 때까지라도 모드를 바꿔가며 타면 되니 친해지기가 쉬운 셈이다. 요철을 넘을 때는 얇은 타이어를 끼운 듯 단단한 느낌으로, 충격 흡수력은 좋으나 기복이 클 땐 덜컹거림을 어쩌지 못한다. 완숙함이 떨어지나, 역시 이 차급에서 흉이 될 정도는 아니다.

승용차보다 살짝 높다는 기분으로 탈 수 있는 크로스오버 차량들도 있지만 이 차는 타고 내릴 때 좌석이 높다는 느낌이 뚜렷하고, 그만큼 운전 시 시야도 좋다. 보닛이 잘 보이고 사방이 트여있어 답답함보다는 쾌적함이 크다. 부담 없이 다용도로 이용할 수 있는 차로서의 좋은 패키징이 탐난다. 다만 이런 부류의 차가 흔히 그렇듯이 적재능력은 기대만큼 좋지 않다. 짐칸 바닥이 높고 유리 부근이 네모반듯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서다.

▲ 시트는 운전석만 전동 조절 및 2단 통풍 기능이 있다. <▲ 시트는 운전석만 전동 조절 및 2단 통풍 기능이 있다.>

신형 투싼ix는 공간의 여유에 비해 홀대받는 느낌이었던 뒷좌석의 편의사양을 늘리고 정숙성도 높여 패밀리카 및 레저이동 수단으로서의 활용성을 높였다. 앞좌석 위주로 만들어졌던 기존 소형SUV들과 차별화된 부분으로, 이젠 한번 사면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영향을 덜 받고 오래탈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중형세단과 소형SUV를 저울질 했던 수요를 투싼ix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관계자는 기대했다.

시내 위주로 100km를 돌아다닌 시승차(디젤,4WD,자동변속기)는 10.5km/ℓ의 평균연비가 나왔다. 공인연비는 복합 12.5 km/ℓ이다. 현대차가 은근히 이 차의 경쟁 모델로 거론해주길 바라고 있는 폭스바겐 티구안(디젤,4WD,7단 DSG 변속기)의 경우 엔진성능이 140마력, 32.6kg·m로 떨어지는 대신, 연비가 13.8km/ℓ이다.

한편, 뉴 투싼ix의 가격(2WD, 자동변속기 기준)은 디젤 모델이 ▲스마트 2,260만원 ▲스마트 스페셜 2,380만원 ▲모던 2,590만원 ▲프리미엄 2,750만원이며, 가솔린 모델은 ▲스타일 1,970만원 ▲모던 2,350만원이다.

민병권 RPM9기자 bkmin@etnews.com

[시승기] ‘소형SUV 다시보기’ 뉴 투싼ix
▲ 버튼 배치가 바뀐 것도 눈에 띈다. 경사로저속주행장치(DBC)버튼은 이쪽으로 옮겨왔으나 차체자세제어장치(VDC)버튼은 비상등 옆에 남았다. <▲ 버튼 배치가 바뀐 것도 눈에 띈다. 경사로저속주행장치(DBC)버튼은 이쪽으로 옮겨왔으나 차체자세제어장치(VDC)버튼은 비상등 옆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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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나 조절폭은 좁다. <▲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나 조절폭은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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